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출판 진단-지속광고·고정독자 유통량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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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출판 진단-지속광고·고정독자 유통량 좌우
  • 승인 2002.03.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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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출판에서 ‘유통’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98년 IMF의 위기속에 청계천 뒷골목을 중심으로 덤핑판매, 담합, 복제 등 불합리한 관행들이 확산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기독출판시장은 살아남기위해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책을 유통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결국 경제적 압박을 견디지 못한 군소출판사들의 도산으로 이어졌다.

막대한 손실을 치룬 기독교출판 유통시장은 정가판매가 확산되고 더욱이 출판유통실명제 등 건전한 유통문화를 부르짖는 의식있는 경영인들의 의지가 반영되며 점차 자리를 잡기시작했다. 아직까지도 주석류 중심의 책들이 청계천을 통해 싼값으로 유통되기는 하지만 일부분일 뿐 일각에서 우려하는 불공정 유통의 현상은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 기독출판사들은 어떠한 경로를 통해 독자들에게 책을 공급하고 있는가? K사 S사 D사 Y사 등 비중있는 기독교출판사들은 대부분 총판사업을 통해 일정량의 책들을 소화해 낸다. Y사의 경우 신간이 나오면 일단 총판을 통해 2백여 곳의 서점에 보급하고 나머지책들은 ‘total book’이라는 협력단체와 출판협동조합 등의 위탁거래선을 통해 유통시킨다.

그러나 각각의 출판사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책을 유통시키고 있지만 판매량은 월등히 차이가 난다. 유명출판사와 저자를 선호하는 독자들의 편식습관도 유통흐름에 작용을 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출판사의 대대적인 광고와 고정적인 독자층이다.

수년간의 광고를 통해 출판사의 인지도를 높였거나 대형교회의 성도들이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잡은 출판사들의 판매량은 독보적이다. 지속적인 광고로 독자들의 인지도를 높인 출판사의 경우 한동안 막대한 재정출혈을 감수해야했지만 장기적 안목의 투자라는 경영전략이 빛을 보고 있다. 그러나 재정사정이 뻔한 교계시장에서 물량공세로 일관하는 것은 너무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섞인 의견도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대해 모출판사의 관계자는 “일반출판사와 달리 출판양이나 판매량이 월등히 떨어지는 기독교출판시장에서 지속적인 광고계획을 세우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광고효과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재정구조상 무리한 광고비 책정은 지양하는 것이 기독교계의 보편적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대형교회 성도들의 든든한 후원을 받고 있는 출판사의 경우도 유통과 판매가 훨씬 수월하다. 성도들이 비슷한 류의 책을 선택할 때 ‘이왕이면…’으로 해당출판사의 책을 선택하는 편협성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준이 조금 떨어지는 책들이 대대적인 홍보나 고정독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좋은 책 아니 많이 팔리는 책으로 둔갑할 수 있는 가능성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기독교출판은 문서선교(사역)와 출판사업의 양자로 분류된다.
수익보다는 크리스천들의 신앙의 성숙을 돕는 지침서 보급에 주력하는 출판사가 있는 반면, 처음에는 문서사역에 일조하겠다고 문을 열었던 출판사가 이익에 눈이 멀어 출판사업으로 돌아선 경우가 있기때문이다.

물론 회사경영차원에서 수익을 내야 정상이지만 기독교계에서 뿌리를 내린만큼 문서사역이라는 본연의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될 것이다. 돈이 될만한 책을 마구 만들기보다는 각출판사마다 특색있는 색깔의 책을 만들어 독자들에게 지속적으로 보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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