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현장27] 분열과 갈등 치유하는 화해의 전도자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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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현장27] 분열과 갈등 치유하는 화해의 전도자가 되게 하소서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4.06 18: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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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 기도만이 살 길이다 - 한국교회 기도의 현장을 찾아서
▲ ‘2010년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여한 이들은 한국 교회와 민족, 세계를 위해 뜨겁게 기도했다.

(27) ‘부활과 화해’로 드려진 ‘2010년 부활절연합예배’


지난 4일 오전 5시 시청 앞. 쌀쌀한 날씨 속에서도 부활의 새벽을 깨우기 위해 한국 교회 2만여 목회자와 성도가 자리를 가득 메웠다. ‘부활과 화해’를 주제로 진행된 ‘2010년 부활절연합예배’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날 부활하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화해된 참석자들은 예수님의 부활의 감격 속에서 참회의 기도를 드렸다. 또한 한국 교회의 일치와 복음화를 위해, 소외 받고 고통에 처한 이웃을 위해, 각각의 분쟁으로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 나라와 민족의 화해, 통일을 위해 세상으로 나아가 화해와 위로의 복음을 전하겠다고 기도하며 또 결단했다. <편집자 주>

부활의 새벽을 기도로 깨운 2만여 목회자와 성도들
화해를 도모하는 일꾼으로 거듭나게 만든 은혜의 장


“가느다란 새벽빛 사이로 거대한 어둠이 물러나고 있습니다. 오늘 드리는 예배가 우리 모두의 가슴에 부활의 불씨로 타오르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한 사람의 가슴에 타오르는 불씨가 부활의 불꽃이 되어 우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알리는 찬란한 새벽이 되게 하소서.”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의 사회로 부활절연합예배는 사망권세를 이기신 예수님의 부활의 은총이 온 땅에 가득하기를 소망하는 이들이 부르는 경배의 찬송과 함께 시작됐다.

자녀의 손을 잡고 참석한 부모, 어린 자녀를 등에 업은 아기 엄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 중고등부 학생들, 젊은 청년, 중년의 부부, 연세가 많아 보이는 성도 등 2만여 하나님의 백성들은 힘찬 목소리로 사망권세를 모두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소리 높여 찬양했다.

이날 설교자로 나선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는 ‘화목하게 하는 직분’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부활 생명의 소유자로서 화해의 직분을 가진 사명자가 되어 줄 것을 강조했다.

이 목사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된 우리들은 하나님과 화목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하나님과 화목하게 하는 특별한 직분이 주어졌다”며 “하나님과의 화해가 십자가의 은혜로 말미암았다는 점을 기억하고 세상에 화해의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부활의 능력으로 인해 화해 직분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며 “온전한 공동체의 회복이라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목표를 지향하는 화해자로서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교가 끝난 후 교회와 민족, 세상을 위한 중보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박성배 목사(기하성 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 교회), 황형택 목사(강북제일교회)가 대표 기도자로 나서 ▲회개와 참회의 기도 ▲한국 교회의 일치와 복음화를 위한 기도 ▲나라와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도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주님, 부활의 새벽에 우리가 흘리는 눈물을 주의 유리병에 담아 주옵소서. 가슴 깊이 파고드는 참회의 고백들을 주의 서판에 새겨 주옵소서. 우리가 흘리는 참회의 눈물이 다시 새롭게 깨어나는 용서와 화해의 등불이 되게 하소서.”


대표 기도자의 기도가 울려 퍼지는 속에서 한 노년의 성도는 손을 높이 들며 하염없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화해의 직분을 부여받은 하나님의 백성임에도 불구하고 자기중심적인 삶을 통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불러온 것에 대한 회개의 모습이었다. 또한 편견과 교만과 아집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에 더욱 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평화와 화해를 도모하는 일꾼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성도들은 한국 교회의 일치와 복음화를 위해서도 뜨겁게 기도했다. “부활의 아침에 다시 한 번 한국교회가 하나 되게 하는 화해의 능력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백성들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연합과 일치운동의 표지가 되게 하옵소서. 이제 분열과 다툼, 증오의 악순환을 그치고 화해와 일치, 포용의 새 길로 걸어가게 하옵소서.”

이날 성도들의 가슴 깊숙한 곳에서 터져 나온 기도의 불꽃은 남녀노소, 계층과 세대, 부와 가난의 벽을 불살라 한 줌 재로 만들었다. 그리고 분열과 상처의 산을 휩쓸어 광활한 화목의 평지가 되게 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 한반도, 민족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이 비정한 역사의 밤을 부활의 새벽으로 깨워 주옵소서. 분단된 조국의 휴전선을 어루만져 주시사 철장이 녹아 흙이 되고, 총과 칼이 녹아 꽃향기가 되는 평화의 역사가 일어나게 하옵소서.”

고통의 역사와 분단의 아픔에 대해서도 가슴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피와 눈물로 얼룩진 한 많은 역사, 눈물이 아니면 쓸 수 없는 피맺힌 역사, 민족의 가슴에 새겨진 전쟁의 상처와 분단의 아픔을 부활의 주님께서 어루만지시며 화해와 통일의 새벽이 밝아오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세계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기도도 빼놓지 않았다. “부활의 주님, 아직도 테러와 전쟁, 증오와 미움의 상처로 대적하고 있는 나라들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의 아침을 주옵소서. 지구촌 모든 나라와 민족이 부활의 복음과 화해의 복음으로 한 가족 공동체를 이루게 하옵소서. 머지않아 전 세계의 열방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몸 사회를 이루어 서로 서로 손을 잡고 부활을 찬미하며 평화의 아침을 기다리는 기쁨의 날이 오게 하소서.”

또한 참석자들은 기도를 마친 후 함께 성찬을 나누며 예수님께서 모범을 보여주신 것과 같이 십자가를 지고 화해자로서의 사명을 구체적으로 수행해 갈 것을 다짐했다.

화해의 전도자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참석자들은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 용서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뜻을 마음에 되새기며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와 사랑에 보답할 것을 결단했다.

특히 이날 장종현 목사(한기총 공동회장)와 전광표 사령관(구세군)은 ‘위탁과 파송’의 말씀으로 성도들의 삶을 결단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는 부활의 능력으로 거듭난 삶을 살며 보혜사 성령님의 도우심으로 매일 매일 부활의 능력을 경험하며 살아가는 참 생명의 소유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 가로막힌 장벽을 허무시고 화해를 선물로 주신 예수님을 따라 분열과 갈등을 종식시키고, 이 땅에 온전한 화해를 이루기 위해 헌신하며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십시다.”

참석자들은 파송의 말씀 앞에 앞으로의 삶을 새롭게 결단했다. “우리는 이제 부활의 확신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가겠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이 땅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일하겠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며 헌신하겠습니다. 나눔을 통해 고통 받는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고, 사랑으로 약자들과 소수자들을 위해 섬기겠습니다.”

부활절연합예배가 모두 끝난 후 성도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속해 있는 교회와 세상 속으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박선순 권사는 “부활하심으로 사망권세를 이기신 주님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배에 참석했다”며 “앞으로 부활신앙으로 불신과 다툼이 있는 곳에 화해의 전도자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고백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사랑의교회 최진 청년은 “진보와 보수를 넘어 하나가 된 한국 교회 연합의 장에서 봉사할 수 있게 돼서 너무 기뻤다”며 “앞으로 한국 교회가 부활의 기쁨을 갖고 연합을 도모하면서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됐으면 좋겠다”고 소망하기도 했다.

‘부활과 화해’를 주제로 드려진 이날 ‘2010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한국 교회 목회자와 모든 성도들에게 부활의 기쁨으로 이 땅에 평화의 씨를 뿌리겠다는 힘찬 다짐을 하도록 만든 은혜의 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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