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살아계심 보여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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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살아계심 보여주고 싶습니다"
  • 승인 200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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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가들은 ‘신바람이 나지 않아 죽을 맛’이라고 말한다. 도저히 우리나라에서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다면서 너도나도 보따리를 싸서 중국으로 동남으로 떠나고 있다. 정말 미래가 없는 나라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다.

은행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생산하는 (주)에프케이메카테크(이하 FKM)의 심재수사장(영락교회. 집사)은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최선을 다하는 신앙’으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가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 회사는 업계 최하위에서 지금은 국내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회사로 급성장했다. 그는 “이 회사를 통해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역사하심을 보여주고 싶은 게 삶의 목표”라고 말한다.

증권회사들이 꽉 들어차 숨 막히게 돌아가는 금융 중심가 여의도 한복판. 심사장은 매일 아침 묵상을 통해 받은 말씀과 기도제목 등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기도노트에 일일이 기록하면서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가를 깨닫는 것으로 하루일과를 시작한다. 이 회사를 맡으면서 이렇게 쓰기 시작한 기도노트가 이제는 15권을 넘어섰다. 이 기도노트는 심사장이 가장 아끼는 재산목록 1호.

“4시 반 자리에서 일어나 집에서 가까운 만리현교회에서 새벽예배를 드리고 곧바로 출근하여 아침 운동을 마친 후 사무실에서 묵상과 경건의 시간을 갖습니다. 처음은 직원들에게 눈치가 보여서 1시간만 했는데 요즘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2~3시간을 할 때도 있습니다. 성경에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답이 있거든요. 최근 경쟁사 때문에 고민하고 있는 영업이사에게 욥기를 보여주면서 해법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선데이 크리스천이었던 그가 98년 예수님을 영접하고 6년 만에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하기까지는 그에게 특별한 체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의 회사를 맡으면서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기로 작정했다. “열왕기상 3장 4~15절을 통해 일천번제를 드린 솔로몬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도 하나님께 일천번의 예배를 드릴 것을 결심했습니다. 이 회사를 맡으면서 너무나 불안했고 의지할 분은 하나님밖에 없었거든요.

새벽기도, 주일예배, 기도원에서 드리는 예배 등등 모든 예배를 1번의 번제로 계산하여 드렸는데 꼬박 3년이 걸렸습니다. 솔로몬은 매번 제물을 받쳤지만 저는 열번의 예배에 한번의 헌금을 드렸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엄청난 지혜를 주셨습니다. 기복신앙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그는 이 과정에서 소주 3병을 기본으로 마셨던 술도 끊었다. 담배는 말할 것도 없다. “술을 보기 싫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정말 싫어졌다”고 말하는 심사장. 사업=음주문화의 풍토에서 어려운 결단이었지만 그는 새로운 영업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술자리에서 한 5분 정도 지나면 상대방이 먼저 제게 왜 술을 안 먹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 그때부터 하나님이 제게 하신 여러 가지 체험을 들려주면 상대방도 진지하게 경청합니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녀문제, 부부문제 등 사업 이외의 문제를 나누면서 친숙해 집니다. 이렇게 나눈 동료들의 어려운 일을 기도노트에 써서 틈나는 대로 기도합니다.” 조그마한 쪽지에 빼곡히 적힌 종이쪽지를 보여 주었다. 어느 은행 누구 어떤 문제로 고민하고 있어 기도 필요 등등.

사업운영과 신앙생활은 3가지의 공통점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 심사장. “첫째로 ‘선줄 아느냐 넘어질까 염려하라’는 말씀처럼 깨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세밀한 음성을 듣지 못하면 그 회사는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는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품을 만들 때도 혼신의 정성을 기울이면 기계가 고장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믿음 생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자만·교만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는 또한 일천번제를 통해 하나님께 세 가지를 약속했다. 첫째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성전을 건축하여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고 둘째는 자신의 회사 직원뿐만 아니라 거래하는 은행의 모든 직원들을 전도는 것이며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님의 종들을 돕겠다는 것이었다. 심사장은 이 약속을 조용히 지켜가고 있었다.

그가 이렇게 믿음으로 성공한 기업가로 성장하기까지는 1998년1월에 겪었던 고통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98년 심재수사장이 속해있던 제일정밀이 IMF와 함께 부도가 나면서 큰 고통을 맛봐야 했다. 본래 고려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였던 심재수는 92년 은행에서 쓰는 자동화기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었다.

“현금입출금기가 설치되어 있는데도 은행창구에만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보았어요. 그 자리에서 통장과 카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기계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 당시 카드 소지자는 20%도 미치지 못했으니까 사실 현금입출금기는 널리 사용되지 못했지요. 그래서 제일정밀에서 연구팀장을 맡아 기계를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먹구름이 그에게 닥쳐오고 있었다. 그가 알지 못하는 하나님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했다. 은행들도 심사장이 내 놓은 기계에 외면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에 굴복하지 않고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영업을 힘쓰면서 더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은행관계자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몰라요. 만나주지 않은 것은 다반사고 3시간을 기다려 1분을 만나고 돌아온 경우도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94년 무인점포가 늘면서 기존 기계들이 자주 고장을 일으켰어요. 그때부터 은행들이 제가 개발한 통장겸용기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93년부터 95년까지 1백대도 팔지 못했던 기계를 96년 한해에 1천6백대를 납품했습니다. 성공이 눈앞에 다가오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덜컹 IMF가 터지고 만 것이다. 급기야 그가 속해 있던 회사가 부도를 맞았고 회사담보에 들어간 그의 집까지도 경매처분 됐다. 그러나 그는 이제 막 알려지기 시작한 기계에 대한 애정과 꿈을 버릴 수 없었다. 그는 회사가 부도의 위기상황에서도 연구팀 직원들과 함께 거래 은행을 돌며 회사의 상태를 알리고 끝까지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그의 노력에 감동을 받은 직원들도 회사의 부도에 동요하지 않고 그를 따라줬고, ‘회사가 망했지 내가 망한 게 아니다’며 부하직원들과 함께 AS을 해 주었다. 은행들도 그의 성실함에 감동을 받았다. 그때 심 연구팀장과 함께한 1백명의 부하직원들은 현재 새로운 회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고통을 겪으면서 심 연구팀장은 그동안 건성으로 다녔던 신앙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대학시절 친구따라 잠시 교회에 다녔던 기억과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한 아내를 만나면서 믿음생활을 시작했지만 말씀에 대한 기쁨을 느끼지 못했다.

늘 사업핑계를 대면서 주일성수를 어기기 일쑤였고, 그나마 예배를 드리더라도 중간에 참석하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자꾸 예배에 늦게 되는 것이 어느새 제 안에 죄책감과 함께 스트레스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매주일 내일부터 열심히 신앙생활 해야지 결심하기를 여러 번 했지만 늘 제자리인 자신이 싫어지기 시작할 즈음이었습니다. 아내가 새벽예배를 드리자고 제안을 하더군요.”

회사문제로 속앓이를 하던 그에게 아내의 제안은 솔깃했다. 아내는 그 다음날부터 새벽제단을 쌓기 시작했지만 심사장은 아내를 깨워주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흘렀을까. 아내는 과로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 때 하나님께서 심사장에게 깨달음을 주었다.

“‘왜 네가 해야 할 일을 아내에게 미루느냐’고 마치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듯 했습니다. 더 이상 회사일을 핑계 삼아 미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장 새벽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그때부터는 새벽에 일어나는 일이 그렇게 힘들지 않더군요. 그리고 저를 놀라게 한 것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른 새벽에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최근 롯데우유 대표이사인 이해원집사(명성교회)가 새벽기도를 통해 검은콩우유를 만들어 대박을 터트렸던 것처럼 심사장도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할 수 있었다.

통장겸용기계의 핵심부품을 제공해 온 후지츠기전(주)이 한국에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데 심 연구팀장이 사장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후지츠기전은 일본에서도 5대 그룹안에 드는 큰 회사였고 세계에 5백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다국적 기업이었다. 그러나 그는 무조건 사양했다.

“지금까지 엔지니어로만 살았지 회사를 운영한 적이 없다며 사양했습니다. 그랬더니 후지츠기전은 제가 아니면 절대 투자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괴로운 마음으로 하나님께 여쭙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여호수아에게 하신 말씀과 솔로몬의 일천번제의 말씀을 통해 응답해 주셨습니다.”

결국 그는 98년 회사를 맡았다. 80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회사는 2백50명의 식구를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고, 부평과 부천공장에서는 오늘도 고품질의 제품이 생산되고 있다. 처음 2~30억의 매출을 올렸던 회사가 이제는 750억원의 연간 매출을 올리고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거울입니다. 사람들은 우리 삶을 보며 하나님을 판단합니다. 우리가 잘못하면 하나님의 이름에 욕을 보이게 되고, 우리가 잘하면 하나님의 이름에 영광을 돌리게 됩니다.

이렇듯 하나님의 이름을 대신 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특권이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입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시니 우리도 거룩해야 합니다.” 그는 지금도 이 같은 말을 매일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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