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현장7] 새 날의 첫 시간, 오직 주님만 사모한 6만 성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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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현장7] 새 날의 첫 시간, 오직 주님만 사모한 6만 성도들
  • 이현주
  • 승인 2009.09.02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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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 // 기도만이 살 길이다 - 한국교회 기도의 현장을 찾아서

 

▲ 명성교회 새벽집회에는 어린이들이 함께 단상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⑦ 민족을 변화시키는 명성교회 새벽특별집회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 위치한 명성교회(담임:김삼환목사)가 가을 특별 새벽집회를 시작하는 날. 목사님의 말씀을 먼저 듣기 위해 새벽 4시부터 명일동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삼삼오오 교회를 향해 걸어가는 발걸음들이 가볍다. 무거운 아침잠을 떼어 냈다기보다, 새벽집회에 대한 설레임이 그들의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오는 초등학생 아이, 잠든 아기를 안고 교회로 향하는 아빠, 빨간 점퍼를 입고 한쪽 팔에 성경을 낀 채 걸어가는 중학생까지 명성의 새벽은 힘차게 시작됐다. 1980년 교회가 세워지고 난 후 단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특별새벽집회. 첫 집회때  25명이 모였던 명성 새벽집회는 29년이 지난 후 열린 올 가을 첫 예배에서 6만 명을 돌파하는 놀라운 기적이 연출됐다. 수만 명의 성도들이 몰려드는 명성교회 새벽집회만의 특별함은 무엇이 있을까 궁금했다.                                                                            <편집자 주>


개척부터 30년째 특새로 성도단합과 헌신 이뤄내

개인축복 넘어서 나라와 민족 위해 기도영역 확장


본당의 자리는 이미 새벽 4시부터 가득 채워졌다. 전 세계에 생중계되는 5시40분 2부 예배. 설교자만 오를 수 있는 강단 위는 새벽 4시부터 졸린 눈을 비비며 교회로 달려온 어린 아이들이 차지했다. 1학년부터 강단 새벽예배를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는 5학년 정하은양은 새벽 3시부터 이 예배를 준비했다. 강단에 오른다는 설렘과 목사님과 마주할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말씀에 대한 감동 때문에 특별새벽집회를 사모한다고 말했다.

사도신경으로 시작된 예배는 3천 명의 연합성가대가 부르는 찬양으로 한껏 고조됐다.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강단에 오른 김삼환목사는 ‘벧엘로 올라가자’는 주제로 말씀을 전했다. 창세기 35장 1절부터 7절까지 본문을 바탕으로 정해진 설교의 주제는 야곱을 통해 본 신앙인의 삶과 하나님의 축복에 초점이 맞춰졌다. 위기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과 진실하고 확실한 관계를 갖는다면 반드시 약속하신 축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목사는 “모두가 나를 가로막아도 하늘 길이 열리면 살 수 있다”며 “벧엘로 올라가는 성도들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벧엘로 올라간 성도의 삶이었다. 벧엘로 올라간 성도들은 하나님을 첫째로, 교회를 첫째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주님을 높이는 삶 속에서 나라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성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성의 새벽집회는 어떤 힘이 있을까. 기도하는 교회로, 새벽을 깨우는 교회로 알려진 명성의 힘은 ‘단합’에서 찾을 수 있었다. 모든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 한 마음을 모으고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헌신하는 것이 명성의 힘이었다. 그리고 이 힘은 새벽기도를 통해 더욱 견고해진다.

새벽기도 홍보를 담당한 김재훈집사는 새벽집회 후에는 성도들에게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했다. 매일 1만 여명의 성도들이 새벽기도를 드리지만 특별집회가 있고 난 후에는 성도들의 헌신과 봉사의 깊이가 달라진다고 했다. 더 기쁜 마음으로 예배하고 더 낮은 마음으로 섬기는 성도의 자세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벧엘을 향해 올라가자’는 이번 주제도 교회 안에 국한된 편협한 기도제목을 넘어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로 확장됐다.

김삼환목사는 최근 우리나라가 이념으로, 세대 간 갈등으로, 지역주의로 분열되는 양상을 가슴아파했다.

국가에 위기가 닥칠 때마다 주보를 통해 기도제목을 정하고 성도들과 함께 하늘 문을 두드렸던 김삼환목사는 새벽기도와 더불어 월요기도회를 통해 국가와 교계의 당면과제를 놓고 기도하고 있다.

북핵문제, 용산참사, 국회 갈등 등 진보와 보수 이념을 넘어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지 않다고 믿는 것은 모두 구체적인 기도제목으로 주보에 올라왔다. 담임목사의 기도 열정이 이와 같다 보니 성도들도 개인구원과 축복을 위한 기도를 넘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독교계를 위해 폭넓은 기도를 드릴 수 있게 됐다.

성가대로 참여한 한 50대 여자 성도는 “목사님이 주시는 메시지에는 특별함이 있다”고 했다. 김삼환목사의 메시지는 매우 광범위하고 세계적이어서 남다른 열정과 비전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에도 새벽기도를 거르지 않는다는 이 성도는 “특별 새벽집회를 통해 더 깊은 헌신을 결단할 수 있고 큰 비전을 향해 큰 걸음으로 나갈 용기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명성교회 새벽집회는 명일동 본 성전 뿐 아니라 분당과 목동, 상계동 등 각 지역에 세워진 기도실에서 함께 참여하며 전 세계 한민족 디아스포라에게 전송된다. 젊은층의 참여율이 높은 것도 특징이다. 이번 예배에서 주일예배 출석률을 훌쩍 넘어 6만 명의 성도들을 교회로 불러 모을 수 있는 힘은 새벽집회만큼은 지켜내겠다는 성도들의 선의의 경쟁에서 비롯된다. 직장인들은 출근길에 학생들은 등굣길에 교회로 걸음을 옮기는 일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었다.

헌금 시간이 따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은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 특새 기간에 모아진 헌금은 교회의 필요가 아닌 다른 곳에 목적 헌금으로 사용된다. 미자립교회 목회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이나, 수재의연금, 북한돕기헌금 등으로 어려운 곳에 밀알로 뿌려진다.

명성교회 새벽기도의 힘을 정리한 교회성장연구소 홍영기목사는 “교인을 훈련시키는 다양한 기회의 장인 동시에 새벽기도회를 통해 받은 영적인 신비한 체험이 성도들을 성숙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새벽기도가 교인들의 세속화를 막는다며 명성교회가 건강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꼽았다.

새벽기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밤의 문화를 이겨내야 하고, 깨끗하고 정갈한 마음으로 참여한 새벽집회는 모든 세상의 염려와 근심, 유혹과 시험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하늘로부터 공급받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하나님과 만난 성도들은 세상적인 문제에 대해 말씀 속에서 해답을 얻고 축복의 응답을 경험하게 된다.

명성의 새벽기도는 지역사회와 교계에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몇 년 사이 ‘특새 열풍’을 주도했고, 한국교회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새벽기도’를 통해 되살려주었다.

새벽을 깨우는 신앙을 강조하는 김삼환목사는 “교회는 하나님과 우리가 만나는 장소”라며 “새벽이라는 시간적 중요성은 하루의 시작, 즉 새 날의 시작과 더불어 최초의 생각을 하나님께 바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성경에서 추수의 첫 열매, 첫 아들을 하나님께 바치라고 강조한 것에서 ‘처음’이 얼마나 중요한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특별새벽기도는 전 성도를 모으는 ‘훈련’이라고 강조한 김목사는 “기도를 통해 훈련이 이뤄지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고 바른 신앙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믿음은 성도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2부 예배가 끝난 시간, 3부 예배를 드리기 위해 땀을 흘리며 예배당으로 뛰어 들어온 배재고 1학년 황진호 군. “하나님의 비전을 찾고자 등굣길에 먼저 교회로 걸음을 옮겼다”는 그는 “새벽예배를 통해 말씀의 힘을 얻고 학교로 돌아가면 죽어가는 한 영혼을 살리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새벽예배를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믿음의 하루를 살아갈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17살, 교복을 입은 어린 학생의 가슴 속에서 뜨거운 믿음과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솟아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명성교회 새벽특별집회의 ‘특별한 힘’이었다.



“벧엘로 올라갑시다”

‘희망의 메시지’ 선포한 김삼환목사


 

 

WCC 10차 총회 유치 소식을 새벽 2시에 전해 들었다는 김삼환목사는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강단에 올랐다. “모든 성도들이 기도한 결과, 하나님이 주신 특별한 은혜”라고 표현했다.

김목사는 이어 “응답이 없는 기도는 없다”며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속에서 기도하고 간구할 때 반드시 응답이 올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벧엘로 올라가자는 주제는 인간에게 오는 모든 어려운 문제가 어디서, 왜 오는가에 대해 대답을 주시는 말씀”이라며 설교를 시작했다. 국가적인 어려움을 접하면서,가정에서 어려움을 접하면서 성도들은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한다. 김목사는 이런 성도들에게 “원인도 해답도 모두 주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의 불행은 한 순간에 찾아옵니다. 야곱도 부모와 고향을 떠나 한 순간에 고아가 되었습니다. 하늘을 지붕삼아 돌베개를 베고 잠을 자는 야곱에게 나타난 것은 하늘과 땅을 잇는 사다리였습니다. 모든 길이 막혀있던 때, 하나님과 야곱 사이에 길이 열렸습니다. 이것이 야곱의 축복입니다.”

김목사는 “모든 것이 막혀도 하늘 길만 열리면 살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하나님은 끝까지, 다 이루어지는 그날까지 버리시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나님과의 수직적인 관계를 맺은 성도는 하나님을 첫째로 삼고 살아간다며 변화의 삶을 강조했다.

‘벧엘’을 강조한 이날의 설교는 “벧엘은 곧 하나님의 집이며 야곱이 받은 복이 바로 벧엘이었다”는 말로 마무리됐다.


김목사는 “우리 모든 성도의 살 곳은 벧엘이며 우리는 벧엘로 올라가야 한다. 주님을 높이고 주님을 사랑하는 삶,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그 안에서 사는 삶이 벧엘”이라며 하나님의 집에 거하는 나라와 백성에게 축복이 있음을 선포했다.

어머니의 깊은 신앙 속에서 성장한 김삼환목사. 17살 때 시골교회 종지기를 자원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매일 새벽종을 쳤던 김목사에게 새벽예배는 결코 생소한 것이 아니었다. 개척초기부터 새벽기도에 열정을 바친 그는 ‘첫 제사’의 힘을 굳건히 믿고 있었다. 그리고 새벽기도의 영성이 명성교회를 넘어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새벽을 점령하면 나 자신이 살아나고, 교회가 살고, 나아가 민족복음화가 이뤄진다는 믿음. 이 확고한 믿음이 김삼환목사 개인의 신념을 넘어 새벽 예배당을 가득 메운 6만 여 성도의 가슴 속에서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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