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핵무기는 인간의 파멸 초래" 수차례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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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CC "핵무기는 인간의 파멸 초래" 수차례 경고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3.03.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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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북한의 3차 핵실험과 평화공존을 위한 교회의 과제

WCC의 평화주의 입장

1946년 2월 WCC 창립준비위원회의 문서는 핵에너지를 발명한 인간의 승리는 인간의 파멸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또한 인간이 바뀌지 않으면 우리의 문명은 소멸하게 될 것이라고 일찍이 핵무기에 대한 경고와 비판을 담고 있다. 1948년에 열린 암스텔담 회의는 이전의 옥스퍼드회의 때보다도 더 구체적으로 전쟁에 대하여 반대를 하고 있다. 특히 파괴를 수반하는 어떠한 현대 전쟁도 정의로운 전쟁이 될 수 없다고 함으로써 창립총회부터 분명하게 정당전쟁론을 배격하고 평화주의적 입장을 취하였다. 이 총회는 평화주의를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고 말함으로써, 전쟁에 대한 평화주적 입장을 분명히 하였다.

WCC의 핵실험 반대 선언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동서 냉전의 시대에 WCC의 주된 관심은 군비축소에 관한 것이었다. 또한 1951년 8월 1일 국제위원회 실행위원회 성명서에서 한국전쟁이 세계대전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하면서 핵무기의 사용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경부터 미국과 소련은 각기 동맹 국가들과의 군사적 유대를 강화하여 무기와 군사력을 증대하고 대결을 준비하는 냉전체제로 돌입하게 되었다. 1954년 이후에는 유럽에서 나토와 바르샤바 조약기구 등 동서유럽의 군사동맹체제가 이루어지며, 미국과 소련은 모든 노력을 다해 핵무기의 개발은 필연적으로 핵무기 실험을 동반하게 되며 공중이나 해저, 지하에서의 핵무기 폭발실험은 자연히 인근 주민들이나 자연 생태계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나 소련 안에서 군축을 논한다거나 핵실험 금지 및 사용을 논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1954년 에반스톤에서 열린 WCC 총회에서 “세계교회협의회 호소”라는 문서가 채택하여 핵무기 사용금지를 강력하게 세계에 요청하였다.

이 호소문에서는 분열된 세계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 단계는 우선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사용하겠다는 위협을 포기하는 선언이었다. 1961년 11월 19일부터 12월 5일까지 뉴델리에서 '예수 그리스도 세상의 빛‘이라는 주제로 모인 WCC 3차 총회는 계속해서 핵실험 금지 문제를 논의했다. 이 논의에서는 핵무기의 사용이 결코 기독교 복음의 요청과 합치할 수 없다는 명제를 분명히 했다.

미국과 소련의 대량보복 전략을 비판하는 내용이 있었다. 그러나 핵무기 배치와 사용전략을 현실적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뉴델리 총회는 “모든 정부와 국민들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통해서 핵실험의 검증된 중단을 미소 양 대국에 촉구했다.

마침내 1963년 8월에 핵무기 실험 금지조약(Treaty banning nuclear tests)이 체결되었다. 1965년 WCC 중앙위원회의 문서에서도 계속 핵무기 확산금지, 지하 핵실험 금지, 핵무기 제공 제한 조치, 비핵지대 설정의 주장들을 계속해서 실었다. 1982년 11월 암스텔담에서의 ‘핵무기들과 군축’에 관한 세계교회협의회는 국제적 공적 청문회를 열도록 하였다. 여기에서 출간된 보고서는 전술발전과 군비경쟁 그리고 군비통제정책과 군축방식들 및 핵무기들이라는 구조문제들을 상세히 다루었다.

제7차 WCC 캔버라 총회(Canbera Assembly)는 호주의 캔버라에서 1991년 2월 7일에서 20일까지 “성령이여 오소서, 만물을 새롭게 하소서”라는 주제로 열렸다. 이 캔버라 총회에서는 그동안 난제였던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교회를 회원국으로 가입시키고, 북한의 조선그리스도 연맹 대표들을 옵서버로 참석케 하여 예배를 드리고 교류했다는데 그 의미가 있었다.

WCC의 역할과 의미

지금까지 세계교회협의회는 핵 문제에 대해서 철저히 평화주의적 입장에서 핵 실험과 핵전쟁,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반대적 입장을 고수해 왔다. 따라서 이러한 측면에서 북한의 핵 실험과 개발은 교회가 반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한편으로 교회는 두 가지 사항을 세상에 요구해야 한다. 첫째, 우리가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를 다룰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북한의 핵문제의 심각성만 가지고 접근하고자 한다면 문제의 중심을 벗어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문제와 더불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들, 중국, 미국, 러시아의 핵무기와 그리고 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면서도 대량의 핵물질을 보유한 일본에 대해서도 같이 평화주의 입장에서 동시에 같이 거론하고, 이들 국가들에 대해서도 비핵화를 요구하여 한반도를 핵 안전지대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둘째, 지난 남북한, 중국, 미국, 러시아, 일본이 참여한 6자회담은 실망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어렵게 도출된 비핵화 합의안도 여러 가지 이유로 제대로 이행되지도 못했다. 한반도의 핵 위험 증가는 한편으로는 북한의 태도도 문제가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북한을 비롯한 회담에 참여했던 당사자들이 회담 진행과 합의 과정에서 서로의 합의 사항들을 번번이 뒤집어 버린 결과라는 점이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세계교회협의회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협상 당사국들에게 비핵화 협상의 성실한 참여와, 합의된 내용의 성실한 이행을 협상 당사국들에 지속적으로 요구해 나가야 한다.

세계교회협의회는 총회나 교회도 아니며, 구속력이나 법적 효력을 가지고 있는 단체도 아니다. 그러나 벤쿠버 선언이나 나이로비 선언부터 교회들이 자기의무로서 세계교회의 선언문들이 진지하게 수용되어지고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은 핵문제과 평화문제에 대하여 정치권을 비롯한 다른 영역에서도 세계교회협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고영은 박사 / 연세대 기독교윤리학 박사, 몽골목회자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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