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현장24] “돈보다 기도·믿음 물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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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현장24] “돈보다 기도·믿음 물려줄 겁니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02.26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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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 기도만이 살 길이다 - 한국 교회 기도의 현장을 찾아서

 

▲ 매주 수요일 오전 동탄 사랑의교회에서는 어머니 기도회가 열린다. 이 기도회에는 이 교회 성도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참석한다.

(24) 동탄 사랑의교회 ‘새학기 어머니 기도회’

새학기 앞두고 더 뜨거워진 ‘어머니 기도회’로 복된 자녀의 삶 간구
인근 지역 주민은 물론 불교신자까지 참석하는 지역 행사로 발돋움

“기도에 항상 힘쓰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있으라”(골로새서 4장 4절).

수요일 오전 10시.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온 한무리의 어머니들이 잰 발걸음으로 길을 건너 교회로 모여든다. 한 명 두 명……. 금세 수십 명을 넘어선다.

동탄 사랑의교회(담임:이주훈 목사). 3층에 위치한 교회 본당 문을 열고 들어가면 기도하는 어머니들이 무리지어 있다. 자녀를 사랑하는 모든 어머니들의 기도 모임인 ‘어기영차 어머니 기도회’다.

기자가 기도회 현장을 찾은 날은 설을 앞둔 날인 데다 비까지 내리는 궂은 날이었지만 많은 어머니들이 기도에 대한 열정으로 모여들었다. 분위기는 따뜻했고 활력이 넘쳤다. ‘어기영차.’ 어머니 기도회의 구호다.

‘어’머니의 ‘기’도를 통해 ‘영’성이 충만한 ‘차’세대 지도자 자녀 세우기의 앞 글자를 따 만들었다. 어기영차 구호처럼, 자녀들을 영성이 충만한 차세대 지도자로 세우기 위한 어머니들의 간절한 기도가 이어졌다. 어기영차 신바람을 불어넣기도 하고, 힘을 잃어가는 자녀들과 남편들을 응원하기 위한 기도회다.

기도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은 사랑의교회 교인만이 아니다. 인근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이 기도를 위해 참석한다. 심지어 불교 신자들까지 참석하면서 그 범주를 가리지 않는다. 소문이 났다. 입소문이 무섭게 났다. 자녀들과 가족들을 염려하는 어머니들이 모여서 마음을 나누는 기도회는 금방 소문이 났다. 자녀들과 남편들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두 사람이겠는가. 기도회 소문은 입에서 입으로 번져나갔고, 마치 웃바람을 타고 번지는 산불처럼 동탄 신도시로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어머니 기도회는 매주 열린다. 특히 지금은 새학기를 여는 때. 자녀들을 염려하는 어머니들의 기도가 더 뜨겁다.

수요일 오전 진행된 어머니 기도회에서 이주훈 목사는 “기도하는 어머니들이 이 땅의 희망”이라며 어머니들의 기도가 계속될 것을 격려했다. 이 목사도 기도를 통해 어머니들을 도왔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하나님께서 우리 가정과 자녀들을 축복해 주신다”며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힘을 북돋았다.

“기도하는 어머니는 행복한 어머니. 기도하는 어머니는 자랑스런 어머니.”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어 어머니들을 격려하고 간절하게 기도하게 했다. 찬양이 시작됐다.

“아무것도 두려워 말라. 주 나의 하나님이 지켜주시네. 놀라지 말라, 겁내지 말라. 주님 너를 지켜주시네. 내 맘이 힘에 겨워 지칠지라도 주님 나를 지켜주시네. 주님은 나의 산성, 나의 요새, 나의 소망,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

찬양에는 기도하는 마음이 담겼다. 한 소절 한 소절이 모두 어머니들의 마음이 담긴 기도였다. 하나님에게 말하고 싶은 것이, 눈물로 하소연 하고 싶은 것이 담겼다. 매달리고 애원하고 싶은 간절함이 묻어났다. 자녀를 위한 기도가 이어졌다. 기도하는 목소리에 더 힘이 실린다. 공부에 매달리고, 취업에 매달리는 자녀들을 생각하면 목이 터져라 부르짖고 싶다. 내 기도가 자녀들의 앞날을 열고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지키는 파수꾼이 된다면 목이 쉬도록, 매일 매일 이렇게 기도하리라.

그동안 소원했던 딸과의 관계, 괜히 서먹하기만 했던 아들과의 관계가 살아나고 서로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를 바라는 목소리들이 점점 커진다.

“주님, 제가 모든 관계에서 본을 보이는 엄마가 되기를 원합니다. 모범을 보이는 부모가 되기를 원합니다.”

# ‘일당백’의 자녀를 위해 기도
어머니 기도회는 목표가 있다. ‘일당백.’ 자녀들이 일당백이 되고 남편 또한 일당백이 되기를 원한다. 준비 없이 또는 원하지 않게 경쟁에 내몰린 내 아이들과 남편들이 일당백의 실력을 겸비한 기도하는 신앙의 사람이 되기를 기도한다.

기도가 깊어질수록 구체적이 된다. 자녀들을 가슴에 품고 이름을 부르면서 간구한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상급 학교로의 진학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들의 기도는 더 간절하다. 매일 새벽, 교회 강단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데도 수요 기도회 때만 되면 더 간절해진다.

내 자녀가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를, 원하는 학교에 꼭 진학할 수 있기를 매번 입을 열 때마다 기도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이 기뻐하고 크게 들어 쓰는 인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기도에 담는다.

얍복강가에서 천사를 만나 씨름했던 야곱의 기도가 이렇게 간절했을까. 매일같이 눈물로 기도하던 날들이 벌써 몇 달째다. 새벽의 귀찮음도 이젠 옛말이다. 매일의 기도가 있기에 하루를 살아갈 수 있고, 그 기도가 쌓여 이제 더 큰 힘이 된다. 자녀를 위한, 남편을 위한 기도의 제목을 붙들고 야곱이 천사에게 매달리듯 간절함으로 하나님께 매달린다.

“내 의의 하나님이여, 내가 부를 때에 응답하소서. 곤난 중에 나를 너그럽게 하셨사오니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나의 기도를 들으소서”(시편 4편 1절).

기도회 후에는 구호를 외친다. 기도에 대한 마음을 다시 되잡고, 자녀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더 강한 확신을 붙잡는다. 구호를 외치는 주먹에 힘이 들어가고, 이 구호가 또 다시 기도가 되어 예배당을 가득 채운다.
“기도하는 나의 자녀는 차세대 리더! 기도하는 나의 자녀는 행복한 자녀! 기도하는 나의 자녀는 축복의 통로!”

# 불교 신자도 참석하는 기도회
기도회의 반응은 뜨겁다. 자녀들을 위한 기도가 확산돼 불교 신자들도 참석하는 데까지 확산됐다. 불교 신자들이 참석하는데 어디 어머니들만 참석하겠는가. 어머니 기도회에는 아버지들도 참석한다. 자녀들을 위한 기도가 불신자들도 아버지들도 기도회로 끌어들이는 힘을 발휘했다. 기도의 힘이 성별을 넘어 종교의 벽까지 허물었다. 종교가 다르고 나이가 다르고 성별이 다르지만 기도의 제목은 한결같다.

“내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게 해주십시오. 일당백의 아이가 되게 해주십시오.”

자녀들을 위한 기도는 늘 소소한 나눔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 중학교 1학년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박영숙 집사. 지난해 9월 기도회가 시작된 이후 빠짐없이 참석했다.

“우리 자녀들에게 돈보다 믿음을 물려주기 위해 기도한다”고 대답했다. 게임에 빠져 밤늦게까지 심지어 새벽까지 게임을 하던 아이들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는 고백을 내놓았다. 기도가 시작된 후 깨우지 않았는데도 아이들이 아침 7시에 스스로 일어나더란다. 소소한 기도의 응답이지만 주위의 모든 일들이 다 기도의 응답으로 이어진다.

 

 


황기이 권사도 자녀들과 가정의 안정을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갖고 있다. “내가 부서져야 자녀들과 남편, 가정이 평화로울 수 있겠다고 마음먹고 기도하고 있다”며 기도의 제목을 이야기했다.

동탄 사랑의교회 ‘어머니 기도회’가 쉬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교회의 든든한 뒷받침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에는 ‘중보기도팀’이 별도로 구성돼 있다. 평생 기도하며 살아 온, 기도로 든든하게 무장한 권사님들로 구성됐다. 기도회에 참석하는 어머니들이 중보기도를 요청하면 중보기도팀이 이들의 기도를 돕는다. 어머니들이 내민 중보기도카드를 놓고 간절하게 기도한다. 이들은 기도의 불이 꺼지지 않도록, 자녀들과 남편, 가정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들의 기도가 응답되도록 기도의 끈을 놓지 않는다.

기도회가 끝나면 어머니들을 위한 식사가 제공된다. 머리 허옇게 센 할머니 권사님들이 며느리뻘 되는 집사님들을 위해 따끈한 점심을 제공한다. 송구스럽기도 하고 고맙기도 한 마음에 울컥 마음이 요동친다. 오히려 대접해야 할 분들인데 시어머니 같기도 하고 친정 어머니 같은 권사님들이 차려주는 식탁에 앉아 점심을 먹는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기도회 멤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며, 기도에 대한 응답도 나누다보면 다시 기도할 제목들이 생기고, 서로 기도의 제목들을 나눈다. 담임 이주훈 목사도 이곳을 찾는다. 기도회를 끝내고 나온 어머니들을 일일이 만나 격려하고, 자녀들과 남편들의 안부를 물으며 사랑의 인사를 전한다.

이 목사는 어머니 기도회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기도회에 꼭 참석해 설교를 전하고, 어머니들이 더 강한 영성을 가질 것을 당부한다. 어머니들이 강한 기도로 무장해야 자녀들을 위한 기도의 불을 끄지 않기 때문이다.

“세상 사람들이 교회로 들어오는 접촉점이 바로 기도입니다. 우리 교회는 어머니 기도회를 통해 세상과의 접촉점을 찾았고, 많은 사람들이 이 접촉점을 통해 예수를 믿는 자리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자녀를 축복하는 어머니의 기도는 자녀의 미래를 행복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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