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1] 한국교회 미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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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1] 한국교회 미래, 어떻게 열어갈 것인가?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03.17 15:4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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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래 교회 보고서’ (1) 지난 10년 한국 교회가 걸어온 길

▲ 한국 교회가 지난 10년간 성장에 주력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미래 교회를 위한 대비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사진은 특정기사와 관련없음>

지난 10년 한국 교회가 걸어온 길

경영학·심리학이 목회현장에서 신학의 자리 대체
정보력·네트워크 파워 가진 미래 사회 대비해야

2010년 한국 교회는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사회적 신뢰도 추락과 뚜렷한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는 지금 한국 교회는 ‘위기’와 ‘기회’라는 단어가 공존하고 있다. 지난 10년에 대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대비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본지는 한국 교회가 사회적 변화의 물결을 헤치고 건강한 교회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이를 위해 한국 교회가 만나게 될 미래 교회의 모습을 전망하는 ‘2020 미래 교회 보고서’를 기획했다.  <편집자 주>

# 외부적 반기독교 현상 확산

지난 10년간 한국 교회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외부적으로 반기독교 현상이 본격적으로 교회를 위협으며, 내부적으로는 세속화와 물량주의, 성공주의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다.

2000년 이후 한국 교회를 가장 크게 위협한 것은 안티기독교 세력의 등장이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확대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가상공간은 비주류 문화에 불과했던 안티기독교 운동이 확산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21세기 초에 불거진 안티기독교 운동은 2000년에 불거진 일부 대형 교회의 교회세습 문제로 인해 사회 전반에 걸친 반기독교 현상으로 나타났다.

이후 한국 교회는 2002년 월드컵 기간 ‘붉은악마’ 명칭 변경 논란을 거치면서 국민적인 반감을 샀다. 또 2005년 교회 목회자 세금납부 문제가 불거지면서 반기독교 현상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여기에는 주요언론사들이 기독교에 대한 비판 보도도 한몫했다.

그러던 중 2007년 한국 교회가 평양 대부흥 100주년 기념행사에 관심이 모아져있던 때 터진 샘물교회 봉사단의 아프간 피랍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가져왔다. 이때 한국 교회에 쏟아진 해외선교에 대한 사회로부터의 비판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한국 교회로써는 억울하다고 느낄 만큼 거센 것이었다.

이 같은 사회로부터의 비판은 지난 2008년 기윤실이 발표한 ‘한국 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에서 18.4%라는 다소 충격적인 숫자로 나타났다. 이는 타종교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수치여서 한국 사회의 반기독교 현상이 위험수위에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2009년에 19.1%로 다소 오르긴 했으나 젊은 층에서는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 내부는 성장 정체와 세속화 가속

이와 함께 한국 교회는 지난 10년간 내부적으로도 큰 변화를 경험했다. 첫째는 지속적으로 진행된 성도수 정체 및 감소현상이다. 1970~80년대 사회적 정치적 혼란기와 경제성장기 거치면서 급속하게 부흥했던 한국 교회는 1990년대 이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개신교 인구는 14만4천 명이 감소한 반면, 가톨릭 인구는 2백19만5천 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러니한 것은 이 시기에 한국 교회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각종 전도 프로그램과 교회 건축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이 시기에 대해 복음신학대학원 배덕만 교수(교회사)는 “경영학과 심리학이 목회에서 신학의 자리를 대체하고, 경제적 번영이 축복으로, 자본주의가 기독교적 시스템으로 정당화되었다”며 “이런 현상은 신학의 보수화를 초래했으며, 동시에 교회의 정치화를 촉진했다”고 설명했다.

즉, 종말론적인 설교와 경건이 강단에서 실종되고 감정적 흥분과 오순절신앙이 교회의 문화를 주도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성장이 지체되고 사회적 비판은 거세졌다.

또 다른 현상은 교권 다툼과 금권선거의 고착화다. 2000년대 이후 교단장 선거와 연합기관 선거에서 이른바 ‘돈선거’가 고질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금권선거가 조직화 체계화 되면서 노골적으로 금권을 요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교계 지도자들의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교권다툼도 심각하다. 최근 2008년과 2009년에는 교단 총회 이후 홍역을 치르지 않은 교단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총회장과 교권을 둘러싼 갈등과 분쟁이 많았다. 예장합동은 신학교 총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으로 1년여를 보내는가하면,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는 2년여가 지나도록 사회 법정을 오가면서도 해결의 실마리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 연합운동과 사회적 섬김 두각

이런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한국 교회는 지난 10년간 희망을 만들어가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200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진행된 한국 교회 연합운동이 대표적인 예이다. 2000년대 초반 활발하게 진행됐던 대표적인 양대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의 통합 논의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통합이 진행되면서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취지와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 올해까지 6년째 진행되고 있는 한국 교회 부활절 연합예배로 그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또 최근 역할이 위축되긴 했지만 교단장협의회도 교회 연합운동의 큰 축을 담당했다.

또 지난 2007년 태안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시작된 한국교회봉사단과 한국교회희망연대를 통한 봉사관련 활동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후 다양한 봉사 활동을 통해 한국 교회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근세기 최대 재난으로 꼽히는 아이티 지진 피해 구호에도 타 종교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모금활동을 펼치면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또 2010년 초 양대 봉사단체가 통합을 결정하면서 명실상부하게 봉사를 통한 사회적 섬김의 사명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이와 함께 6.25 동란 이후 세포분열을 거듭해온 장로교를 중심으로 2000년대 초부터 교단간 강단교류가 활발했다. 합동, 통합, 고신, 기장 등 각 교단 총회와 총회장들이 중심이 돼 강단교류가 진행됐다.
이와 함께 지난해 칼빈 탄생 500주년을 맞아 장로교단 일치에 대한 목소리가 한껏 고조됐다. 2012년 한국 장로교 100주년을 앞두고 이 같은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그밖에 각 분야에 퍼져있는 기독교 NGO들의 활동은 한국 사회에 또 다른 측면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북지원 사업과 사회복지 분야의 상당부분을 기독교가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를 통해 한국 교회는 끊임없이 세상과 소통하며 존재 이유와 소명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 미래 교회 변화 시작됐다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문화적 다양성이 중시되는 현대 사회에서 한국 교회는 지난 10년간 사회적 조류에 따라 큰 변화를 겪었다. 향후 10년, 20년 미래 사회에서도 한국 교회는 지금까지보다 더 빠르고 역동적인 변화의 시대에 직면할 것이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2009년 후반 시중에 나온 스마트폰을 통해 사람들은 온라인 실시간 접속 상태를 경험하게 됐다. 향후 10년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보력과 네트워크 파워를 가진 세대가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는 미래 사회의 변화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정보력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커뮤니티와 소통이 미래 사회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속도를 더해가는 사회 변화는 향후 한국 교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래 사회에 대처하는 한국 교회의 대응이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 교회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따른 교회의 미래, 정보통신 기술 발전에 따른 교회의 미래, 통일 시대에 대한 교회의 역할, 사회복지 분야의 미래, 세계 종교 지형의 변화에 따른 선교의 미래, 청년 대학생 선교단체의 미래, 대형 교회의 미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10년 혹은 20년 후 미래의 한국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새로운 10년이 ‘위기’인가 ‘기회’인가는 아직 알 수 없다. 교회가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제2의 성장기를 맞이할 것인가, 사회로부터 외면 받고 도태돼 예배당이 비어가는 것을 손 놓고 지켜보게 될 것인가는 전적으로 한국 교회의 대응에 달려 있다.

이에 본지는 사회적 현상에 대한 분석, 변화에 한국 교회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대해 한국 교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전망과 조언을 듣고 정리해 한국 교회의 미래상을 특별기획을 통해 그려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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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2010-03-19 20:14:56
본질적인 성경을 중심으로 목사가 변하지 않으면 늘 동일한 반복...
개인적으로 인터넷은 고마운 통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