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의 관점’에서 한국 교회사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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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치의 관점’에서 한국 교회사 다시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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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6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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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교성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지난 반세기를 돌이켜볼 때 한국 장로교회 간에 성공적인 재통합의 경우는 거의 없다. 재통합의 문제는 성격, 특히 분야에 대한 다양한 성격에 따라 상이하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 장로교 재통합의 경우, 교회 구조적 일치 모델보다는 교회 간 협력의 모델이 압도적이다. 가령 한국장로교협의회가 주최한 ‘95 한국 장로교 연합과 일치운동 자료집’에 나타난 입장들을 보면 교회 간 협력 모델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장로교단은 먼저 스스로 보다 객관적이고 자기비판적인 교단사를 쓸 필요가 있다. 이후에 이런 각 교단사를 기반으로 보다 넓은 역사 기술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런 교단사를 기반으로 장로교회사를 공동 집필해 한국 장로교회의 공동 인식을 고취하고, 가능한 경우 보다 밀접한 교회 간 협력과 교회 일치로 나아가도록 한다.

또한 장로교회사를 기반으로 한국교회사를 분열의 관점이 아닌 일치의 관점에서 다시 쓸 필요가 있다. 장로교회가 교회 분열의 문제를 가장 심각하게 나타내지만, 이 문제는 장로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가령 장로교회 이외의 교회 분열이 심각하게 나타났던 성결교회의 경우, 그 역사를 교회 분열과 교회 일치를 다루지 않고는 기술하기 어렵고, 이 분야에 관련돼 부정확한 역사 기록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에큐메니칼운동 자체에 대한 입장과는 상관없이 에큐메니칼운동의 전반적인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한 각 교단사, 한국교회사를 정확하게 쓰기란 쉽지 않다.
교회 재통합의 문제는 결코 역사 다시 쓰기로 국한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은 역사 만들기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것들을 제안한다.

첫째, 교회 간 협력을 활성화해야 한다. 한국 교회의 초교파적 연합 가능성이나 한국 장로교회의 교파 내적 연합 가능성은 한국기독교백주년 등을 통해 상당한 가능성을 나타냈다. 가령, 한국기독교백주년기념사업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발전되어 나갔다. 그러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나 한국장로교협의회 모두 아직까지 한국장로교회 재통합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비록 교회 구조적 일치까지는 나아가지 못하더라도, 교회 간 협력을 활성화할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상호 신뢰와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 가령 2013년 세계교회협의회 총회 한국 유치에 대해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을 오히려 세계교회협의회와 세계교회협의회 회원 교단이 통합측과 기장측을 제대로 이해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교회 일치를 보다 구체화해야겠다. 한국 장로교회의 경우 정말 교회 일치는 불가능한 것인가? 그 가능성과 필요성에 대한 연구와 공감대 형성 등이 요청되고 있다.
한국 내부만을 들여다 볼 때, 교회 분열이 주류를 이루지만, 눈을 조금만 밖으로 돌려도 교회 일치가 드물지 않다. 특히 여러 가지 어려움과 온전하지 못한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장로교회를 설립한 모교회격인 교회들이 모두 연합교회가 됐다는 사실은 되새길 필요가 있다.

교회 일치와 교회 협력의 역사를 더욱 구체적으로 배우기, 그런 관점에서 역사 쓰기 및 역사 만들기가 어느 때보다 요청되는 시기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연합교회의 설립은 장기간에 걸쳐, 하나님의 은혜에 의해 당사자들의 확신을 통해 이뤄져 나갔음을 기억하면서 조급함도 떨쳐버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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