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데로 임하는 삶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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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데로 임하는 삶 실천해야
  • 승인 2003.05.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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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순절은 끝났다. 그리고 대망의 부활절도 지나갔다. 그리스도의 삶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경견한 생활에 충실해야 할 때다.

특히 낮은 곳으로 내려가시는 그리스도를 본 받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예수님은 세상에 오셔서 철두철미하게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인생을 살다가 죽으셨다. 당신 자신이 산상수훈에서 가르치신 그대로 삶을 살고 실천하시고 그 길을 가셨다.

그의 태어남의 자리도 가장 낮은 자리를 택하여 태어나셨다. 또 예수님은 세례같은 것은 받지 않아도 될 것인데 친히 일반사람들과 똑같이 요단강으로 내려가 세례를 받으셨다. 그것은 예수께서 낮은데로 내려가셨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공생애 사역의 근거지로 갈릴리를 택하셨다. 그곳은 당시 그 사회에서 낙오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그의 사역내용도 자연 병든자들을 고치는 일과 잃어버린자들을 찾는 일과 소외된자들을 찾아가는 일이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죽음도 아주 낮은 자리에서 죽으셨다. 그 시대를 가장 악하게 살았던 강도요 포악한 죄수들과 함께 나란히 십자가에 달려 온 갖 수모를 다 당하며 죽음으로서 예수님은 자기부정의 참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예수님은 마침내 모든 인간들과 똑같은 모습으로 무덤에 뭍힌다. 그것도 남의 무덤을 잠시 빌려서 말이다. 이 모습이야말로 낮은 곳으로 내려가시는 모습의 극치일 것이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무덤에서 잠시 지내시고 제 3일 새벽에 부활하심으로 이 세상의 모든 악의 권세를 물리치시고 세상의 모든 부정적인 것들을 극복하시고 보란듯이 무덤에서 살아나셔서 어둡고 탁하던 이 세상에 신선하고 밝은 부활의 소망을 보여 주셨던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사순절을 끝내고 부활절을 보냄으로 모든 행사가 끝나버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 신앙인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우리는 이제부터 예수님의 그 낮은데로 내려가시는 그 삶의 모습을 생각하며 실현하며 살아가야 한다. 그 삶이 없으면 이 시대를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의미가 없어진다. 예수의 제자의 삶이나 그리스도인의 삶은 철저하게 예수의 정신을 닮은 중심있는 신앙인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다. 그것이 사순절을 지키고 부활절을 지키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삶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오늘 우리는 절제라든가 삶의 덕목같은 미덕은 찾아보기가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 시대는 말 그대로 무절제의 시대이다. 정신적으로 몹시 방황대는 시대이고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그 한계와 통제선이 이미 무너진지 오래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절제와 섬김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모양은 찾아볼 길이 없다. 더구나 낮은데로 내려가는 자기부정의 삶의 모양은 찾아 보기가 힘들다. 예수님은 그런 삶을 강조하시고 스스로 그런 삶을 보여주시려 그토록 수모스런 길을 걸어가고 마지막에는 창조주가 피조물들로부터 심판을 받고 무덤에 묻히는 가장 낮은 길을 택하여 걸어가신 것을 우리는 머리로 알고 생각으로만 그치는 삶을 살아가는 경향이 있다.

그러기에 매년 똑같은 프로그램에 의해서 사순절을 보내고 예수고난의 과정을 묵상했으면서도 우리의 삶 현장에는 별다른 진전도 변화의 내용도 나타나질 않은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이 시대는 누군가가 앞장서서 이 낮은데로 내려가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지표현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그 부류를 다른데서 찾아보길 원치 않는다. 그 삶은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 되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불가불 예수의 정신과 가르침을 받은 성숙한 그리스도인들이 감당해야 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훈련받은 사람은 훈련의 효과가 나타나듯이 상급학교를 졸업한 자에게서는 그만한 성숙한 모습이 나타나듯이 금년 사순절과 부활절을 거친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서 이같은 낮은데로 내려가는 정신과 삶이 그대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아마도 그것이 이 시대를 향한 고난받으신 우리 주님께서 원하시고 기대하시는 바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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