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 수급 불균형.. 교단들 대책 기구 조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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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수급 불균형.. 교단들 대책 기구 조차없다
  • 승인 2001.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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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만여명의 목회자들이 배출되고 이들 중 70%는 사역지를 찾지 못한 채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을 실업자로 생활하고 있다. 목회자 과잉 배출은 과도한 교회설립으로 목회자끼리 지나친 경쟁의식을 유발시키고 교회의 권위와 신뢰성을 상실시키며, 생계를 수단으로 한 목회를 하게 함으로써 결국 기독교선교에 악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신학교 졸업생들 가운데 70% 이상이 사역지를 찾지 못하고 있고, 부목사를 구하는 교회들마다 1백 통의 이력서가 쌓이고, 사역지를 기다리는 일꾼들은 도서관에 진을 치고 앉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교회는 1년에 몇 명의 목사 후보생을 배출하고 있는지 통계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회 후보생 매년 1만명 배출
지금 한국교회는 28개의 신학대학 대학원에서 2천5백명 내지 3천명의 목사 후보생들을 배출하고 있으며, 2백 여개의 신학원에서 2천 여명, 개 교회나 노회 차원에서 운영하는 무인가 신학교에서 5천 여명 등 총 1만 여명의 목사 후보생들을 배출하고 있다.

통합측 바른목회실천협의회에 따르면, 장신대학원은 신대원 5백50명, 목연 5백명으로 1천명이 배출되고 있으나, 이에 반해 목회지는 은퇴자가 3백 여명, 개척이 2백 교회로 그쳐 매년 5백 여명의 목사 후보생은 사역할 자리가 없는 실정이다.

합동측 총신대학원도 석사과정, 연구원과정, 지방신학교 출신 졸업자 등 8백 여명의 목사 후보생들을 배출하고 있지만 졸업생 중 일부만 자신들이 사역할 곳을 마련했을 정도이고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동안 사역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계속 공부를 한다든지 또는 기독교 관련 직장을 찾고 있지만, 그도 만만치 않다. 감리교도 감신대와 목원대, 협성신학대학에 배출한 목사 후보생들이 3백50명에 이르고 있다.

90년대, 수급 불균형 시작
사실 목회자 수급 불균형문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90년대 이후로 교회 성장이 정체되고 교회의 대형화에 다른 개척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부터이다. 실제 통계상으로도 60년대의 교회 성장률이 41.2%였던 것이 70년대에 들어와서는 12.5%로, 80년대에 와서는 4.4%로 감소했다. 그리고 90년대 초엔 3%로까지 낮아지고 결국 중반엔 1% 이하의 성장을 보였다.

예장통합총회 경우를 보면 지난 93년 이후 교회수는 8백여개 늘어난데 비해 목사 증가수는 4천여명으로 4-5배 증가했다. 예장합동측도 93년 5천4백여 교회가 6천4백 교회로 1천 교회가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목회자수는 6천명에서 1만 명으로 10배나 증가했다. 98년 봄 노회 이후 각 노회별 목사수에 따르면 8천8백59명 중 무임목사가 8백43명이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노회들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런 목회자 과잉 배출은 과도한 교회설립으로 목회자끼리 지나친 경쟁의식을 유발시키고 교회의 권위와 신뢰성을 상실시키며, 생계를 수단으로 한 목회를 하게 함으로써 결국 기독교 선교에 악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한국교회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특별한 대책이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하다. 황성철교수(총신대신대원)는 “3년 전에 목회자 수급 문제를 연구했지만 대안을 내 놓기엔 역부족이었다”고 고백했다. 황교수는 교단 책임자들이 목회자 수급 불균형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총회 차원에서 대책이 나오지 않는 것이고 그 흔한 조사연구회 조차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목회자 수급 조절의 피해자인 목사 후보생들의 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즉 농어촌 지역엔 목회자가 없어 한 명의 목사가 여려 곳을 돌보고 있지만 이 곳을 지원하는 목사 후보생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 하다는 것. 그리고 대도시에서 목회 하는 것을 성공의 척도로 여기고 있다.

목회자 수급 조절 대책 없는가
손인웅목사는“목회자 수급 계획에 따른 신대원 학생 정원 조절이 필요하다. 더구나 이제는 각 신학대학교가 신대원을 설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총회의 신대원 졸업 정원을 엄격하게 정하여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또 다양한 분야의 전문 목회자 양성(교육, 사회복지, 특수선교영역, 행정, 음악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일부에선 목회자 수급 조절를 위해선 교단적 차원에서 군목이 없는 지역 부대에 민간인 군목을 파송하거나 기독교학교에서의 교목활동 정도가 아니라 공교육기관 및 국공립 대학이나 사립대학에 학원선교사를 파송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요구된다. 아무튼 목회자 수급 불균형 문제는 개인적인 소견이나 어느 교단의 ‘장’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한국교회 전체가 나서야 해결될 문제인 것이다.

한 중형교회의 목사는 “60이 되면 은퇴하여 젊은 목회자에게 교회를 물려 줄 계획”이라고 밝히고 “목회자 개인의 욕심을 버리고 젊은 후임자를 키우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수급 불균형 문제가 목회자 욕심에 의한 인위적인 것임을 시사했다. 총신대 김의원총장도 총장 취임 기자 회견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목회자의 길로 가는 것 보다는 기독교적 세계관을 갖고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인재를 배출하도록 하겠다”며 젊은 목회자들이 교회를 개척할 수 있도록 교단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도와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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