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이렇게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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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이렇게 해보자
  • 승인 2001.04.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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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하면 가장 뚜렸하게 인상지어지는 것은 가정이다. 5월은 먼저 가정을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그래서 5월을 영어로 메이(May)라고 부른다. ‘청춘’(靑春)이라는 뜻이다. 지금 우리는 4월에 머물면서 그 5월을 바라보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곳은 가정이다. 거기에 내 가족이 있다. 부모가 있다. 혈육들이 모여산다. 세상에서 우리들이 마음 둘 유일한 곳이다. 그래서 일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작금에 와서 우리의 가정들이 병들어 가고 있다. 아이들은 자꾸만 밖으로 나돈다. 가정에 마음을 두질 못한다. 거리에서 방황한다. 가정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지는데 말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죠지 갤럽 (George Gallup)이라는 사람이 쓴 “미국의 병"이라는 책을 보면 오늘 미국사회에는 일곱가지 병을 앓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 모두가 가정과 관계가 있다. 하나는 부모들의 이혼문제다. 1990년도 미국의 통계를 보면 세 가정당 한 가정의 부모가 이혼한다. 2천년대에 들어가면 두 가정당 한 가정 꼴로 이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두 번째는 가정교육의 부재다. 가정이 그 모양이니 가정교육인들 제대로 될리가 없다. 아이들이 가정에 머물러 있을 구심점이 없어진다.

세번째는 폭력과 범죄문제다. 미국은 범죄율 세계 최고다. 가정교육 부재는 아이들로 하여금 밖으로 나가 온갖 범죄에 연루하게 만든다. 넷째는 알콜과 마약문제다. 가정이 구심점을 잃고 아이들이 밖으로 돌게되면 알콜과 마약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된다. 미국의 살인사건의 50%, 범죄의 50% 는 마약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현재 노동자 40%가 마약을 상용한다. 그 노동자들이 만드는 자동차 중 특히 금요일에 조립되는 자동차는 출고되자 마자 고장 나 버린다고 한다. 이것이 미국의 병이다.

다섯번째는 인플레이션이다. 부부가 나가 돈을 벌어 가정에 돈은 넘치는데 가정교육은 엉망이다. 여섯번째는 성문제다. 가정에 교육이 없으니까 경건성도 없다. 부모들이 보는 성인비디오가 방에 그대로 방치된 채 출근하게 되면 집에 있는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보게 된다. 그러면 아이들은 충동을 일으킨다. 일곱번째는 빈번한 이동현상이다. 잦은 이사로 아이들에게는 고향이 없다. 마음을 안아줄 구심점이 없다. 이것이 지금 미국이 앓고 있는 병이다.

우리나라 가정도 지금 이에 뒤질새라 이 풍조를 뒤따르고 있다. 이제는 아이들이 더 이상 가정에 머물러 있으려 하지 않는다. 대화도 되질 않는다. 부모는 맞벌이로 돈을 벌어 풍족하게 쥐어 준다. 부모들은 그것으로 안심한다. 어쩌면 미국이 안고 있는 그대로의 풍조를 답습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아이들은 하루종일 오락실에서, 컴퓨터 앞에서, 만화가게에서, 거리에서 배회하며 밤 가는 줄 모르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은 경험적 존재다. 무엇을 잃고 나서야 비로서 소중함을 깨닫는 경우가 많다. 남들이 당하는 모습을 보고도 얼마든지 보고 느낄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제 5월이 오면 가족을 깊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있었으면 한다. 아무리 바쁘고 분주해도 온가족이 함께 모여 외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았으면 한다. 가족모임, 대화, 친교, 가족을 위한 시간배려, 이것은 간단하게 치부해 버릴 일이 아니다.
또 젊은세대와의 진지한 대화를 당부한다. 요즘 젊은세대의 자녀들과 대화가 통하질 않는다. 생각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 그렇다고 그렇게 간단하게 넘겨버리게 되면 영영 대화의 줄이 끊어지고 만다. 어른이 다가가야 하고 부모가 다가가야 한다. 그들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이끌며 그들을 이해하려 힘써야 한다.

성경은 “네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여기 “노엽게"는 “파롤기제테"다. 즉 "이해하라"는 뜻이다. 부모들이 젊은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들을 흥분하게 만들기 쉽다. 그러면 아이들과 더욱 멀어진다.

그리고 5월을 맞이하면 부모와의 관계설정을 확인하는 모임을 가져보았으면 한다. 요즘 부모들의 입장이 말이 아니다. 아이들은 내 부모가 부모의 부모에게 하는 모습을 눈여겨 볼 것이다. 그 모습은 자연히 자신의 노년에 그대로 돌아올 것이다. 부모를 극진히 여기는 마음은 자연스럽게 자녀들로 하여금 건강한 정신을 갖게 하고 그 마음은 고스란히 부모들에게 돌아올 것이다. 이제 곧 가정의 달 5월이 다가올 것이다. 가정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계획해 보자.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서.

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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