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전도, 목회현장 체험하며 ‘개척정신’ 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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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와 전도, 목회현장 체험하며 ‘개척정신’ 심는다”
  • 손동준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10.20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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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 ㉙개혁하는 신학교육 현장 - 백석대 신대원
▲ 백석 신대원에 재학 중인 900명의 학생들은 지난 6일 서울과 인근 지역으로 흩어져 1일 ‘수도권 아웃리치’를 펼쳤다. 매년 10월 중에 진행되는 ‘영혼사랑 전도회’는 올해로 28회를 맞았다.

교실 안에 머무는 신학교육 탈피

영성·개척 훈련에 힘쓰는 신대원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원장:임원택)은 학생들의 신앙훈련과 영성개발에 힘쓰며 기존의 신학교가 지나치게 사변적이라는 지적에서 탈피, 새로운 신대원의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신학교육이 변해야 한국교회가 산다’에서는 이번 주 백석대 신대원을 시작으로 국내의 모범적인 신학대학원들을 탐방하여 소개한다.


개척의 ‘야성’은 거리에서부터

지난 6일 백석 신대원에 재학 중인 900명의 학생들이 서울과 인근 지역으로 흩어져 1일 ‘수도권 아웃리치’를 펼쳤다. 매년 10월 중에 진행되는 ‘영혼사랑 전도회’는 올해로 28회를 맞았다.

1998년 시작해 초창기에는 1년에 2차례씩 진행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1년 1회로 정착했다.

금년에는 31개 교회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학급별로 전도가 필요한 교회 또는 기관을 추천하면 학급에서 협의를 통해 대상을 선정하고 학급별 1개 또는 2개 팀으로 나눠 전도 지원을 나서는 방식이다.

주간 학급의 경우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야간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각자가 지원한 교회에서 전도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교목실에서 제작해준 전도지를 들고 거리로 나가 행인들에게 나눠주거나, 교회 인근 초등학교를 방문해 어린이들에게 색종이를 이용해 복음을 전했다.

찬양에 은사가 있는 학생들은 여러 악기를 들고 나가 노방 찬양을 하며 거리에서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했다. 한 영혼이라도 더 복음을 들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이 동원됐다.

남학생들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인형 옷을 챙겨 입고 전도지를 나눴고, 한편에서는 떡볶이, 어묵 등 각종 먹거리를 만들어 나눠주면서 전도의 참 현장을 체험했다.

현장에 나가기 전에는 전도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나타내는 학생들도 있지만, 막상 거리 전도를 마치고 온 학생들에게서는 “전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는 피드백이 많다.

교목실의 문광현 팀장은 “한번 전도회가 진행되면 전교생 900명 정도가 전도를 나간다”며 “이런 활동이 벌써 28번이나 진행됐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며고 평가했다.

행사가 지속된 지난 18년 동안 어림잡아 2만명이 넘는 학생들이 전도에 참여했고 도움을 받은 교회나 기관도 700곳이 넘는다.

낙성대 인근 서울대입구역 앞에서 ‘영혼사랑 전도회’ 활동을 벌인 김효성 전도사(2학년 야간)는 “거리에서 전도활동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청년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 배웠다”며 “주기적으로 거리에서 사람들 만나고 복음 전할 기회 많으면 좋겠다. 개별적으로 나가기 힘든 만큼 이번처럼 모임을 통해 주기적으로 전도 활동을 하는 것이 좋은 방법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월요일에 열리는 교회개척 학교

매주 월요일 백석 신대원 서울캠퍼스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교회개척’만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특별강좌가 진행된다. 이번학기에는 6기 ‘백석교회개척학교’ 기초과정이 운영 중이다.

보통 15명~30명이 참여하는 소규모 수업이지만, 그래서 더 깊이 있는 강의가 진행된다.

지난 17일 오전에는 영성지도연구소의 이경순 목사가 강사로 나서 ‘개척자의 영성’에 대해 강의했다.

현재까지 3주차가 진행된 가운데 개척학교는 총 7주간 진행된다. 전반부 4주에는 개척자의 영성과 개인 경건에 대해 강의하고 후반부 3주 동안은 다양한 교회 개척 사례의 실제가 소개된다.

개척의 방법론만큼이나 개척자의 마음가짐과 자세, 영성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7주간의 초급과정을 수료한 학생에게는 심화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부여된다.

개척의 실제부분에서는 교단과 관계없이 개척의 경험이 오래되지 않은 목회자들을 강사로 초빙해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학원교목실 목회지원팀장인 나상오 교수는 “한국교회에서 개척에 대해 가르칠 때는 방법론이 우선시 돼 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목회자의 영적 건강성이 도외시 되면 개척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개척이 되더라도 건강한 교회를 이루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또 “백석신대원은 과거부터 어떤 형태로든 ‘개척정신’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면서 “이제는 다문화·가나안 성도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목회 방법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백석 신대원에는 여성과 전문인 출신 학생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며 “이런 요소는 향후 다변화되는 목회 환경에서는 더욱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개척학교의 방향성 또한 이러한 다양한 특성을 가진 학생들을 위해 개척학교의 방향성을 활짝 열어둘 것”이라며 “가능한 여러 모델들을 찾아 신대원생들의 개척과 사역에 숨통을 틔워주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수업 전 기도회, 영성을 채우는 변화의 시간

“‘수업 전 기도회’는 새 힘과 능력을 얻게 되는 시간입니다. 특히 다른 학우들과 사람들을 더 많이 사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은혜의 시간이자 수업을 듣기에 앞서 지혜와 분별력을 구하는 시간입니다.”

기도회를 마치고 두 눈에 눈물이 가득 채로 신대원 3학년 조영미 전도사(일산명성교회)가 감사의 고백을 털어놓는다. 흔히 대학을 ‘학문과 지성의 요람’이라고 부르지만, 그에게 있어 백석대 신대원 과정은 하나님을 더욱 깊이 만나고 예비 목회자로서 영혼을 향한 뜨거운 사랑을 배우는 시간이다. 백석대 신대원은 단순히 지성과 학문을 채우는 것을 넘어 교회를 세우고, 교인들을 바르게 목양하기 위한 신학생들을 배출하기 위해 경건과 절제훈련, 강도 높은 영성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대표적인 것이 일상의 영성훈련을 위해 진행되는 ‘수업 전 기도회’다. 수업이 시작하기 1시간 전에 열리는 ‘수업 전 기도회’에서는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로 매일 350여명의 신대원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5시 백석대 목양동 지하에 위치한 대강당에서는 기도회를 알리는 잔잔한 찬양 소리가 울려 퍼졌다. 백석대 신대원에서는 오전 9시에는 주간 신대원 학생들이, 오후 5시에는 야간 신대원 학생들이 각각 모여 기도회를 갖는다. 무엇보다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드리는 ‘수업 전 기도회’의 열기는 더욱 뜨거울 수밖에 없다. 이날 기도회에는 총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했다. 오후 5시가 되기 전부터 모여든 학생들은 찬양과 기도로 거룩한 분위기에서 예배에 임하고 있었다. 이날 설교를 전한 김상구 목사(백석대 신대원 교수)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들로 선택받은 자들에게 하나님이 주신 선물은 복음”이라며, “복음을 전할 때마다 큰 확신과 성령의 능력이 우리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목회자 훈련생으로서 우리가 말로만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의 복음의 능력으로 살아갈 때, 우리가 있는 공동체 안에는 예수를 따르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라며 성도들을 이끌기에 앞서 신실한 목회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 사이사이에 ‘아멘’과 ‘감사합니다’로 화답하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설교 후에는 조명이 꺼지고 피아노 소리와 함께 30분 정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 곳곳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구하며 뜨겁게 기도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교회의 철야예배 모습과도 같은 모습이다.

기도를 마치고 예배당을 나온 한 학생은 “말씀에 빗대어 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시간”이라며, “공부를 하는 것은 지적인 영역을 채우는 시간이라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이 시간은 하나님이 신대원 3년의 과정동안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해보고 마음을 들여다보게 되는 귀한 영적 훈련의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또 다른 학생은 “이번 학기에 백석대 신대원으로 편입을 하게 되면서 공부하는 것에만 중점을 뒀다. 그로 인해 기도하거나 말씀 보는 것을 등한히 여겼는데, 학교에서 기도회가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며 “학생이기에 앞서 예비 목회자로서 필요한 소양을 익힐 수 있는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매일 수업 전 열리는 기도회와 매주 화요일 열리는 채플은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깊이 만날 수 있도록 돕는 시간이다.

백석대학교 신대원의 교육과정의 목적은 ‘개혁주의생명신학을 바탕으로 영성, 지성, 덕성의 조화를 이루게 한다’에 있다. 교육목표에 지성보다 영성을 앞세우고, 신학생들을 지적인 학문을 키우는 것에 앞서 실제 목회 현장에서 ‘영성’을 갖춘 목회자로 양성하기 위한 교육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신대원생들은 신앙교육 중 강화해야 할 신앙교육으로 ‘성경강해’(35.7%)와 ‘영성훈련’(27.7%)을 꼽은 바 있다. 또 8.3%는 ‘찬양인도’, 6.0%는 ‘설교방법’을 배우고 싶다고 응답하면서 목회와 관련된 구체적인 과목의 개설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영성과 관련된 커리큘럼을 운영하는 신대원이 많지 않은 가운데 백석대 신대원은 2009학년도 2학기부터 교과과정 개정을 통해 기존의 신학과목 시수를 대폭 줄이고 그 줄인 만큼을 경건훈련과목에 배정했다. 특히 말씀에 착념하는 목회자 양성을 위해 교과과정을 개정하고 ‘성경 읽기와 필사’ 6시수를 확보했다.

이밖에 대표적인 영성프로그램으로 신입생과 졸업생을 대상으로 치러지는 영성수련회와 개강에 앞서 열리는 개강수련회가 있다. 특별히 신대원 신입생영성수련회 기간을 두 주간으로 확대해 기도하는 신학생들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벌이고 있다. 이 수련회에는 신대원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도 참여해야 한다.

백석대 신대원장 임원택 교수는 “신학생들은 6학기동안 ‘성경읽기와 필사’ 과목을 매학기 의무적으로 이수해야 한다. 이는 신구약 성경을 쓰면서 설교를 준비하듯이 공부하는 시간”이라며, “백석대 신대원은 신학으로 목회하기보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중심으로 목회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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