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일진’ 소년, 한국 최고의 트레이너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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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일진’ 소년, 한국 최고의 트레이너 되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7.02.22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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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과 육이 건강한 진정한 ‘몸짱’이 되는 길…건강 전도사 아놀드 홍

아놀드 홍은 이름만 ‘아놀드’지, 사실 토종 한국인이다. 본명은 홍길성. 그러나 ‘길똥이’로 놀림 받은 적은 없다. 학교에서 가장 주먹 센 ‘일진’이었기 때문이다. 187cm의 큰 키 우람한 체격, 서구적 외모 덕에 종종 ‘외국 놈이 한국에 와서 돈 벌려고 한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 그는 목포 출신이며 국민의 4대 의무를 충실히 지킨 ‘상남자’.

한국 웨이트 트레이닝 분야에선 이미 ‘톱’을 찍고 세계적 트레이너를 꿈 꿀 만큼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퍼스널(개인지도) 트레이너 1세대인 그는 한국 최초 억대 연봉을 받았다. 아직도 50분 수업료가 5만원인 경우가 많은데 그는 2004년에 최초로 11만원을 경신했고, 지금은 55만원인, 상위 1%가 찾는 트레이너다. 

▲ 목포에서 서울로 상경해 학교에서 일진 생활을 하며 꿈이 없이 살던 그는 하나님의 기막힌 인도하심으로 보디빌더의 꿈을 이루고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트레이너가 되어 이제 재능기부와 건강전도사의 역할을 소명으로 알고 기쁘게 감당하고 있다.

100일간의 약속 재능기부
어떤 곳에선 결국 ‘페이’가 모든 걸 말해줄 때가 있다. 그러나 그는 ‘돈’으로 살 수 없는 남자라는 긍지로 산다. 어떤 사람은 백지수표까지 내밀었다지만 거절했다. 돈 때문에 하는 게 아니라 주님이 주신 소명이기 때문에 한단다. 그러므로, 돈만 많았지 평판이 안 좋거나 인성이 되먹지 못한 분들은 아웃. 그 대신 그 시간에 재능기부를 한다.

“지금 제가 아놀드홍짐 브랜드로 21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요, 다이어트 쇼핑몰 대표로 있으면서 트레이너 교육기관을 맡고 있어요. 제가 먹고 사는데 충분한 돈이 있는데 굳이 좋지 않은 사람과 함께 있고 싶지 않아요. 그보다는 꼭 운동이 필요한 분들을 도우려고 하고 있죠. 이게 하나님이 내게 주신 달란트이고 나누라는 뜻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는 2008년 2월부터 지금까지 ‘100일간의 약속’이라는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100일 동안 매일 그의 지도에 따라 운동하며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다이어트를 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27기를 운영 중인데, 지금까지 거쳐 간 사람이 500명 정도. 이 밖에도 청년실업 극복을 위한 무료 트레이너 교육을 통해 그의 체육관에 취직시켜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제가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홍보대사거든요. 그래서 해마다 성탄절 때에는 상의를 탈의하고 몸에 기증할 수 있는 장기를 그림으로 그린 후에 명동을 걸어 다니는 퍼포먼스를 합니다. 그걸 하면 장기기증 서약 문의가 많이 들어온다고 해요. 저도 4년 전에 장기기증 서약을 했습니다.”

지금은 대한민국 최고의 스포츠 트레이너답게 매일매일 스케줄이 꽉 찬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는 꿈이 없었다. 몸이 좋았던 그는 유도를 배워 올림픽 금메달을 꿈 꿨으나 가세가 기울면서 서울로 상경. 그때부터 모든 게 엇나가기 시작했다.

“봉천동으로 이사를 왔는데 여기 중학교엔 유도부가 없었어요. 고등학교 가려고 씨름을 했지만 진학하고 나니까 그만 둔거죠. 좋아하지는 않았으니까요. 그러니 공부는 못하고 힘은 세고, 게다가 집이 가게라서 장사 때문에 일찍 집에 들어갈 수가 없었어요. 그러니까 매일 돌아다니면서 다른 학교 아이들과 패싸움하고 살았죠.”

소름 돋는 하나님의 인도
그러던 그에게 인생이 바뀌는 두 가지 사건이 일어난다. 그날도 점심시간 끝나고 땡땡이를 쳤다. 선생님들이 빈자리로 출석을 점검한다는 사실을 간파한 그는 아예 책상째 들고 나갔다. 그 당시 가장 ‘핫’했던 ‘뽕’을 보러 동시상영 극장을 갔다. 배가 갑자기 아파 친구들 먼저 들어가고 나중에 들어간 그는 엉뚱한 상영관을 들어갔고, 거기서 ‘터미네이터’라는 영화를 보게 된다.

“그 영화에서 아놀드 슈바르체네거를 본 거예요. 세계적인 보디빌더죠. 그 사람의 몸을 보고 감명을 받고, 나도 저렇게 몸을 만들고 싶다는 꿈이 생긴 거예요. 그날로 아버지께 2만원을 타서 헬스장을 다녔습니다. 그 후 30년, 여기까지 온 거죠.”

그는 잘못 들어간 그날의 ‘우연’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라고 믿는다. 또 하나의 사건은 그의 믿음을 깊이 뿌리내리게 했던 일이었다. 학교생활은 껄렁껄렁했지만 교회생활은 달랐다. 중고등부 총무나 회장을 하고 싶었던 그는 세례 학습문답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날은 패싸움이 예약된(?) 날이었다.

“교회 전도사님이 갑자기 문답 날짜가 한주 당겨졌다고 연락이 왔어요. 그날 패싸움하기로 했는데요. 저는 정말 회장, 총무 같은 거 해 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이번엔 너희끼리만 가라고 했죠. 그런데 그날 패싸움에서 사고가 난 거예요. 한 명이 죽었어요.”

그만 빼고 다른 친구들은 다 소년원에 가게 됐다. 그도 만일 그날 학습 문답을 받지 않고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전과가 생겼을 것이고, 어쩌면 지금쯤 전혀 다른 어둠의 세계에 몸담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참 하나님은 신기한 분이라는 고백이다. 
 

“보디빌더가 돼서 고등학교 때 열심히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사실 보디빌더로는 제가 좀 불리합니다. 키가 커서 메꿀 근육양이 엄청나거든요. 무대에 서면 정사각형이 좋지 저처럼 직사각형은 각이 안 나와요. 전국 대회 3위 안에 들면 대학을 갈 수 있었는데, 계속 안됐어요. 결국 대학을 못 갔죠.”

다시 방황기로 접어들었다. 당시만 해도 고졸은 체육관에서 트레이너로 쓰지도 않았다. 술집 기도, 신발 판매원, 떡집 종업원, 택시 운전기사, 생수배달, 학원차 운전기사 등등, 숱한 일들을 하며 “루저생활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꿈은 놓지 않았다. 언젠가 세상이 바뀌면 고졸도 트레이너가 되고, 내 몸도 근육을 한 번 만들어 놓으면 남보다 훨씬 보기 좋은 몸이 될거라는 믿음 하나로 버텼다. 그는 시냇가푸른나무교회(담임:신용백 목사) 집사다.


간헐적 단식의 축복
“2000년 12월 31일이예요. 임신한 아내 핑계로 매일 밤마다 뭘 먹다 보니, 10개월 만에 제가 ‘근돼’가 됐어요. 근육질 돼지요. 제야의 종소리 보려고 그날도 TV앞에서 치킨 먹다가 화장실 갔는데,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이 그날따라 충격이었죠. 그날 이를 갈았어요. 다시 몸을 만들자. 100일간 굉장한 다이어트를 했죠. 그때부터 시합에 나가면 우승을 하는 거예요. 4년 동안 총 열 여섯 번을 우승했어요.”

18세에 운동을 시작한 그는 13년만인 31세에 빛을 보게 됐고 36세까지 선수로 눈부시게 활약하며 보디빌더 무대를 점령했다. 대단한 그의 이런 ‘스펙’은 사실 ‘스토리’ 때문에 더 빛이 난다.

꿈이 없던 시골 촌놈에 쌈꾼이었던 그가 학벌과 가난, 그리고 거듭된 실패와 나이의 한계를 극복한 희망의 아이콘이 됐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경험을 나누는 건강전도사로서의 사명을 소중히 여긴다. 요즘 그는 ‘간헐적 단식’의 장점을 전파하고 다닌다.


“쉽게 말해서 간헐적 단식은 자는 시간을 포함해서 16시간 동안 물, 티, 블랙커피처럼 칼로리 없는 것만 먹는 걸 말합니다. 이게 아주 성경적이에요. 출애굽 때 이스라엘 백성이 삼시세끼 먹었다는 걸 못 봤습니다. 제가 예전에 몸 만들려고 하루 일곱 끼 먹었을 땐 간도 신장도 안 좋았어요. 지금 몸도, 건강도 훨씬 좋습니다. 교회에서 금식하자고 하는데요, 저는 에브리데이 한 끼 금식입니다.”

‘꼬르륵’ 소리가 축복의 소리란다. 첫 번째 꼬르륵 소리가 날 때, 장수 유전자 ‘시루투인’이 나오고, 두 번째 꼬르륵 때는 혈관을 청소해주는 ‘아디포넥틴’ 물질이 나오고, 세 번째 때는 성장 호르몬이 나온다. 

욕심을 버리고, 사람이 돈 벌려고 만든 음식이 아니라 자연 그대로 먹는 법을 배우라. 하나님의 성전인 몸을 좋지 못한 걸로 채우니까 건강도 나빠지는 거다. 금식과 단식을 통해 내 몸은 건강해지고 그 돈으로 좋은 일을 하면 이게 진짜 ‘몸짱’ ‘마음짱’ 아닌가. 그때 하나님이 영광 받으실 거란다. 건강전도사 아놀드 홍이 전하는 ‘복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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