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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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을 생각하며
  • 승인 2003.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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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뿌둥했던 불쾌지수의 부담도 이제는 멎고 파아란 하늘 더 높아지는 9월이다. 이제 곧 10월이 다가올 것이다. 무거웠던 부담스러움은 말끔히 씻어내고 새로운 마음이었으면 한다. 휴가도 끝이 나고 새로운 삶을 위해 생기를 돋게 하는 계절이다.

9월에는 삶의 리듬을 타야겠다. 금년의 여름은 유난스럽게도 비가 많이왔다. 맑은 날보다 궂은 날이 더 많았던 것 같다. 그래서 농작물에도 햇빛을 많이 못받은 관계로 결실이 신통치를 않은 모양이다. 농부들이 울상을 짖는다.

그런가 하면 지난 여름엔 어수선했던 일도 많았다. 정치가 그렇고, 돈때문에 자살도 그 어느때보다도 우리를 어둡게 만들었다. 하기야 그럴수 밖에 없는게 재벌의 총수까지 투신 자살을 했으니 어지 더 설명이 필요하겠는가 싶다.

날씨탓도 있는듯하다. 우리보다 더 잘살고 문명의 혜택을 먼저 본 영국을 비롯한 구라파에도 자살율은 매우 높다. 그것은 비가 오고 흐린날이 많은 이유도 있다.

이제 9월에는 우리의 현실이야 어렵다해도 생활의 리듬을 탔으면 좋겠다. 가난하게 살아가는 몇 나라를 가보고 놀란게 있다. 희망을 잃지않고 무언가 해보려는 노력이었다. 방글라데시에서 매일 6백명이나 국경을 넘어온다는 인도의 동북부지방 캘커타에서 본 현상이다.

마침 그곳에 학교를 세우고 있는 경천교회 일로 자주 들리면서 느끼고 있다. 집도 없고 그날에 당장 먹을 식량이 없어도 그들의 얼굴엔 웃음이 있다.

우리들 사이엔 갈등의 연속이다. 역시 긴장이다. 얼굴은 굳어있고 공격적이다. 9월에는 풍요로운 계절의 신호가 보이는데 마음의 문을 열고 포용하고 이해를 좀 하고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개인으로부터 우리의 공동체속으로 리듬의 장단이 생겨났으면 한다.

그리고 9월에는 개개인과 우리 모두가 멜로디가 들리도록 삶의 노래가 들리기를 염원한다. 이런 얘기가 있다. 지중해 연안에는 많은 섬이 있는데 아주 작은 섬을 배들이 자나 갈때면 그곳의 섬에서 요란을 떠는 창녀들의 몸짓에 사람들은 유혹되어 가진 돈을 탕진했다고 한다. 창녀들의 별명 역시 ‘싸이렌’이라고 했다.

다른 곳으로 피해 가기도 지형적으로 어렵게 된 어느 선장이 지혜를 구했다고 한다. 그것은 그곳 싸이렌 창녀들의 섬을 지나갈때면 멋진 노래를 가르쳐 도취케 한 것이다.

결국 노래에 심취된 선원들은 어느새 그 곳 섬을 스쳐 갔다는 것이다. 우리들에게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우리를 유혹하고 주저않개 하는지 모를 지경이다. “힘들다”“힘들다”만 노래할게 아니라 무언가 희망의 멜로디가 크게 유행되어 갔으면 좋겠다. 9월에는 멜로디가 있는 우리네의 삶이기를 소원한다. 지난 여름처럼 흐리고 태풍과 폭우로 많은 사람이 좌절속에 빠지거나 찌푸둥하기보다 하루빨리 맑은 하늘처럼 우리 모두가 평안함으로 웃음이 번지 듯 밝은 계절로 맞고 싶다.

그리고 가을에는 하모니가 어우러지기를 바란다. 나만 있고 너는 없으면 안된다. 나와 네가 함께 팔을 걷어부치고 힘을 모을 때 태풍이 휩쓸고간 상처가 싸매지고 주름진 이웃의 얼굴이 펴지게 된다.

일찌기 독일의 철학자 마틴 부버는 ‘나와 너’의 철학을 강조했다. 혼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더불어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이다. 군림이나 정복이 아니라 섬김과 배려가 꽃피우는 우리 공동체적 삶을 뜻한다. 개인보다 우리가 살찌워져야 한다.

9월엔 극단적 갈등은 멎고 서로 대화가 있고 나보다 남을 배려해서 내가 살고 너도 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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