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내실강화·화해분위기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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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 내실강화·화해분위기 조성
  • 승인 2003.10.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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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번에 치러진 각 교단 총회는 공교롭게도 너 나할 것 없이 ‘교단의 내실강화’에 만전을 기했다. 우려할만한 사태가 빚어질 것으로 예측됐던 합동총회 총회장 선출이 ‘은혜롭고 자연스럽게’진행된 것을 비롯 통합총회도 기구개혁안과 신학교통폐합 안건이 반대여론에도 불구, 교단의 안정적 발전을 희구하는 바람에 따라 전격 통과됐다는 사실이다.

특히 ‘강남노회’ 문제로 교단안팎의 관심을 모았던 합동정통 총회와 총회관 건립과 관련 갈등을 빚어온 기장총회도 갈등요소를 최소화하는 결정으로 총회를 마무리, 화해무드를 조성하고 있다.

이와함께 올 총회는 건전기독운동을 창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그동안 공식적으로 논의 자체를 자제해왔던 이단사이비 안건을 심각하게 다루기도 했다.

문선명이 이끄는 통일교에 대한 경계를 더욱 강화하기로 다짐한 것을 포함, 밀가루 안수기도로 알려진 강은숙씨·복된교회 최온유목사의 평신도세미나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여 일단 경계하고 1년간 연구키로”결의했다.

이외에도 개역개정판 성경사용 건에 대해서는 오역이 바로잡힐 때까지 대부분의 교단이 사용을 불허했으며, 기독교텔레비젼의 위성방송 진출 역시 지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또 하나, 교단합동으로 공식논의를 진행해온 개혁광주-대신총회는 양측이 ‘교단합동위원 보강’이란 결정을 내리며, 다소 조심스런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이는 교단합동 불가결정의 ‘젊잖은 표현’으로 해석돼 성숙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이같이 올 총회가 교단내실 강화에 주력한 반면 대사회적인 이슈에는 다소 주춤했다는 평이다. 한국기독교계 지도자 김홍도목사에 대한 사법적인 판단기준에 공식입장을 유보한 것이라든지 대순진리회의 생명수사건, 조희성씨의 영생교 신도 암매장 의혹사건, JMS구속 등 유사기독교 이름으로 행해진 사회혼란에 대해 ‘전혀 논의되지 않은 것’은 기독교를 바라보는 최근의 사회시각을 간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별히 이라크사태를 통해 드러나고 있는 미국의 대외정책과 이에따른 우리나라 경제침체와 실직자 문제, 수재민문제 그리고 한반도의 안정균형을 깨뜨리는 북 핵문제 여기에 이민열풍까지 가세해 실의와 혼란에 빠져 이기적인 상황에 직면한 국민정서를 치유하는데 노력을 보이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교회성장 침체라는 강박관념이 ‘교단내실 강화’에 집중을 유도했고, 결국 대사회적인 정화나 대국민 결속같은 거시적 안건을 그냥 지나치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마나 기장총회만 이라크 파병문제를 다룬 성명서를 채택했고, 합동총회는 종류도 정확하지 않은 대정부 성명서를 신임원회에 맡겨 처리한다고 결의했을 뿐이다.

2-3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교단총회에서는 주5일근무제에 따른 교회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며 여론을 모았고, 또 생명복제같이 한계를 모르며 뻗어가는 과학발달에 대해서도 자성을 촉구하며 피조물됨을 강조했었다. 여기에 하나님의 창조질서보전이란 원칙아래 교회가 녹색운동을 벌이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와 비교하면 올 총회는, 더욱 혼란에 빠진 사회환경에도 불구하고 매우 협소한 문제만을 다룬것 같다는 지적이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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