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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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를 요구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라
  • 승인 2003.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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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우리는 우리사회의 저변을 흐르고 있는 민심의 일단을 실감나게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가졌었다. 그것은 대통령 선거에 나타난 이변성과 사회민심의 외면과 내면의 흐름을 정확하게 표출시킨 현상이다.

이번 대선에 나타난 국민의 욕구는 한마디로 변화였다. 기성세대들이 서로가 변화를 목말라하고 있으면서도 타성에 젖고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기를 주저하고 엉거주춤하고 있는 동안 변화의 물결은 젊은층의 세대들로부터 물꼬를 트게 만들었다.

젊은이들이 선거판에 나선 이유
그들은 우리사회가 이제는 변화할 때가 되었다는 강한 메시지를 남기며 거리를 누볐다. 그 마음들을 우리는 추운 날씨에도 두 여중생 추모물결에 휩쓸려 서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지금 우리는 오늘의 이 젊은 세대들이 우리사회를 향해서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고 있는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지금까지 선거사상 젊은이들이 이번처럼 전면에 나선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거리로 나섰으며 왜 행동으로 옮겼으며 왜 선거판에 뛰어들었는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것은 한마디로 변화의 욕구에서 출발한다. 오늘 젊은세대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왔다. 그런데 그 변화에 둔감한 기성정치인들과 기성세대들의 구태의연함에 그들은 더 이상 머뭇거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것은 비단 우리사회의 모습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 한국기독교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밖에 없는 당면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성도들은 누구인가
오늘 목회자들은 매주 교회에 모여드는 성도들에게 설교를 한다. 그러면 그 모여드는 청중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이 변화하는 세상의 한복판에서 그 변화를 주도하는 일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전문인들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주인공들 앞에서 목회자들은 매주일 설교를 하고 있다. 그러면 그 설교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것은 역설이기도 하지만 그 설교자들은 한결같이 시대의 변화에 가장 둔감한 사람들이다.

그 둔감한 시대적 안목과 의식에서 나오는 설교와 대화에서 오늘의 청중들은 과연 무엇을 느끼며 무슨 공감을 하며 교회의 문을 나설 때는 어떤 생각을 하며 돌아갈 것인가. 그들은 공감 안되는 설교와 숨막히는 교회구조 그리고 권위적 신앙체계 등 오늘 교회가 안고 있는 이 모순된 환경에서 두발을 걸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왜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가
주 5일 근무제가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고 안위했던 교계의 안일한 의식이 이제 파고치며 밀려오는 물결처럼 본격적으로 교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 젊은 커풀들은 금요일 오후가 되면 퇴근과 함께 서울 근교 스키장으로 달려간다.

그리고 월요일 아침 직장으로 곧바로 출근해 버린다. 이미 그 스키장에도 간이식 교회는 존재한다. 그곳에서 간단히 예배를 드리면 한주간 마음 편하게 얼마든지 지날 수 있게 된다.
오늘 교회는 이같은 세태풍조를 재빨리 읽어나가야 한다. 머지않아 교회를 등지는 386세대와 젊은이들을 붙잡기가 더 어려워 질 것이다.

교회를 이해 못하는 젊은 세대들
오늘의 세대는 교회안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제들과 갈등의 요인들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연합기관의 통합이 왜 안되는지, 교단과 교파가 왜 나뉘어져야만 하는지, 목사와 장로가 왜 갈등을 해야만 하는지 그리고 교회는 왜 시대의 변화에 그렇게도 둔감한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그런 모습들이 진정한 신앙의 모습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기에 그들은 마지 못해 교회를 떠나야하는지 모른다. 새해는 우리사회가 더 무서운 기세로 변화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

또 자기혁신의 요구도 더 거세어질 것이다. 새물결에 합류하지 않으면 떠나가는 젊은 세대들을 영영 붙잡을 수 없는 결단이 요구되는 한해가 될 것만은 틀림없을 것 같다. 새해에는 바로 이 변화하는 시대를 재빨리 읽고 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오히려 그 변화를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이끌어나가는 변화의 조타수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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