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상태바
사순절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 이정익 목사
  • 승인 2017.03.29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정익 목사·희망재단이사장

사순절은 예수 부활 전 40일간의 제기를 말한다. 사순절은 기원 3세기경 까지만 해도 기한을 정하지 않고 2,3일만 지켰었다. 그러던 것이 기원 325년에 모였던 니케아 총회에서 기간을 정함으로써 비로소 40일간의 사순절이 시작되었다. 40일이라는 숫자는 예수께서 광야 40일간의 단식기도를 한 것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순절의 의미는 자신을 돌아보며 이탈한 궤도를 수정하고 바로잡는 기간으로 보내야 할 것이다. 그래서 초대 교회에서는 이 절기 기간 동안에는 하루 한 끼 저녁식사만 먹었고 그 식사도 채식과 생선과 계란만 먹으면서 기도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던 것이 9세기에 와서 조금 완화되었고 다시 13세기에 와서는 아침과 점심에도 약간의 간식을 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오늘에 와서는 단식이나 금식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신앙의 경건훈련으로 더 유효하게 이 절기를 보내고 있다.

오늘 한국교회를 보면서 사순절의 의미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겨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우리 신앙인은 너무 세속에 묻혀 살다 보니까 마음도 신앙도 생각도 모두 세속적이 된다. 이렇게 세속의 삶에 묻혀 살다보니까 자신도 모르게 세속화 되어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의 신앙이 모두 편의적이 되었고 형식주의로 빠지게 된다. 이 풍조는 지금 한국교회를 휩쓸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신앙인들이 묵상하고 침묵하고 영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그 뜨거웠던 신앙 모습이나 헌신의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렇게 신앙인들이나 교회들이 묵상의 삶이 없어지면 그 공동체는 인간주의와 편의주의에 빠지게 될 수 밖에 없다. 

그 결과로 지금 한국교회는 심각한 후유증으로 온갖 부작용에 시달리고 있다. 그중 하나는 분열이고 갈등이다. 재정문제이고 건덕의 문제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지금 한국교회의 연합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라졌고 교회마다 갈등 없는 교회가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 갈등의 원인들은 대부분 본질의 문제가 아닌 모두 비본질적인 문제로 절차와 과정과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내용들이다. 오늘 한국교회 안에는 예수는 없고 비본질의 문제만 남아 모두 갈등하고 다투고 갈라지고 분열하고 있다.

신앙인에게는 신앙훈련이 필요하다. 연단된 신앙이 필요하다. 형식을 뛰어넘는 영성이 뒷받침 되는 신앙이 요구된다. 나를 극복하고 예수의 정신이 내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그런 신앙이 요구된다. 그래서 우리는 세속화된 오늘의 문화조차도 담담한 마음으로 보아 넘기고 대처할 수 있는 무게 있는 신앙을 갖고자 한다. 그리고 우리 신앙인들은 신앙의 본질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뜻을 찾아야 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신앙인들에게는 세속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지만 영성을 강화하여 주어지는 말씀을 들으려는 자세도 중요하다. 그 영성을 보충하고 영적 자질도 보완하는 것은 묵상과 침묵과 무릎 꿇는 시간이 만들어 준다. 그래서 우리는 이 사순절 기간을 활용하여 그동안 부족하고 메말랐던 영적 내면의 세계를 보강하고 채우며 공허해진 영적 공간을 채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지금 한국교회는 이 사순절을 맞이하여 해마다 맞이하는 절기로서가 아니고 진정 깊이 묵상하며 주님을 만나는 사순절로 의미 있게 보냈으면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