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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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심각한 병리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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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6.1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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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나라의 재정규모가 커지면서 늘 바람직한 현상만 나타는 것은 아니다. 우리사회가 경제발전을 위해서 땀흘리고 일할 때 경제가 성장하면 훨씬 좋은 환경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희망을 누구나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기대도 컷고 그 기대 때문에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외국의 노동판을 누비고 다니면서 땀을 흘렸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 경제대국의 대열에 설 만큼 꿈을 이루었다. 3,40년 전에 비하면 참으로 꿈같은 현실을 우리는 일구어 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우리는 우리사회에 나타나는 병리현상들을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 심각한 병리현상 가운데 하나는 생각없이 져지르는 성폭력 사건이다. 그것도 10여세 된 초등생 어린 아이들을 상대로 한 난폭한 성범죄이다. 얼마전 온 나라를 분노케 하였던 나영이 사건의 충격이 가시지도 않았는데 똑같은 사건이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초등학고 교정에서 끌려가 대낮에 저질러졌다. 어떻게 인간이 이 정도로 짐승화되어 갈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우리사회가 그만큼 중증 병리현상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디에서, 무엇에서 이같은 문제들이 기인된 것일까. 그때마다 진단과 처방이 내려지지만 며칠 있으면 모두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또 재발되는 반복현상을 우리는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오늘 이런 현실이 아주 두렵게 느껴진다.

또 한가지는 불신 풍조이다. 오늘은 진실이 없다. 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도 않는다. 정부의 말을 국민이 그대로 믿으려하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극단의 불신이 천안함 사건이다. 어느 대학교수는 젊은이들과 대화해 보면 이 불신풍조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기고하였다. “천안함 사건은 미국이 훈련중에 쏜 것을 북한에 뒤집어 씌우는 거다, 좌초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배 밑면을 깔끔하게 해 놓았다,

지방선거에 이용하려고 정부가 자작극을 벌린 거다”. 설마 선거에 이기려고 46명이나 되는 생명을 죽인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하는 교수에게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며 수백만명의 국민들의 목숨도 아랑곳 하지 않는 사람인데요”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이같은 불신풍조를 어떻게 치유하고 어디서부터손을 써야 할지 망연스럽기 그지없다.

이 나라가 이렇게 불신풍조로 가득하게 된 것은 우선 정부의 책임이 적지 않다. 그렇다고 무조건 말도 않되는 부정으로 일관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우리사회는 이제 냉철함이나 이성적 판단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우리사회의 미래가 심히 걱정된다.

또 하나는 분열이다. 동서가, 남북이, 여야가, 좌우가, 진보와 보수가 너무 심하게 갈라져 있다.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교육계에까지 진보와 보수로 갈라져 볼성사납게 분열되어 있다. 이것이 마침내 국가발전에 어떤 부작용과 어떤 악영향을 줄 것인지는 연구해 보지 않아도 불보듯 뻔한 일이다. 여기에 모든 문제들을 치유하고 아우르고 봉합하는 역할을 해야 할 종교계까지 이 풍조에 휘말려 각 교단마다 이전투구 형식으로 자신들의 분열조차 스스로 치유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니 오늘 우리 사회는 그야말로 총체적 부실의 늪에 빠져 모두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먼저 종교계가 나설 수 밖에 없다. 종교계는 진보나 보수에 너무 민감하게 편을 가르거나 줄서기 경쟁에서 한발 비켜 있어야 한다. 그 흔한 성명서라는 것도 가능하면 자제해야 한다. 서로가 상반된 의견을 무분별하게 경쟁적으로 쏟아낼 때 돌아오는 결과는 무엇일까를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종교계에 나타난 분열의 문제들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역량을 발휘하였으면 한다.
종교계 마져 스스로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이 세상은 더 이상 기댈 희망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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