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기증 10년-기증희망자 6만여명, 괄목할 성장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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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기증 10년-기증희망자 6만여명, 괄목할 성장 보여
  • 승인 2001.03.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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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증기증자 65%가 기독교인…장기이식에 대한 인식 전환 ‘성과’
기증자 사후관리, 장기기증의 신학적 규명 등 체계정립이 과제로 남아

생명나눔의 실천운동으로 자리매김한 장기기증운동이 10년을 맞이했다.

지난 91년 박진탁목사를 주축으로 발족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는 장기이식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에 장기기증 및 이식이 활발하게 진행되던 선진국의 사례를 도입 사랑·생명·나눔정신을 근간으로 장기의식에 관한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도입 당시 유교적인 풍토가 만연해 있던 국내정서에 잘 맞지 않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격었지만 첫해 기증등록자 수가 3,692명에서 2000년에는 66,180명으로 늘어날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교회를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펼쳐진 장기기증 홍보에 따라 전체 557명의 신장기증자 중 기독교인이 65%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이는 목회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기독교인들이 경제적인 성장과 함께 그리스도 사랑나누기를 몸소 실천하는 모범을 보인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장기기증본부측의 신장기증사례(575건) 분석에 의하면 기증자는 여성(231)보다 남성(344)이 더 많았으며 기증동기는 가족기증(167)보다 무혈연 기증(408)의 사례가 많아 신앙과 이웃사랑실천의 순수한 동기에서 기증에 참석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이밖에도 연령별로 40대가(203) 거주지역으로 서울(170)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직업별로는 주부, 회사원, 자영업순으로 나타나 장기기증에 참여하는 대부분이 공동체 사랑을 실천하는 서민층의 참여가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기증운동본부측은 뇌사에 대한 논란이 많았던 시절 민간단체에서는 처음으로 ‘장기이식법 초안’을 만들어 정부를 상대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장기등이식에 관한 법률’ 제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또한 장기기증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운전면허증 등에 ‘장기기증의사표시제도의 시행’ 영세한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해 인천, 서울, 부산에 사랑의 인공신장실을 개원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그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

그러나 사랑의 불꽃을 이어가는 장기기증운동에도 몇 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우선, 각막이나 간 등의 이식은 뇌사 등 사후기증을 원칙으로 하고있지만 신장이나 골수 등은 살아있는 동안에도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술후의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물론 기증희망자에 한하여 수 차례의 정밀검사를 통해 시술여부를 결정하고 있으며 희망자 10명중 1명 정도만 적합자로 판단될 정도로 경우의 수가 적지만 시술은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시술후의 부작용이 크게 보도된 바 없다고 해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리나라에는 기증자의 사후관리에 대한 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산발적인 논의가 있기는 하지만 법제정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어 대안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한가지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장기기증의 신학적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장기기증운동이 10년간 이어오면서 활발한 교회홍보로 기독교인의 참여가 두드러진데 반해 명확한 성경적인 해석은 없지 않았냐는 지적이다. 단순히 그리스도의 사랑실천이라는 명분만으로는 개인의 희생이 따르는 장기기증운동을 확대 권장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의견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창립 10년을 맞아 회원간 결속을 다지며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장기기증운동본부. 제기되는 몇 가지 과제들을 보완해 보다 업그레이드 된 생명나눔 실천운동을 기대해본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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