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하는 청소년 신앙교육 시작될 때 한국교회 미래도 밝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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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하는 청소년 신앙교육 시작될 때 한국교회 미래도 밝아져”
  • 이인창·손동준 기자
  • 승인 2014.12.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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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한국교회의 청소년 신앙교육을 돌아보다

전문가들에게 듣는 청소년 선교와 교육의 대안
침체돼 가는 교회학교, 청소년 신앙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현장에서는 해법을 찾느라 분주한 한 해를 보냈다. 청소년 신앙교육에 관한 전문 사역자들의 시선에서 보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본지는 올 한해 청소년 신앙교육을 연중기획을 진행했다. 이제 기획을 마무리하며 올해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나갈 길을 찾아보는 기획 지면대담을 마련했다.

대담에는 박상진 교수(장신대), 이찬용 목사(성만교회 담임), 김기웅 교사(좋은교사운동 학원복음화위원장) 손종국 목사(청소년교육선교회 대표), 이석현 집사(광염교회 고등부 교사)가 참여했다.

결산 : 청소년과 함께 하는 사람들

올 한해 청소년 신앙교육에 대해 전반적인 평가를 해주신다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었습니까?

▲ 박상진

박상진 교수 올 한 해 청소년 신앙교육에 가장 영향을 미친 사건이 있었다면 세월호 침몰일 것입니다.
제대로 삶을 살아보지도 못한 채 세상을 떠난 청소년들을 생각하면서 우리나라의 교육이 지니고 있는 심각한 문제에 대해서 다시금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쉼이 있는 교육, 청소년들의 끼를 마음껏 발휘하도록 돕는 교육, 그래서 진정으로 행복한 교육을 추구하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속적인 입시 위주의 교육이 아니라 신앙교육이 교육의 중심으로 회복될 수 있는 중요한 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찬용 목사 한국교회 전체적으로 신앙교육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지만, 전반적 측면에서 큰 변화를 느끼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오히려 교회들의 변화가 중요합니다. 지루하고 따분한 교회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 예배에 오는 교회를 만드는 것, 신앙교육으로 교회 안에서 변화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 김기웅

김기웅 교사 좋은교사운동은 공교육 현장의 기독교사와 청소년들이 장소와 시간을 공유하면서 갖게 되는 장점을 바탕으로 학원복음화 사역에 힘쓰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생간의 관계나 공동체성을 바탕으로 신앙이 전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학교 내에서는 갑작스런 도약이나 하락 현상 없이 꾸준히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을 이야기하려면, 청소년들을 이해하는 것부터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의 특징, 어떻게 보십니까?

김기웅 무한 입시경쟁의 본류는 우리 사회의 치열한 경쟁문화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당연히, 자녀세대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화되고, 공동체의 경험이 빈약하여, 함께 협력하고 서로를 배려하면서 얻게 되는 유익이나 성취 경험을 좀처럼 맛보기 어려워집니다.

박상진 청소년들의 73%가 가장 큰 고민을 학업과 성적, 진로 문제라고 답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과잉된 관심으로 인해서 그 스트레스는 훨씬 심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일에 교회에 나온다고 하더라도 성적과 학업 문제로 찌들어 있고, 그 불안과 염려 때문에 한 번 제대로 환하게 웃지도 못하고 있는 모습이 오늘 청소년들의 자화상입니다.

▲ 이석현

이석현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의 일상이 되었어요. 세상과 네트워크 된 청소년들은 관심 정보에 손쉽게 접근함으로써 부모들보다 앞선 정보로 무장하고 있어요. 부모가 자기들보다 모르니까 대화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본지가 청소년 1000명(크리스천 500명, 비크리스천 500명)을 대상으로 청소년의 삶 전반과 신앙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크리스천들은 윤리, 혼전 성관계, 음주 등 일반의식은 보수적이지만 실제 삶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삶과 신앙의 이원화가 우려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김기웅 이원화가 갑작스럽게 일어난 현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성인 크리스천, 교회가 갖고 있는 빈약한 영성이 더 큰 원인입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에서 건강한 믿음의 선배들과 대화하고 마음을 모아가는 공동체 문화가 약해진 때문이죠.

▲ 손종국

손종국 이원화 모습은 성인 교인에게도 동일합니다. 이원화의 모습은 현실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고, 피상적으로 교육되기 때문입니다. 또 청소년들이 납득할 만한 가치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 부족하고 실제 느끼거나 결단을 구체화하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찬용 신앙에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지만, 세상에선 너무도 쉽게 허용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싸워 이긴다는 것은 어쩌면 어려운 것일 수도 있는 것이죠. 교회는 이 청소년들의 모습을 오히려 이해하고 품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안 된다고만 가르치지 말고, 아이들의 생각들을 헤아리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국교회 주요 교단들마다 앞다퉈 다음세대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실효성을 거두려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손종국 교단의 지도자들이 제시하는 것은 구호성 발표에 국한되고 교육국의 노력은 공과개발에서 멈추는 느낌입니다. 오히려 신대원 교육 이상의 지도자 교육을 방학을 통해서 또는 특별한 기회를 통해서 전문적으로 하고 청소년 교육에 대한 백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으로 성공사례를 발굴하고 교회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보급해야 합니다.

박상진 지금 주요 교단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며 교회학교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학교 성장주의’로는 교회학교가 성장할 수 없습니다. 지금은 다음세대에 대한 교육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성장주의’의 환상을 버리고 ‘한 영혼’에 집중하여야 합니다. 강의식, 학교식, 지식전달식의 구조를 버리고 교사와 학생, 부모와 자녀가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관계구조의 교육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이석현 청소년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그들이 떠나게 되면 경로당과 같은 교회로 변한다고들 하죠. 정말 다음세대가 중요하다면 그들을 교육할 재원부터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부 담당교역자가 장년사역을 위한 목회자가 되기 위해 거쳐 가는 과정이 아니라 청소년사역에 전념하는 목회자가 되도록 처우 등 현실적 문제도 해결돼야 합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에 있어 교회-가정-학교의 유기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많습니다. 왜 그래야 할까요? 혹 다른 부분을 강조하고 싶은 게 있으십니까?

박상진 한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기독교교육 생태계가 필요합니다. 주일학교에서 하는 분반공부만으로는 불충분합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 신앙교육에 관심을 갖고 가정예배를 비롯한 신앙적 만남이 있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에서의 삶과 공부가 신앙과 연결되어야 합니다. 왜 공부하는지를 신앙 안에서 깨닫게 될 때 공부가 더 이상 노동이 아니라 비전을 이루는 즐거운 항해가 되는 것입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입니다.

▲ 이찬용

이찬용 청소년들의 유기적 돌봄도 중요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그래야만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이들의 가정이, 학교가 아이들에게 안정적인 환경을 제공해 주지 않는다 하더라도 교회 안의 선생님이, 교회 안의 친구가 신앙의 지지체계가 되어준다면 그 아이는 반드시 신앙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으로 믿습니다. 내게 맡겨진 아이를 포기하지 않는 한명의 교사를 만난다면 그 아이의 인생은 분명 달라질 것이니까요. 그게 세상과 다른 신앙교육의 모습이라고 믿습니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교회에서 공과공부를 하지 않는 교회가 46.8%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성경교육의 약화가 우려되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손종국 우선은 좋은 공과를 선택하거나 공과의 내용을 교사들이 숙지할 수 있도록 하는 일도 필요합니다. 그래야 교사는 공과진행 요령을 익히고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여 스스로 향상시키게 됩니다. 개별적인 성경교육을 위해서는 성경읽기와 암송, 큐티를 지도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박상진 중요한 것은 성경지식을 가르치는 식의 공과공부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이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학생들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말씀 탐구가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들의 고민과 아픔에 공감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시도록 인도하여야 할 것입니다.

청소년 복음화를 위한 자신만의 대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이찬용 교회는 용광로입니다. 교회 안에 있으면 사람은 녹아내려 변화되기 마련이죠. 우리교회는 매년 중고등부 청소년축제 ‘컴앤씨’ 행사가 하고 있습니다. 이때 부천지역의 청소년 1천 여명이 초대되어 함께 예배를 드리는데, 아이들이 직접 준비하고 아이들이 직접 초대합니다. 한 아이가 10명~ 30명까지 한 반을 전도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오는 아이들을 놓치지 않고 교회 안에 정착시키는 게 우리 교사들의 몫입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전하는 복음이 열매는 맺힙니다.

박상진 청소년 복음화를 위해서는 주일학교 중고등부만을 들여다보아서는 안 됩니다. 청소년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 이 세상을 바라보아야 하고,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가 지니고 있는 이 땅 교육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독교학교 설립운동, 교육개혁운동, 기독학부모운동 등 기독교교육 생태계를 위한 운동이 중요합니다. 한국교회가 이 땅의 교육을 ‘하나님의 교육’으로 변화시키는 일에 참여할 때 청소년 복음화의 열매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김기웅 ‘자발성’에 기반한 ‘모임’이 중요합니다. 자발성은 은혜에 대한 가장 건강한 인간의 반응입니다. 힘 있게 학원복음화 사역을 하는 분들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이어지게 하고, 교제와 협력으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모임을 공통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함께 모여가고 더불어서 사는 것이 가장 성경적이면서, 지속 가능성을 갖게 합니다.

교회학교 부흥을 위해, 공동의 노력이 없으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패널 분의 분야에서 필요한 변화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손종국 학교식 교육과 신앙공동체 교육이 함께하는 교육방식이 제시돼야 하고, 생명을 책임지는 교육목회와 삶 전체를 다루는 화목 교육이 실시돼야 합니다. 또 학생의 삶을 인도해줄 현장 전문가로서 교사교육과 청소년교육을 책이질 전문지도자도 길러져야 할 것입니다.

박상진 다음세대의 부흥을 위해서는 세 가지 면에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첫째는 개교회주의가 극복되고 지역 안에서 교파를 초월해 청소년 사역이 연대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둘째는 세대 간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부모가 바뀌어야 하고 기성세대가 바뀌어야 합니다. 부모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교회마다 부모교육, 특히 기독학부모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셋째는 청소년 사역에 대해 신학교에 교과목이 개설되고 그 분야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되 이론과 실천이 함께 갈 수 있도록 상호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찬용 교회는 성도들의 놀이터입니다. 영아부 아기들부터 할머니 권사님까지 모든 성도가 어우러져 놀 수 있도록 마당을 열어주어야 합니다. 교회 안에서의 신앙생활이 행복하고 즐겁다는 고백을 들으며 성숙해져 가는 성도의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담임목사가 뒤에서 함께 해야죠.

이석현 주일학교 교사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어야겠습니다. 학생들과 소통하면서 공과를 하는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습활동을 통해 모든 학생이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저같은 경우는 교안을 직접 만들어 학생들의 참여를 돕고, 수준에 맞춰 일대일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기웅 지역교회와 지역학교가 연결되는 연계사역을 개발해야 합니다. 지역기반의 학생, 학부모, 교사, 목회자 및 사역자들이 협력체계를 만드는 일이 어렵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을 위해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손종국 청소년 전문가와 청소년 전문단체를 육성하는 일에 아낌없는 지원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박사논문을 준비하면서 느낀 것인데 아직 한국에는 청소년교육에 관한 박사논문이 거의 없습니다. 이제는 학문적인 접근이 청소년 교육 실제에 대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교육학자의 문헌연구가 아니고 현장사역자의 졸업을 위한 임시적인 연구가 아닌, 문제점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면서 실천까지 할 수 있는 책임있는 연구들이 교단의 교육담당자들과 전문가들을 통해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박상진 오늘날 다음세대의 위기는 한국교회 생존이 달려있는 문제입니다. 청소년 신앙교육을 교육전도사님들에게맡길 것이 아니라 담임목사님이 다음세대 교육을 책임져야 합니다. 부모님들은 자녀교육의 성공에 대한 개념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명문대 들어가고 일류기업에 들어가는 것이 자녀교육 성공이 아니라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녀,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되는 것이 자녀교육의 성공임을 깨닫고 신앙교육에 제일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위기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교회, 건강한 목회, 건강한 교육으로 전환될 수 있는 카이로스의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이찬용 교회는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 아닌 신앙인들의 공동체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대상으로 보기 전에 내가 품고 함께 가야 하는 성도로 바라보세요. 아이들이 사랑으로 보이고, 아이들이 영혼으로 보이며, 아이들이 성도로 보이기에 함께 나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 마음이 또한 상대의 마음을 움직이며 다가오게 만들 것이고요. 누군가 내 곁에서 행복한 신앙생활을 하게 된다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합니까.
김기웅 청소년을 탓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무책임하고 부끄러운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어른이 바뀌어야합니다. 규모를 갖춘 행사나 일시적인 기획력 정도로 일하려 들지 말고, 한두 명의 청소년들과 시간과 물질을 공유하고, 관계를 형성해가야 합니다. 연약함, 두려움에 마주앉은 한 아이들을 감싸안는 경험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석현 부모와 함께 집에 가야해서, 학원시간에 맞추기 위해, 학생들이 지루해 하니까 공과시간은 짧게 끝내야 한다는 논리는 청소년 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양육될 수 있도록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켜 갈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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