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에 “위기를 느끼지 않으면 조직은 변화하지 않는다”는 상식작인 이론이 있다. 뛰어난 경영수완이 있는 유명 목회자들이 자기 교회는 안전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아무런 변화모색도 않고 요지부동인가 보다.

사실 종교개혁이 면죄부 판매를 계기로 시작됐지만 이미 그 이전부터 개혁의 바람은 불고 있었다. 당시 교회는 궐석제도, 성직중임제도, 성직매매 등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수도원과 수녀원은 성직자들의 사치와 향락의 무대가 되다시피 했고, 주교와 지방 신부들은 사생아를 낳아 공개적으로 부양하고 그들을 수녀원이나 수도원의 책임자로 임명하는 등 수세기에 걸쳐 교회는 도덕적 윤리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 깊은 타락의 수렁을 헤매고 있었다.

따라서 교회의 장래를 걱정했던 많은 기독교 신자들이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던 터였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서 면죄부 판매는 종교개혁의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된 셈이다. 그러나 교회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이 단지 교회가 윤리적 도덕적으로 타락해서만은 아니었다. 교회가 하나님 말씀에 누룩을 섞어 왜곡하고 교회가 성경 위에 군림하는 등 교회의 가르침 자체가 잘못되어 가고 있는 영적타락이 더 큰 이유였다.

그래서 존 위클리프나 후스등 많은 지식인들은 종교개혁 이전부터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을 했던 것이다.

이즈음에 우리 한국교회의 모습을 살펴보자. 대규모 교회건물과 기도원,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교회세습과 2세들의 사치스런 외국유학 생활, 재산의 축적과 과다한 판공비 및 목회사례비, 목화자들의 부적절한 이성문제 등 중세의 타락한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듯한 인상이다.

중세교회의 성직자들이 교회를 부와 명예를 얻는 탐욕의 장소로 타락시킨 장본인이었음을 교회사는 분명하게 증거하고 있다. 오늘날 많은 성직자들이 그와같은 비판을 받고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크고 화려한 성회가 열리고 있지만 성경에서 하나님은 “성회와 아울러 악을 행하는 것을 내가 견디지 못하겠노라”(사1:8) “비파에 맞춰 헛된 노래를 더 이상 지절거리지 말라”(암6:5)고 하셨다. 한국교회는 변화해야하는 기로 서 있다. 변화를 넘어서 개혁되어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500년 전, 루터의 목숨을 건 투쟁이 있었기에 중세기의 흑암의 장막을 걷어 치울 수가 있었듯이 오늘날 한국교회도 개혁을 통해서만 살 수 있다. 교회의 움켜쥔 손을 놓아야 할 때다.

/목사·샛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