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선교적 접근'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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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한 '선교적 접근' 필요
  • 승인 2003.09.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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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파병 문제가 불거지면서 명분, 국익, 국제 정세 등 주로 정치적인 관점에서 격론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교계는 국론분열에 편승하지 말고 선교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재 시민단체들의 파병 반대 입장이 잇따르면서 향후 전투병 파병을 둘러싼 찬반 논란은 지난 4월 공병과 의료부대인 서희, 제마부대 파병 당시 보다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여 자칫 국론분열의 위기로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교계가 정치적인 찬반논란에 편승하여 각각의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국가와 사회의 이익을 생각하면서 선교적인 관점에서 냉정하게 풀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섣부른 판단으로 국론분열에 끼어들지 말고 선교적인 관점에서 파병이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놓고 다양한 토론회를 개최하여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한국교회는 두 목소리를 내고 있다. 먼저 교회협은 이라크에 파병된 한국군 비전투요원의 철수를 논해야 할 시기인데 오히려 대규모 전투병을 파병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과 함께 전투병 파병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교회협은 이라크 전쟁발발의 정당성에 대한 근거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이라크 민중들이 자체적으로 평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상황이기 때문에 파병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이상 이라크 민중들의 생명에 대한 위협과 고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하고 베트남전과 같은 선량한 우리 젊은이들의 희생이 또다시 반복되는 정책적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고 교회협은 주장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전쟁이 종결된 상태로 치안유지를 담당하는 군대를 보내는 것은 국익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이라크의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파병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전쟁이 아니고 구제를 목적으로 평화유지군을 파병한다면 성경적인 관점에서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투병이 아니라 전후복구를 위한 보병이기 때문에 이라크 국민들에게 ‘한국은 고마운 나라’로 인식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현재 이라크는 한국교회에 바그다드 신학교 설립을 요청할 정도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높은 편이라는 게 현지 선교사들의 분석이다. 다시 말해서 현재 언론에 비친 극단적인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대부분 이라크 인들은 미국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의 서희와 제마부대의 구제활동과 구호품에도 호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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