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획7] 교회 안에 뿌리 깊은 상업 논리 뽑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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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기획7] 교회 안에 뿌리 깊은 상업 논리 뽑아내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0.04.14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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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22주년 연속기획 // 한국교회, 생명력을 회복하자

⑦ 교회 안에 뿌리 깊은 상업 논리 뽑아내야

바른교회아카데미를 설립한 향상교회 정주채 목사는 한국 교회 안에 깊이 뿌리박힌 상업주의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한 바 있다. 그는 “교회 ‘사업’이라는 말이 당연시 될 정도로 오늘날 목회는 세속적 비즈니스로 전락했으며 교회는 한 사람이라도 더 끌어오려는 슈퍼마켓식 판촉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교회 안에 깊이 뿌리 내린 상업주의는 심각한 수준이다. 교회를 이끌어 가는 목회자도, 그 안에서 복음을 듣고 말씀을 실천해야할 성도들도 ‘물질’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교회 공동체가 성공과 이익의 논리를 고스란히 받아들이며 예수님을 향해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고 있는 형국이다. 곧 다가올 고난의 주는 잊은 채 왕좌에 오를 예수 그리스도만을 위해 믿음의 열정을 모으고 있다.

교회의 상업주의는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문어발식으로 확장되는 교회 대형화와 수익구조를 갖춘 교회 건축, 성도를 빼앗아 교회를 채우는 시장경쟁주의, 부흥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도입 등이 바로 그것이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은준관 총장은 한국사회변화에 대한 포럼에서 “우리 교회는 교회성장의 환상을 멈추지 못한 채 대형화라는 자본주의 논리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본주의 논리가 대형 교회와 영세 교회 간 기존 신자 쟁탈전으로 변하면서 교회 양극화와 무한경쟁을 만들어 냈다고 분석했다.

성도들은 어떨까. 방지일 목사는 “주보에 헌금 내역을 공개하고 그것에 목매는 성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보이지 않는 헌신과 섬김으로 하나님께 칭찬받는 성도가 되길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앙 활동과 기여를 주보를 통해 드러내면서 사람들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성도들의 이같은 마음 역시 상업적 경쟁 논리로, 교회는 ‘드러남’이라는 유혹을 통해 경쟁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명예와 권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제자들의 기대와 달리 예루살렘에 들어온 예수님은 고난의 길을 걸으며 하나님이 예비하신 죽음의 길에 순종했다. 갖은 세속적 방법을 통해 살아남아 세상과 경쟁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예수님은 고난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고 그리고 다시 부활하셨다. 공생애 사역 중에도 예수님은 교회를 세우고 그 곳에 사람을 끌어 모으고 경쟁적인 목회를 하지 않으셨다. 묵묵히 낮은 자들을 찾아다니며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보듬는 것이 예수님의 사역이었다. 수익을 내고 팽창해야 하는 상업적인 논리는 예수님 시대에 찾아볼 수 없었던 일이었다.

생명력 있는 교회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복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 안에 뿌리 박힌 상업과 맘몬의 그림자를 걷어내야만 한다. 당장 손해를 보는 것 같아도 교회는 세상과 달라야만 한다. 이를 위해 교회론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은준관 총장은 “목회자들이 교회 성장과 같이 비본질적인 것이 마치 복음인양 오도하고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고난의 영성을 회복하고 상업주의 정신이 담긴 사이비 복음을 버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고난의 영성을 회복하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는 종말론적 예배의 회복이 있어야 한국교회가 위기를 극복하고 생명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목회교육연구원장 김종렬 목사는 “교회가 경쟁에서 벗어나 온전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봉사의 사명을 회복해야 한다”며 “오히려 교회는 경쟁에서 낙오된 사람들, 상처받은 사람들을 찾아 돌보는 일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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