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선교 맞춤형 모델 ‘성경적 상생’으로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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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선교 맞춤형 모델 ‘성경적 상생’으로 가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2.10.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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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CCC 파수꾼 구원준 선교사

복음화율 1%. 현재 일본의 영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수치다. 일본 선교의 어려움을 온 몸으로 맞서며 28년째 사역을 해온 선교사가 있다.

일본 후쿠오카대학생선교회 사랑방선교센터 대표를 구원준 선교사. 그는 한국CCC 설립자 고 김준곤 목사의 비서실장으로 사역하다가 1985년 일본CCC 재건을 위해 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27년째 사역을 해오고 있다.

파송 당시 일본은 전후 상처를 모두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경제 번영을 구가하고 있었다. 부동산 가격도 하늘 모르고 치솟았다. 우스갯소리로 ‘동경의 23개구(區) 땅을 다 팔면 미국 본토 전체를 다 사들이고도 남는다’는 말이 나돌았다. 부자 나라로 파송 받는 선교사는 어떤 마음일까?

그는 “이런 부자나라로 가야하는 나의 개인적 상황은 당시 받던 월 370여 달러 봉급의 5배나 되는 후원금을 모금하는 것이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녹록치 않은 형편에 기준의 5배나 되는 후원금을 모금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을 터. 그럼에도 그는 일본 선교를 믿음으로 순종하고 헌신했다.

일본에 처음 와서 그가 맡은 사역지는 와세다 대학이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개인전도부터 시작했다.
“다른 선교 단체는 처음 온 선교사에게 무조건 2년간은 언어 공부를 하게한다. 하지만 우리는 일본CCC 재건이라는 작전명령을 수행하듯이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을 거친 후 집도 구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어 몇 마디 아는 4영리를 들고 선교현장으로 나갔다.”

그렇게 구 선교사는 3년 반 동안 와세다 대학에서 전도자 생활을 했다. 그는 주3일 대학에서 전도를 하고 할 수 있는 데로 많은 학생을 만났다. 일본에 간 이듬해 신입생 전도를 통해 10명 정도의 학생을 얻었다. 그리고 작지만 순모임이 시작됐고 사역의 열매가 생겨났다.

사역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10여 년 전 일본 선교지에서 아내를 하늘로 보냈다. 하지만 20여 년 동안 수고한 그는 현재 후쿠오카에 복음센터를 설립하고 10여 명의 선교 동역자들과 함께 캠퍼스 사역, 일본교회 지도자 훈련, 미전도지 개척 지원, 단기선교팀 지원 사역 등의 성과를 냈다.

특히 단기선교 사역에는 해마다 여름방학을 맞아 20여 교회 700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복음센터를 통해 꺼져가는 일본 선교의 불쏘시개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일본은 선교하기 어려운 나라로 꼽힌다. 구 선교사가 진단하는 일본 선교의 어려움은 전도의 패배주의와 내향화 현상, 한국보다 더 많은 교단 교파에 개교회주의와 일본교회의 폐쇄성과 영세성 등이다.

그는 “교회 성장론에 대한 피곤증과 실망 그리고 빈약한 전도의 열매, 복음주의와 은사파들의 갈등이 큰 요인”이라며 “젊은이 전도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 등으로 젊은이들을 잃어버린 점도 일본 선교의 어려움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진단뿐만 아니라 대안도 필요하다. 구 선교사는 일본 교회의 회복을 위해서 ‘성경적 상생’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선교의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 교회가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본 복음화를 위해 한국의 대형 교회들이 많은 이벤트를 열었다. 또 방송을 통한 선교도 했다. 하지만 큰 결실을 맺지는 못했다”면서 “이제 한국과 일본의 교회 및 선교단체가 힘을 모아 일본 교회가 수용할 수 있는 선교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장하는 상생 선교는 상호 신뢰를 통한 양보와 참여다. 그는 “일본 선교에서 외통수는 없다. 한두 사람, 단체나 조직이 열심히 해서 되는 곳이 아니다”라며 “상호 신뢰와 가진 것을 스스로 공유하는 신앙과 ‘형님 먼저’같이 양보하는 마음으로 상생에 동참하는 게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선교에서 과거사 문제는 항상 불씨처럼 남아 있다. 그는 “한일관계는 언제 깨질지 모르는 유리잔과 같다. 일본 교회와 양심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한일 교회 상생선교 생태계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열풍도 새로운 선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구 선교사는 “이전보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진 일본인들이 많아지면서 많은 교회들이 한글강좌로 전도의 기회를 삼고 있다”면서 “전에는 상상할 수 없는 기회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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