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고난이 오히려 축복의 기회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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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고난이 오히려 축복의 기회 되다
  • 이성원 기자
  • 승인 2015.12.1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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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로 죽을 병 낫고 거듭난 가정 이야기
▲ 유방암과 뼈로 전이된 말기 암까지 치유 받으면서 복음을 전하는 간증자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박인선 집사는 현재 남편과 아들, 시부모님까지 구원받고 새로운 삶을 사는 기쁨을 누리고 있다.

말기 암 치유 받은 박인선 집사

10년 전만 해도, 교회와는 전혀 무관한 삶이었다. 제 할 일 부지런히 잘하고 남에게 피해주지 않으면 잘 사는 것이라고 여겼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나였으며, 내 몸의 건강 또한 내가 챙기면 문제없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베테랑 간호사였다. 제 한 몸쯤이야 얼마든지 ‘간호’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뭐든지 맘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믿었다.

10년이 지난 후, 그녀는 달라졌다. 입에선 ‘약한’ 소리가 더 많이 나온다. ‘난 아무 것도 못해요, 주님 없인 못해요, 살 수 없어요, 난 죄인이에요, 교만했어요, 이런 저를 주님이 써주셨어요.’ 그 10년 사이에 그녀는 유방암과 뼈 암을 앓았다. 올해 초에는 가슴 부분 임파선에 종양이 보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때마다 기도 받으면 씻은 듯 나았다. 그녀는 현재 이 놀라운 은혜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간증한다. 내가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을 소개한다. 사람들이 믿지 않으니, 엑스레이 사진을 증거로 가지고 다닐 정도다. 질병을 통해 만난 하나님, 그분을 소개하고 싶다.

 

유방암이 뼈 암으로 전이돼
“2003년 5월,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는데요, 그때 유방암 진단을 받았어요. 수술을 받고 항암 치료를 여섯 차례 했죠. 매일 구토하고, 밥 냄새까지 역겨웠고, 5살 된 아들까지 밀쳐내며 짜증을 낼 정도로 힘들었어요. 그때 지금 전도사님이 된 제 입사 동기인 진경이가 늘 찾아와줬죠. 저보고 교회 나가라고요.”

그러나 절에 다니는 시부모님은 교회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다. 대신 성당에 나갈 것을 권유했다. ‘하나님은 다 같은 하나님이겠지’하는 마음으로 성당에 다녔다. 4주 교리교육도 받고 미사에도 참석했지만 마음은 뜨거워지지 않았고 점점 멀어지다 결국 발길을 끊었다. 

“항암치료 받고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았는데 이상이 없다고 하고, 저도 아픈 게 점점 나아져서, 다시 복직해 별 일 없이 살았죠. 그런데 어느 날 무릎 아래가 시큰거리고 아픈 거예요. 엑스레이를 찍어 보던 의사 선생님 표정이 굳어지시더라고요. 암세포가 그쪽으로 전이된 거죠. 뼈로 가는 일은 드문데, 그런 일이 제게 닥친 거예요.” 

유방암 때에는 2기 초라서 살짝 긴장했던 정도였다. 그러나 이젠 말기 암이다. 다리를 절단할 수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생명을 보장할 수 없다. 암이 있는 뼈를 위 아래로 잘라 꺼내 암세포를 다 긁어내고, 또 전이될 수 있으니, 마치 사골 고아내듯 뼈를 열소독해서 다시 다리에 넣어 위아래 철심으로 붙이고... 의사의 설명에 세상 꺼지는 한숨만 나왔다. 

“계속 눈물만 흘렸죠. 전화가 와도 받지 않고, 꺼놓고, 커튼 다 닿아놓고, 그냥 모든 걸 포기해버렸어요. 이제 나는 죽는구나. 다른 건 몰라도, 아들 생각하니까 마음이 미어지더라고요. 사실 제 아버지도 제가 어렸을 때 간암으로 세상을 일찍 떠나셨거든요. 어린 아들에겐 그런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는데, 그렇게 되고 보니, 그냥 눈물만 나더라고요.”

그때 다시 친구 김진경 전도사가 권유했다. 아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은 돈이 아니라 믿음이라고. 그 말이 마음에 닿아왔다. 친구가 소개한 등불교회를 찾아갔다. 김호연 목사를 그날 처음 만났다. 목사님은 다짜고짜 “죄 있으시냐?”고 물었다. 당황한 그녀는 “정직하게 살아온 것 같은데요”라고 대답했다.

“목사님께서 저보고 ‘좀 교만하시네요’라고 하시는데, 흠칫 놀랐죠. 전 제가 겸손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목사님은 치료과정이 힘들지만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면 괜찮을 거라고 위로해주시고, ‘십자가의 도’에 대해서 말씀해주셨어요. 제가 성당을 다녀서 자연만물을 하나님이 창조하신 걸 배우긴 했지만 그 하나님이 정말 있나, 잘 믿어지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목사님은 ‘그게 바로 죄’라고 지적해주셨어요. 개도 주인을 알고 소도 주인을 아는데, 사람만이 창조주 하나님을 모른다고요. 안수기도를 받고 돌아오면서 마음이 좀 복잡했어요.”

 

“기도밖에 한 게 없는데요”
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다. 수술은 계속 지연됐다. 초조해지고 불안해졌다. 남편이 목사님께 전화로 기도를 부탁했다. 수화기 너머에서 뜨거운 기도가 그녀를 만져주었다. 기대하지 않았던 기도를 전화로 받자 그녀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흔들리던 마음이 잔잔한 호수가 됐다. 마치 기도를 기다렸다는 듯, 기도가 끝나자 수술실로 가자는 연락이 왔다.

“수술 후에 다리에 보조기를 끼고 휠체어를 타야 하니까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죠. 산송장 같은 나날을 보내려니 너무 힘든 거예요. 그때마다 전도사님이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시고 기도해주셨어요. 교회에 나오라고요. 믿음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코에 바람을 넣고 싶어서 교회 가겠다고 했죠.”

등불교회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 3층 예배당까지 누가 업고 올라가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녀를 업고 남편도 예배에 참석하게 됐다. 미션 스쿨을 다녔지만 교회에 대해 안 좋은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남편은 항상 기독교에 대해 싸울 태도를 가졌다. 그러나 그녀로 인해, 예배를 드리게 됐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매주 목사님의 안수기도를 받으면서 유방암 항암치료 때와는 다른 징후를 보였다. 주사를 맞을 때도 한 번에 혈관을 찾았고, 맞고 있는 시간 중에도 잠을 주셔서 편안히 단잠을 자고 깨면 모든 게 끝나있었다. 먹는 것도 유방암 때에는 냄새만 맡아도 토했는데, 이번엔 오히려 입맛이 당겼다. 오늘은 샤브샤브가 먹고 싶어, 오늘은 불고기가 먹고 싶어, 그러자 남편도 너무 좋아했다. 이걸 보면서 남편도 믿음이 점점 자라났다.

“수술한 다리뼈가 회복되다가 어느 선에 이르더니 더 이상 나아지지 않는 거예요. 붙은 것도 아니고 떨어진 것도 아니고요. 평생 보조기를 끼고 살든지, 아니면 다시 수술을 해야 한다는 거예요. 그래서 보험도 안 되는 비싼 약을 네 번 처방했는데 여전히 변화가 없었어요. 그런데 또 다시 기도를 받은 후에 가서 사진을 찍어보니, 의사가 깜짝 놀라는 거예요. 피가 통하고 진이 나와서 뼈가 붙었다는 거예요. 의사가 신기해하며 ‘그 동안 뭐했냐?’고 물어서, 그랬죠. 기도밖에 한 것이 없는데요, 라고요.”

 

▲ 노방전도대원들과 함께 전도에 나서고 있는 박인선 집사(맨 왼쪽).

복음 전도자로 바뀐 인생
요즘 박인선 집사는 ‘전도자’가 됐다. 교회 연극팀이 경로당 같은 곳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연극을 공연하는데, 그 준비하는 막간을 이용해 간증을 한다. 말로 해서는 믿지 않으니, 증거를 보여준다. 암이 있다가 사라진 사진, 뼈가 다시 붙은 사진을 보여주며 그녀 자신이 체험한 하나님의 은혜를 전한다.

“할머니 가운데 믿겠다고 결신하는 분도 나오시는 걸 보면 너무 보람되고 감사하죠. 예수님께서 내 죄를 사해주시고 내 몸을 고쳐주신 까닭이 뭘까? 그걸 생각하니, 바로 십자가의 도를 믿게 하시고 그걸 전하게 하시기 위해서라는 믿음을 주셨어요. 그래서 중고등부, 주일학교 캠프나 전도 현장에서 제 이야기를 하며 십자가의 은혜를 전합니다. 이젠 제가 거저 사는 삶이잖아요.”

지난 10월 초에 박 집사는 통지서 하나를 받았다. 암환자 진단을 받으면 나라에서 의료비를 감면해주는데 5년 동안 재발이 없으면 일반 환자로 돌아가게 된다. 바로 그 안내서였다. 그녀의 암 치유를 국가가 공인해준 것이다. 암으로 인해 많은 고난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는 그의 아픔을 까맣게 잊게 했다.

“남편도 아들도 교회를 열심히 다니고 있어요. 시부모님께서도 같이 교회를 다니십니다. 제가 아플 때 보니, 친인척들도 잠깐 안부 묻고 끝나는데, 교회에선 2년 반 동안 저희를 얼마나 사랑해주셨는지 시부모님도 보셨잖아요. 이제 제사 지내는 제기도 다 버리시고요, 아버님은 술도 끊으시고, 어머님도 ‘지면서 사는 게 이기는 거래더라’하시며 화목하게 사세요. 주님이 우리 가정 모습을 확 바꿔주셨어요.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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