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경시 풍조 속 교회교육 방향 재정립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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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경시 풍조 속 교회교육 방향 재정립 필요
  • 승인 2001.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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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회의 멸망은 물질적 빈핍에서 오는것이 아니라 도덕적 빈곤에서 온다. 그런데 우리사회는 부정부패와 함께 인명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어 미래사회가 크게 우려된다.

인명경시 풍조의 경우,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광기’의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어 범사회적 대책은 물론 교회차원의 역할이 시급히 요청된다고 하겠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교회확장에만 신경을 쓸게 아니라 국민의 도덕적 침몰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교육의 방향과 내용을 재정립해야 할 때이다.

며칠전 대구시민운동장 축구장 출입구 앞에서 사제폭탄이 터져 아무 잘못도 없는 시민들이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그런가하면 폭탄만들기 사이트가 수십개나 등장해 폭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1만수천명이 이 사이트를 다녀갔다니 얼마전 사회를 놀라게 한 자살사이트처럼 또 어떤 무고한 시민이 피해를 입게 될런지 걱정이다.

일반적으로 범죄에는 개인적이든 정치·사회적이든 이유와 목적이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런 범죄론의 통념을 깬 것이 1983년 3월 서울 천호동 모 카바레에서 일어난 독극물 살인사건이었다. 화장실에 놓여있던 유산균 음료를 우연히 발견해 먹은 종업원이 아무 이유도 없이 음료수에 탄 청산가리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불특정 다수를 범행대상으로 했고 동기도 뚜렷하지 않은 범죄라는 점에서 당시 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줬지만 범인은 지금까지 오리무중이다. 이후 모병원 입원환자 독살사건같은 모방범죄에다 일반인의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각종 반사회적 범죄들이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휴일 대낮에 광장에서 가족단위로 놀고 있던 시민들을 향해 고속으로 차를 몰아 돌진한다든지, 수업을 마치고 돌아가던 초등생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다든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범죄는 꼬리를 잇는다.

물론 이런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살상행위는 외국에서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경우 60년대 텍사스대학 사건 이후 이제는 중·고교와 초등학교에서까지 불특정 학생과 교사를 상대로 한 총기 난사사건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82년엔 시카고 인근에서 진통제 타이레놀을 먹은 주민 8명이 숨지기도 했다.

160여명이 숨진 오클라호마시티의 연방건물 폭탄테러나 12명이 사망하고 5500여명이 치료를 받은 일본의 옴진리교 사린가스사건도 같은 맥락의 사건이다. 특히 선진국에서 각종 엽기적 범죄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고도성장과 산업화·정보화로 인한 소외감이나 상실감등이 원인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광기의 사건들을 보면서 우리는 교회가 생명경시 풍조는 물론 사회의 도덕적 침몰을 어떻게 막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깊은 반성과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는다.

우선, 주일학교 어린이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질서의식, 예절교육은 물론 정직한 삶과 특히 생명존중사상을 이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교육을 강화하고 신앙의 ‘생활화’에 온힘을 기울였으면 한다. 도덕적 침몰을 막기위해 교회는 무엇을 할 것인가 사명을 자각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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