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종합대 신학부 계열분리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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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종합대 신학부 계열분리 바람직
  • 승인 2001.04.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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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대에 소속된 신학과를 비롯한 기독교 관련 학과들의 존폐위기가 최근 들어 현실로 다가 오고 있다. 신학대학의 경우 이런 문제가 덜하나 종합대학에 소속된 관련 학과들의 경우 이 런 위기의식은 상당하다.

종합대에 소속한 기독교 관련 학과가 느끼는 불안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되는데, ▲일반계열 로 학생을 모집할 경우 관련 학과의 존폐위기 ▲입학생들의 질적 저하 ▲학교 자체에서의 기독교 관련 학과에 대한 정체성 상실 등이다.

즉, 신학과 입학생을 계열분리를 통해 별도로 모집하지 않고 일반계열로 묶어 모집할 경우 추후에 신학과를 선택하는 비율이 저조해 결국 학과 자체가 없어지게 될 우려가 있고, 일반 계열 모집을 통해 기독교 관련 학과를 지원하는 학생들이 일부를 제외하고는 다른 인기 학 과 지원에서 밀린 학생들이 선택하게돼 결국 질적 저하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하나 기독 교 정신을 바탕으로 설립된 학교라 할지라도 규모가 커지고 명문화될수록 학교의 뿌리라 할 수 있는 기독교 관련 학과에 대한 존재의미를 상실해 가고 그 정체성에 대해 회의를 가진다 는 우려다.

이는 앞으로의 비전을 위해서 기독교 관련 학과들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학교측의 판단에 의한 것인데, 기독교 관련 학과들을 인문계열로 분류해 학생들을 모집하게 될 경우 학생들의 선택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학과가 없어지게 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런 경우 무리수를 두지 않고 자연스럽게 기독교 관련 학과를 없앨 수 있어 일반계열에 기독교 관련학과를 묶어 학생들을 모집하는 학교는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기독교 관련학과를 일반계열로 묶어 모집하는 학교들은 대부분 학교의 정책적 측면에서 이 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수십 수 백개의 학과들이 난립하다보니 학교의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주된 이유다. 일종의 구조조정 형태인데 인문·사회·과학 등 큰 카테고리로 묶 어 학생들을 모집한 후 전공을 추후에 선택하게 함으로써 비인기 학과를 정리(?)하고 인기 있고 전망있는 학과를 중점적으로 지원·육성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신학과를 포함 한 기독교 관련 학과 등의 비인기 학과의 정리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Y대의 경우 2천학년도 입학생들을 6대 광역화프로그램으로 모집, 신학과가 인문계열에 포함 되게 됐다. 신학과의 경우 예년 모집 인원이 58명이었으나 당시 신학전공을 조건으로 입학 한 학생들은 불과 35명에 지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신학부와 신학대학원의 교수들은 신학과의 계열분리를 주장, 올해 신입생을 계열분리를 통해 모집했으며 5:1의 경쟁 률을 기록했다.

학생들을 일반계열로 모집할 경우 비인기 학과인 신학과를 선택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 한 결과다. Y대의 경우 2학기 후 50%, 3학기 후 50%가 전공을 선택하게 되는데 실력이 있 는 학생들의 경우 굳이 신학과를 선택하지 않는다는 것이며, 결국 성적이 저조한 학생들이 타 과의 정원이 찬 이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 자연스런 질적하향 추세에 접어들게 된 다.

지난달 23일 개최된 전국신학대학협의회에서 김균진 교수가 주장한 내용도 이런 위기상황을 맞은 신학대학들의 앞날을 모색하자는 것이 주 골자다. 이날 김 교수는 종합대학에 소속돼 있는 기독교 관련 학과들의 존립을 위해 신학대학협의회 차원에서 이들 대학에 계열분리를 통해 학생들을 모집해 줄 것을 요청하자고 주장했는데, 학생 모집은 각 학교들의 고유권한 이어서 협의회 차원에서 이 일에 대해 강력히 요구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결국 계열분리만이 신학과를 비롯한 기독교 관련 학과들이 살 길이라는 것인데 Y대의 경우 2천학년도 신입생을 일반계열로 모집한 후 올해 신학과 입학생을 계열분리를 통해 선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 이러한 우려가 현실임을 보여주었다.

공종은(jek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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