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영성과 부활신앙으로 신앙과 삶의 체질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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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영성과 부활신앙으로 신앙과 삶의 체질 개선하라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3.03.26 16: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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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교회가 회복해야 할 기독교 신앙의 원형은 무엇인가

▲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비참한 모습은 가장 보편직인 기독교적 이미지가 됐다. 십자가형은 예수가 견디지 않으면 안되었던 고난과 고통을 나타내기 위해 오랫동안 많은 화가들이 그려온 주제였다. (그뤼네발트의 '십자가형')
한국교회 문제 문제의 핵심은 ‘세속화’, 신학과 목회현장 성경적 검토 필요
신앙의 고결함 증거하고, 주님 앞에 자신을 복종시키는 복음의 진수 경험해야

지난 1980년대까지 이른바 ‘교회성장’의 기쁨을 만끽했던 한국 교회. 이제는 교회의 존립기반마저 흔들리는 안타까운 상황에 봉착했다. ‘제2의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럽 교회와 같이 몰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듯하다.

물질과 명예, 권력의 우상에 사로잡힌 것 같은 한국 교회. 성적 타락으로 인한 차세대 지도자들의 몰락, 성도들의 헌금을 담보로 한 무분별한 교회건축과 신앙공동체 붕괴, 목회자와 목회자, 목회자와 성도 간 벌어지는 각종 고소고발 사건이 난무하고 있다. 두 세 사람 이상이 모인 곳에서 ‘교회’나 ‘목사’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칭찬과 격려는 온데간데없고, 온통 쓴소리들만 쏟아져 나오는 형국이다.

왜 이렇게까지 한국 교회가 추락하는 것일까. 목회자와 신학자 누구나 할 것 없이 원인으로 지적하는 것은 바로 ‘세속화’다. 하나님 없는 삶, 인간중심의 불경건과 불의인 ‘세속화’가 한국 교회 저변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세속화가 이미 신앙 위에 있는 것이다. 한국 교회에 신학이 없기 때문에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는 지적도 많다.

안명준 교수(평택대)는 “한국 교회의 모든 문제는 신학적 관점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개인구원을 중시한 보수적인 신앙과 사회구원을 주장하는 진보적 신앙과 같은 극단적 이원론을 비롯해 오직 말씀, 오직 은혜, 오직 은혜를 강조했던 종교개혁자들의 정신에서 이탈하는 모습, 교회의 내면적이며 영적인 면을 강조하기보다는 외형적인 요소와 조직과 행정 등 제도적인 요소들을 강조하는 목회현장, 교회세습, 교회 외형적 대형화, 개교회주의, 기복적 신앙, 목회자의 윤리 실종 등의 안타까운 현상들은 모두 신학의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한국 교회는 잘못된 이원론의 세계관을 버리고 삶의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주권사상을 강조해야 한다”며 “하나님 나라는 이 땅위에서 분리돼 내세에 가는 곳이 아니라 바로 이 땅위에서 종말론적으로 실현되어가는 과정임을 교회에서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나님의 은혜, 주님의 권위, 말씀의 권위, 성령님의 권위가 시행되는 목회의 회복, 목회자의 카리스마와 맹목적 권위를 강조하기보다는 목회자의 참된 기능과 평신도들의 은사에 맞는 교회의 참여, 교회의 사명을 감당하도록 한 감시와 철저한 비판, 교회에 대한 사랑과 기도 헌신, 봉사를 통한 교회 성장, 현세 중심적 구원의 축복이 아닌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돼 가는 축복의 강조, 목회자의 신앙과 윤리의 조화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한국 교회는 성경의 권위를 올바르게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신학과 목회현장을 성경을 통해 검증함으로써 참된 교회를 위한 올바른 신학과 신앙의 모습을 회복해야 한다. 모든 것은 십자가에 달려있다. 즉, 한국 교회는 ‘고난의 영성’ 회복과 참된 ‘부활의 신앙’을 추구해야 한다.

사실 고난의 영성은 ‘자기비움’이라고 볼 수 있다. 물질과 권력, 명예에 대한 과도한 욕망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오세택 목사(두레교회)는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구원의 삶이 한국 교회 안에서 사라진 것 같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한 바 있다.

특히 “자신의 욕망과 욕심대로 살려는 타락한 인간의 본성 때문에 한국 교회가 잘못된 길을 걷게 된 것”이라며 “자기주장, 자기욕망을 포기하지 않고는 개혁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권력집단으로 전락하고, 교계가 교권투쟁을 위한 장이 된 상황에서 ‘자기비움’은 개혁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고난의 영성은 스스로 문제가 있음을 깨닫고 성찰하는 작은 노력들도 동반한다. 고난은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여금 영혼을 더욱 견고하고, 더욱 고결하며, 성결하게 만들어준다. 과거 기독교 역사에서 나타났던 모든 경건운동은 이와 같은 고난의 영성을 찾으려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 안실일 다음날 아침 몇몇 예수의 여제자들이 예수의 몸에 기름을 바르기 위해 무덤에 왔다가 무덤이 비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 때 한 천사가 그들에게 나타나 예수가 했던 약속, 곧 자신은 사흘 후에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했던 말씀을 상기시켜 주었다.
사실 ‘고난’은 고통, 괴로움, 아픔, 환란, 억압, 괴롭힘, 허용, 떠남, 외로움 등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대체적으로 정신적 고통을 말하긴 하지만 육체적 고통을 뜻하기도 한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고난은 조금 다르다. 더군다나 성경은 고난을 경험해아 한다며 고난이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보통 죄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정의하기도 하지만 진정한 회개와 신앙, 다른 사람의 형벌에 대한 대속적 담당, 보다 더 큰 악을 막기 위한 하나님의 경고, 그리스도와 같이 되고자 하는 훈련 등 신앙안에서 반드시 경험해야 하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성경이 강조하는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적 고난’이다. 모든 사람을 대신해 죽임을 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고뇌, 희생적인 모습을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고난을 통해 모든 것을 이루셨다. 고난은 모든 인간들의 죄를 이기신 하나님의 능력이 됨을 몸소 보여주셨다.

또한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진정으로 헌신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새로운 품성을 얻은 그리스도인이라 할지라도 과거의 악한 본성은 남아있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날마다 육신을 따르려는 유혹들과 싸워야 한다. 끊임없는 회개와 부단한 복종의 삶이 바로 고난의 영성이다.

자신은 완전하고 이상적인 삶을 살지 못한다는 것과 하나님의 은총을 떠나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하나님의 말씀 앞에 자신의 생각과 삶을 복종시키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겠다는 자기고백이 바로 고난의 영성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가 그동안 물질과 권력, 명예와 같은 세속적 가치를 탐닉함으로써 총체적 위기를 맞았다면 이제는 하나님 나라를 위해, 정의를 위해, 복음을 위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써 고난에 기꺼이 동참해야 한다.

구약 성경에 나타난 욥의 경우 강렬한 고난을 통해 하나님에 대한 신뢰의 고결함을 증거했다. 욥이 받은 고난은 죄에 대한 심판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증거로써 고결함을 시험하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의 고결함을 시험할 수 있는 것도 바로 고난이다. 고난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실한 믿음의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디트리히 본 회퍼는 “기독교 신자는 그리스도와 같이 이 세상에서 자신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타인을 위한 존재”라며 십자가 신학, 십자가 영성은 고난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장)는 “한국 교회는 고난을 통한 인간 내면의 성숙과 하나님과의 만남을 제시해주어야 한다”며 “한국 교회가 처한 모든 어려움과 고난들은 하나님이 다시 우리를 부르시는 방식이다. 고난 속에서 자신의 잘못과 죄, 한계를 깨닫고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마음의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기심의 극복, 자기와의 선한 싸움 등은 고난을 통해 성화된다. 이웃에 대한 사랑과 헌신도 자기 고난(희생)이 필요하다. 기독교 설교의 핵심이 십자가라면, 십자가 정신은 곧 이웃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고난이다.

고난 중에 인내하며 살았던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적 삶을 기억하면서 그 분의 발자취를 따르는 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한국 교회가 추구해야 할 고난의 영성이다.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권능과 그 고난에 참예함을 알려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빌 3:10)라는 말씀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고난의 영성과 함께 추구해야 할 것은 바로 ‘부활신앙’이다. 부활신앙은 자신의 나약한 모습, 잘못된 모습을 예수 그리스도 앞에 철저히 복종시키는 것이다. 사망권세, 어두움을 물리치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앞에 자신의 모든 것들을 포기하고 엎드려 복종하는 것이다.

성경이 말하는 부활은 ‘삶의 변화’다. 자신 안에 예수 그리스도가 거주하고 계신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다짐을 현재의 삶 속에 현실화시키고, 구체화시키는 것이 바로 부활신앙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의 영광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필연적이다.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 철저히 복종해야만 가능하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 5:17). 이 말씀은 부활신앙을 실현하기 위한 성경적 기준이다. 부활신앙은 사단의 권세, 암흑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이 충만한 삶, 어떠한 고난과 역경도 기꺼이 뛰어넘을 수 있는 기쁨의 삶을 사는 것이다.

2013년 부활주일을 맞아 한국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은 다시금 부활을 사는 사람들의 ‘영적 공동체’로 거듭나는 역사를 체험해야 한다. 한국 교회가 고난의 영성과 부활신앙을 추구하는 한 교회 개혁과 변화는 가능하다.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의 영이 너희 안에 거하시면 그리스도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이가 너희 안에 거하시는 그의 영으로 말미암아 너희 죽을 몸도 살리시리라”(롬 8:11).

고난의 영성, 곧 십자가의 영성과 부활신앙은 복음의 진수이며, 한국 교회가 추구해야 할 기독교 신앙의 기본이며 원형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 교회를 향해 계속적으로 쏟아지고 있는 비판과 지적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해 신앙의 체질개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면, 그 시작은 고난의 영성과 부활신앙에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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