“믿지 말고, 모든 것을 의심하라!” (Don’t believe it, Doubt every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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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말고, 모든 것을 의심하라!” (Don’t believe it, Doubt everything!)
  • 정석준 목사
  • 승인 2017.04.26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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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준의 시사영어-28

학교 안가는 날, 아버지 손에 붙들려 논에 나가 하루 종일 ‘피사리’하면서 어린 마음에 사라지지 않는 꿈같은 욕심이 있었다. 이 힘든 농사일을 대신해줄 ‘기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숙제하기 싫고, 공부가 힘들 때쯤에는 정말 공부 잘하는 ‘로봇’을 그려봤다. 그러다가 중학교 시절 참석했던 부흥회에서 ‘성령세례’를 받고 “하나님은 다 하실 수 있다”는 말씀에 더욱 믿음이 생겼다. 어린 나이에 신학교에 들어간 것도, 모든 것이 불가능한 현실에서 그분만이 내 꿈을 이뤄주실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에 개봉된 ‘알렉스 갈렌도’감독의 ‘엑스 마키나’라는 영화가 있다.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나, 만든 사람에 의해 사랑을 받게 되는 영화 속의 매력적인 여성 ‘에이바’는 ‘인공지능 로봇’이다.

주로 ‘비극’으로 끝이 나는 고대 그리스의 연극을 일컬어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라고 하는데, 공연 중, 심화되는 인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하여 종종 하늘에서 ‘신’이 기계장치를 타고 무대로 내려앉는 모습에서 생겨난 말이다. 오늘날 영어의 ‘기계’를 뜻하는 ‘machine’이 여기서 유래됐다. 

2016년 1월 ‘세계경제포럼’은 ‘4차 산업혁명’을 화두로 제시했다. 그 후에 우리의 대화 속에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로봇공학(robotics), 사물인터넷(the Internet of Things), 3차원인쇄(3D printing), 나노기술(nano technology)” 등 같은 단어들이 상식화 됐다. ‘일차산업혁명’을 계기로 인간이 누려온 물질문명의 혜택을 생각해 보면 이는 생각만 해도 꿈같은 미래를 그려낼 제목이 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거의 ‘공포’의 수준으로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생겨났다. 이런 속도로 ‘인공지능’의 로봇이 발전된다면 멀지 않은 장래에 인간이 오히려 ‘로봇’에게 지배를 당하는 현실이 초래될 수 있다는 염려이다. 

결국 ‘인간을 빼닮은’ 로봇에서 투영되는 우리 스스로의 모습을 통찰해 볼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에 반해, 그 부작용에 대해선 걱정이 앞선다는 점에서 시사되는 바가 크다. 그러나 절대로 안심해도 될 한 가지가 있다.

아무리 ‘로봇’이 인간을 대신할 시대가 온다 하더라도, 그리고 인간을 능가하는 지능이 설정됐다 하더라도, ‘로봇’에겐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영혼’이 없다. 그래서 절대로 기도하여 응답받을 수 없다. 하나님께 기도할 줄 모르는 ‘로봇’은 그 탑재된 엄청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다만 ‘기계’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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