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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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정
  • 승인 200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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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날과 어버이 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그래서 5월을 가정의 달이라고 부른다. 일년 열두 달 중에서 그 이름만큼이나 아름답고 화사한 감사의 계절을 원두막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무더운 여름 뙤약볕에서 지치도록 일을 하다 원두막에 걸터앉아 막 따 올린 참외나 수박을 먹으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원두막에서 맛보는 잠깐의 쉼이 재충전이 되어 농부는 다시 땅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

1년 365일, 삶의 현장에서 뒤돌아 볼 새도 없이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던 가족들이 5월이라는 원두막에 걸터앉아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둘러보는 여유를 갖는다면 혼탁한 이 사회가 조금은 진정될 수 있을 것만도 같다.

산업화로 인해 생활이 풍요로워졌다. 여권신장으로 남자들 못지 않게 여자들의 사회활동의 폭이 넓어졌다. 이 모든 것은 현대 사회에서 꼭 이루어져야 하고 필요한 것들이다. 그러나 물질의 풍요는 마음의 풍요와 꼭 비례하지는 않는다.

가장은 가장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또 아이들은 입시 지옥의 터널을 통과해야 이 사회에서 명암이라도 내밀 수 있는 숨가쁜 세상에서 살고 있다.

인터넷 가입 세계 1위국의 이름과 대중매체의 보급은 가족 간의 대화를 단절시키고 말았다. 가족 간의 대화 단절은 가정에서는 물론 학교나 사회에서 부적응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대인관계의 부적응은 결국 불건전한 장소를 찾거나 인터넷 채팅을 통해 대리 만족을 얻게 된다.

서로의 생각을 알려고 하지도 않은 채 악순환의 반복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곱게 자란 아이들은 작은 시련도 견디지 못하고, 대화의 부족에서 빚어지는 부부간의 불화는 OECD 국가 중에서 이혼율이 세 번째로 높은 나라가 되고 말았다.

가정이란 "부부를 중심으로 혈연관계가 함께 살고 있는 사회의 가장 작은 구성원"이다. 사회의 최소 단위인 가정이 개인주의, 이기주의로 인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결국 사회가 무너지고 나아가 국가가 붕괴될 수 있다는 등식이 성립된다.

요즘 유행하는 혼담 중에 '귀족 중매'라는 것이 있다고 한다. 양가의 재산이 수 십억 이상 되는 부유층에서 재산을 보존하기 위해 자녀들을 혼인시키는데 사랑 없는 결혼을 하는 경우 쉽게 파경을 맞을 수 있다고 한다.

가정의 주인은 주님이시다. 재력이나 권력, 학력 등이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없다. 주님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다. 사랑이란 주는 것이다. 이 사랑이 기초가 될 때 가정이 유지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슨무슨 날이라고 해서 사회 단체에서는 각종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인들은 기념일을 보낼 때마다 자신을 한번 돌아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좋은 옷을 입히고 특별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이제부터라도 불우 시설을 돌아보게 하는 것은 더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선물이 될 것이다.

가난과 상실감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하며 상대방의 고통에 동참하게 한다. 정기적인 자원봉사를 통해 이타주의가 몸에 배게 하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나의 실존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삶의 목표가 분명해질 수 있다.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가 공생관계에 있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 부모의 할 일이며 자녀들이 깨우쳐야 할 절대 명제이다. 이런 일들은 강제가 아닌 자율성을 가질 때 이 사회가 밝아지고 무너진 가족 간의 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

5월의 원두막에 올라 감사의 마음으로 주위를 돌아보자. 그리고 좀 쉬어가자. 부부 간에 또는 부모 자식간에 서로의 수고를 인정해 주자.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해 대화의 단절에서 오는 오해를 풀자. 희생하지 않으면 가정이 존속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하나님이 짝지어 주신 부부관계와 사랑으로 얻어진 태의 열매를 지키기 위해 이 오월에 하나님께 바짝 매달려 보자. 그래서 애써 여유를 가져보는 아름다운 오월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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