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기획5] 설교의 생명력이 살아야 한다
상태바
[생명기획5] 설교의 생명력이 살아야 한다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0.03.24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간 22주년 연속기획 // 한국교회, 생명력을 회복하자

⑤ 설교 베끼기 짜깁기에서 벗어나야 … 말씀의 증인이 되자

설교의 홍수 시대에 살고 있다. 성도들은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목회자의 설교를 책, TV, 인터넷방송, 교회 홈페이지 등을 통해 수시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목회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목회자와 성도들의 설교 선택에 있어서 약간의 차이는 존재한다. 성도들은 은혜를 받기 위해 설교를 선택하는 반면 목회자들도 은혜 받기 위한 이유도 있겠지만 다른 목회자들이 설교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주제를 갖고 설교하는지, 어떤 예화를 사용하는지 등에 관심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터넷에서 돌아다니는 유명 목회자들의 다양한 주제의 설교문과 책과 같은 것들은 많은 목회자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설교 자료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설교문들이 은혜 받는 것을 넘어 보다 쉽고, 보다 빠르게 설교를 준비할 수 있는 유혹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많은 목회자들이 설교를 준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고 고백한다. 흔히 한 편의 설교를 완성하는 것은 산파의 고통을 겪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설교를 만드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너도나도 쉽게 설교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설교 본문을 그대로 도용해서 마치 자기의 것처럼 설교하는 경우도 있다. 비슷한 본문 말씀의 다양한 설교들을 짜깁기해서 그럴싸한 설교 한편을 만들어 내놓기도 한다.

물론 유명 목회자들의 설교를 참조하는 것은 자신의 설교를 보다 발전시킬 수 있는 귀중한 참고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한 편의 설교를 만드는 과정에서 귀찮기 때문에, 보다 쉽고 빠르게 만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 이러한 선택을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런 행동은 목회자의 성실성 및 정직성에 비추어 본다 할지라도 윤리적으로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설교에도 윤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전북대 김상득 교수는 “하나님 보시기에 좋은 설교 한편은 그 어느 것보다 그만큼 귀중하고 값지다. 설교 역시 하나님의 작품이기에 지적 정직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몇 년 전 해외 유명한 설교 사이트에서 설교 베끼는 것을 막기 위해 ‘설교자의 맹세’라는 캠페인을 전개한 적이 있다. 약 12만여 개의 설교를 제공한 유명 목회자들이 자신의 설교를 위해 도용하고 있는 현실을 방지하기 위해 실시한 이 캠페인에 50여 개국 2천여 명의 목회자들이 서명하기도 했다.

한국 교회 안에서도 이러한 캠페인이 전개될 필요성이 있다. 설교를 준비하고, 작성하고, 전달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회자 자신의 노력이다. 다른 누군가의 설교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빠른 시간 효과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설교 준비 과정에서 자신만의 치열한 성경 묵상과 연구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무조건 타인의 설교를 도용한다는 것은 분명 잘못이다.

설교하는 것은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일임과 동시에 상당히 도전적이고 힘든 작업일 것이다. 매주 성경의 어떤 본문을 주제로 선택할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해 묵상과 연구, 예화 찾기 등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문분별하게 도용되는 타인의 설교는 그 설교를 전한 목회자들의 땀과 노력이 담겨있다. 성경말씀과 씨름했던 결과물이다. 그들은 몇날 며칠 본문과 씨름하면서 은혜를 체험했기 때문에 설교에 생명력이 넘쳐난다.

하지만 그것을 무조건 도용하거나, 인용, 요약해서 설교할 경우 그 당시의 설교자들이 전달했던 말씀의 생명력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들에 경험한 은혜가 설교를 베낀 목회자들에게 그대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설교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리고 그 말씀은 반드시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김남준 목사(열린교회)는 “설교는 언제나 설교자의 인격과 영성의 열매다. 설교자가 헌신된 인격을 가진 사람이면 그가 헌신을 설교할 때 언제나 설교는 빛을 발한다. 그가 거룩하고 신령한 영적인 세계 속에서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제를 누리고 있다면 그의 설교는 특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설교자는 설교의 일부다. 설교는 설교자와 분리되어서는 안된다. 설교자는 단순히 소식을 알리는 사람이 아니라 말씀의 증인으로 서 있어야 한다. 그 때 설교에 생명력이 넘쳐나게 된다.

정창균 교수(합신대)는 “만남의 사건이 설교자의 서재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강단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 목회자와 하나님과의 맞닥뜨림이 일어날 때 설교에 생명력이 살아 숨쉰다”라고 강조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