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아, 옛날이여!
상태바
기자수첩- 아, 옛날이여!
  • 승인 2001.03.0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독지도자들이 앞장서 조선의 독립을 외치며 대중을 이끌었던 3·1절이 올해로 92돌을 맞는다. 많은 교회와 교계단체들이 앞다투어 성명을 발표하며 독립운동 운운하고 있지만 왠지 씁쓸하다.

2·8독립선언, 3·1운동으로 이어진 대한독립 운동의 진두지휘를 맡았던 기독교지도자들. 외국 선교사를 통해 한국에 확산된 개신교는 교육과 의료사업을 펼치며 한국의 근대화에 앞장섰고 70년대와 80년대를 넘어서면서 민주화운동을 이끄는 등 사회적 여론을 선도하며 정신적 지도층으로 자리를 잡아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이렇게 폭넓은 영역에 영향을 끼치며 사회분위기를 주도했던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소외당하기 시작했다. 각종비리에 기독교인이 연루되고 일부 대형교회의 목회세습 등 교회의 모습이 드러나면서 교회를 바라보는 시각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갱신을 외치며 일부 젊은 목회자들의 건강한 목소리가 간간이 들리기는하지만 많은 목회자들이 복지부동이다. 성장주의와 물질주의의 환상에 빠진 일부 목회자들의 이기심이 헌신적으로 하나님의 사역을 하는 다수의 목회자들을 흠집 내고 있다. 그나마 목회세습반대운동, 헌금바로사용하기운동 등 일반 평신도들의 활약에 위안을 삼을 수 밖에 없는 형편. 이러한 평신도들의 외침에 곁길로 가던 목회자들이 돌아오기를 기대는 해보지만 말이다.

국가와 민주를 위해 차가운 형장에 이슬로 사라졌던 선조들의 고귀한 희생을 한 번 곱씹어야 할 것이다. 민족의 지도자로 사회를 계몽했던 그들의 신앙과 헌신을 배우기위해 한국교회는 옛날로 돌아가야 한다. 이 의미있는 3·1절을 맞이하면서 오늘의 한국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의 사명을 감당하는지 자기를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하지 않을까?

김광오(kimko@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