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목회 정착위해 성역없이 원칙적용
상태바
맑은 목회 정착위해 성역없이 원칙적용
  • 승인 2003.09.2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랑의 교회 옥한흠목사가 한국기독교에 끼친 제자훈련의 가시적 성과는 올해부터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조용기목사)가 제자훈련을 도입키로 결정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좋은 교육프로그램을 다른교회가 적용했다는 단순의미를 뛰어 넘어 ‘색깔다른 교단의 일치’(오순절교회-장로교회 일치)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기고 있다.

목회프로그램이라도 성경(복음)에만 기초해 있다면, 꼭 대규모 행사가 아니더라도 교파간 일치와 협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25년은 또 두가지 ‘혁명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른바 담임목사직 이양과 목사·장로 임기제 실시가 그것이다. 처음에는 “교계풍토를 따르지 않는 독단” 혹은 “튀는 행동”이란 소리를 들었지만, 변화를 갈망하는 시대흐름은 사랑의교회의 이같은 정책결정을 ‘과감한 결단’으로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달 마지막 주일인 31일 옥한흠목사 후임 담임인 오정현목사가 교인 앞에 공식인사하고 동사목사로 올12월21일 담임목사직 이취임예배를 드릴 때까지 사역하기로 했다. 지난 5월4일 오정현목사 청빙투표(찬성 96.5%)를 실시한 지 약4개월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오정현목사 후임담임목사 청빙은, 옥한흠목사의 뜻을 당회가 존중하고 교회내 1만7천여 순장들에게 동의를 얻어 공동의회가 만들어낸 열매다.

사랑의교회는 ‘기존 목회철학·제자훈련 계승’‘영적부흥을 이어갈 리더십’을 청빙심사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는데, 79년부터 3년간 내수동교회에서 대학부를 지도할 당시 오정현목사는 강사로 초청한 옥한흠목사로부터 강한 도전을 받아 인연을 맺고 제자훈련에 심취, 미국으로 건너가 15년 이민목회를 하며 6천5백여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시켰다. 사랑의교회 후임자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옥한흠목사는 평생을 제자훈련에 바친 사역의 길을 걸었다. 제자훈련의 핵심은, 바울같은 성도를 길러내는 것. 지시받지 않고도 복음을 삶에 스스로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을 양육하는 일이다. 여기서 옥목사가 하는 일은 그저 보조자였을 뿐, 현란한 목회테크닉은 필요하지 않았다. 해야할 일은 강연과 기도, 집필이 전부였다. 모름지기 목회자 역할만 한 것이다.

담임목사직 승계를 앞두고 파장이 적지않은 현 상황에서 사랑의교회가 이같이 ‘혁명스토리’를 창출한 것은, 이미 수년전 시행에 들어간 ‘목사 정년제’‘장로임기제’의 자연스런 흐름 때문이다.

정년이 5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옥한흠목사가 ‘원로목사’를 자청한 데는 “늙으면 변화에 무뎌지고 역동성도 사라진다”는 자신의 생각이 깔려있고, 더 늙기전에 생동하는 젊은 목회자에게 바통을 넘겨야 한다고 확신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래서 47세의 오정현목사에게 매력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사실 ‘장로임기제’는 시행부터 난관에 부딪쳤다. 사랑의교회가 속한 예장 합동총회 전국장로연합회가 ‘절대반대’를 주장하며 강력한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사랑의교회는 장로임기제 시행을 공식적으로는 철회했지만 교회내부에서는 ‘묵계적으로 시행’하는 지혜를 발휘했다.

임기제 내용은 ‘장로안수를 언제받았건 63세가 되면 그리고 안수받은 지 7년이 지나면 당회원 자격을 상실한다’는 것을 담고있다. 당회원인 사무장로는, 임기후에는 당회원이 아닌 사역장로로 노년층(다락방:포에버) 제자훈련의 지도자로 활동하게 된다.

젊고 역동치는 교회를 추구하는 사랑의교회는, 당회원이 많으면 정책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벌써 오래전부터 당회원수를 25명 이하로 조절하고 있다. 현재는 18명. 사역장로까지 합하면 장로는 총48명이다. 리더십 교체나 임기제실시는 결국 원활한 정책결정과 역동성을 추구하는 사랑의교회가 창립25주년을 맞으면서 수확한 목회의 열매인 셈이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