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교육 위기, 원인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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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교육 위기, 원인을 알아야 해법이 보인다
  • 이인창, 정하라 기자
  • 승인 2014.09.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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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교단별 교회학교 감소 추세 지속, 위기 인지해야

# 사례1
A 청년은 중고등부 교사로 4년 동안 활동해왔다. 처음에는 열심히 노력해서 맡은 부서를 부흥시키겠다고 다짐했지만, 새로 입사한 직장생활에 지쳐 아이들에게 소홀해지기 일쑤다. 요즘에는 20분도 채 되지 않는 성경공부도 부담스럽고 주중에 전화심방을 하지도 않는다. 아이들의 신앙교육에 자신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지, 갈수록 학생 수는 줄어들어 걱정은 커져만 간다.

# 사례2
A 부목사는 청소년부 교사들이 열정을 다하지 않는 것 같아 불만이다. 교회도 교회학교 지원에 소극적이어서 효과적인 사역을 하기 어렵다. 자신도 벌써 2년 동안 교회학교를 맡고 있어, 조만간 다른 부서를 맡게 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제자리걸음만 하는 부서, 더구나 교회학교 부흥에 대한 포부와 열정을 가졌던 초년기 모습을 이제 자신에게서 볼 수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교단별 교회학교 감소 추이 뚜렷해
교회학교 학생수 감소로 인한 한국 교회의 위기가 더욱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다음 세대를 양육하고 성격적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교육해야 할 교회학교의 현장이 위기로 치닫고 있는 상황. 교회와 교사가 다음 세대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10년 후 한국 교회의 미래를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

예장 통합의 경우 지난 3년간 중고등부 학생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09년 19만 5천275명에서 2012년에는 17만 1천660명으로 2만 명이 넘는 학생이 줄어든 것이다. 최근 예장 통합총회 정책협의회에서는 청소년 교육부서가 없는 산하 교회가 전체 절반에 이른다는 내용이 공개되기도 했다. 확인 결과 정확한 수치는 48.3%였다.

전체 청소년부 학생 수에 대한 각 교단들의 통계를 보면, 감소세는 갈수록 뚜렷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의 경우 지난 2007년 중고등부 교회학교 학생 수는 11만 1천178명이었지만, 2011년에는 9만 9천 86명으로 줄어들었다. 무려 1만 2천 92명이나 감소한 것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의 경우 최근 여러 해 동안 성장과 감소를 반복했다. 하지만 1994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16만 5천 814명이었던 학생 수가 20년 후 2014년에 와서는 10만 7천 98명으로 6만 명에 가까운 수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상황이 이런 데도 상당수 교단들은 청소년 사역과 관련한 세부적이고 다양한 통계를 확보하지 못했다. 다음세대 교육에 교단들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하지만, 중장기 교육정책을 수립하는 데는 한계가 있음을 드러낸 것이다. 이는 교단 규모를 떠나 교계 전반에 나타나는 공통된 양상이었다.

교사-학생 간 소통 부재 극복해야
그동안 한국 교회 부흥의 동력이 돼 왔던 교회학교 청소년부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는 근본적인 원인을 쉽게 분석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청소년과 교사, 교역자, 교육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공통된 견해는 분명히 존재한다.

청소년 신앙교육 위기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대부분은 ‘청소년들과의 소통 부재’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어느 시대나 세대 간 격차는 존재해왔지만, 지금과 같이 빠르게 변해가는 멀티미디어 시대에 교회 교육이 청소년들에게 적절히 대응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특히 주일에 교회에서 잠시잠깐 이뤄지는 교육만으로는 청소년들과 공통분모를 만들기는 불가능하다.

서울의 모 교회 고등부에 출석 중인 김00 양은 “우리들 사이에서 쓰는 말, 좋아하는 연예인들에 대해 이야기하면 교회 선생님은 전혀 알아듣지 못하세요. 말씀만 이야기하고, 대화 자체가 거의 안 되죠.”라며 답답함을 토로한다. 모 교단의 교육 전문가는 일선 교회에서 청소년들이 사역자를 따돌리는 일종의 왕따 현상들까지 나타나고 있다고 전한다. 청소년들과 함께 호흡하고 생각하지 않는 일방적인 교회 교육에 청소년들은 등을 돌리고 있다.

본지가 청소년 1,000명(크리스천 500명, 비크리스천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는 59.3%에 해당하는 비크리스천 청소년들이 교회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또 비크리스천 청소년 90.6%가 종교를 변경할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수치상으로 매우 많은 학생들이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것을 알 수 있다.

종교를 갖지 않는 이유로는 36.2%가 ‘종교를 가질 필요성을 못 느껴서’, 22.3%가 ‘믿음이 가지 않아서’, 14.6%가 ‘귀찮아서/주일마다 나가야해서’라고 응답했다. 한국 교회가 실질적인 청소년들의 필요를 파악하고 근본적인 개혁과 변화를 하지 않으면, 장기적 관점에서 제2의 부흥기를 맞기란 매우 어려워 보인다.

전인적 신앙교육이 과제
청소년 신앙교육 위기의 또 다른 주요 원인은 가정과 교회가 연계된 전인교육, 계속교육이 부족해지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입시 위주의 교육에 기독 학부모들까지 매몰되면서 신앙교육을 등한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교사들마저도 주일 외에는 학생들에게 쏟는 관심이 부족해지고 있다.

교회학교 중등부 교사인 정00 집사는 “학생들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될 것 같은데, 공과 준비에 소홀하거나 주중에는 일체 학생들에게 연락한 번 하지 않는 교사들이 갈수록 많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이야기한다. 교회도 교사 직분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 충분한 교육과 훈련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교사를 임명하고 있다.

또 부모들이 자녀교육과 신앙교육을 일치시키지 못하는 모습도 청소년들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부모는 자신의 신앙을 강조하면서도, 시험기간이 되면 자연스럽게 시험공부를 이유로 교회 출석을 못하게 하는 것이 대표적 현상이다.

부모와 교사들의 이 같은 태도에 누구보다 교육담당 목회자, 담임 목회자의 책임이 매우 크다. 장로회신학대학교 박상진 교수는 “교사들의 무기력한 모습은 한국 교회 전체의 생명력 문제이다. 그동안 헌신된 신앙인, 교사를 양육하는 데 한국 교회가 실패한 부분이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다시 말해 교사 교육의 문제는 교인 양육과정에서 빚어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교회들이 다음 세대 교육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만, 예산 배분 등에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각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최고로 자라고 있는데, 교회는 그에 비해 훨씬 못 미치는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교육담당 목회자들이 2~3년 정도 후에는 다른 부서에 배정되거나 다른 임지로 떠나는 경우가 많아 전폭적인 헌신이 부족한 점도 문제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경의 본질적 교육으로 돌아가야
지금 한국 교회 안에 일어나는 청소년 사역의 위기는 교회 규모를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농어촌 교회나 미자립 교회는 청소년들이 적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고, 중대형교회도 장년 교인 수에 비해 청소년들의 출석 비율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 이런 위기에 해법은 없을까. 원인이 다양한 만큼 해법도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교육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의 본질적 가르침이 교회학교 신앙교육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랑의교회 교육부팀장 김경덕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이 있을 때 청소년기는 희망이 될 수 있다”며 “가족과 교회가 연합해 사역하는 가운데 청소년들에게 믿음이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신대 박상진 교수는 “한국 교회는 명문대와 특목고에 중심을 빼앗겨 신앙은 주변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 담임목사와 학부모, 교사 모두의 인식이 바뀌어 신앙교육이 중심이 되도록 해야 한다”며 “그럴 때 청소년들이 교회 안에서 비전을 키우고 영성과 지성, 인성을 겸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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