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e you at the pole’- 우리는 학교를 위해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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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e you at the pole’- 우리는 학교를 위해 기도합니다
  • 승인 2001.12.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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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7시, 서울 정신여고 교정. 절로 몸이 움츠러드는 제법 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국기게양대 앞에는 10명 안팎의 학생들이 둥글게 원을 그리며 모여있다. 한 학생의 인도에 의해 찬양이 시작되자 소녀들의 발랄한 웃음은 두 눈 지긋이 감은 진지한 갈망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부흥의 불길 타오르게 하소서 진리의 말씀 이땅 새롭게 하소서~.”
학생들은 계속해서 학교를 위해 기도한다. 믿지 않는 선생님들이 예수님을 만나도록 기도하는 두 손은 간절함을 이기지 못하고 떨리고 있다. 친구들과 함께 교정에서 힘있게 예배드리는 부흥의 그날이 속히 오기를 구할 땐 왠지 모를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모진 고난 가운데 있는 북한 형제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전하고 싶은 바램은 부르짖음이 되어 교정 저편으로 울려 퍼진다.

정신·창덕·한영·오금·배제고 등 서울 강동지역 고등학교에서는 매일 아침 자신이 속해 있는 학교가 하나님의 거룩한 성소로 변화되기를 소망하며 국기게양대 앞에서 기도하는 ‘See you at the pole!’(씨유엣더폴-우리는 학교를 위해 기도합니다) 운동이 활발히 일고 있다.
‘See you at the pole!’ 운동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들은 처음엔 바깥에서 기도하는 것이 어색하고 남들의 이목이 두려웠지만 시간이 지나며 자신의 기도를 통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고 한결같이 고백한다.

불교재단 학교인 창덕여고 학생들은 마땅히 허락된 기도모임 장소가 없어 점심시간에 복도에서 모여 기도했다. 하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선생님과 친구들의 다그침과 욕설이었다. 발길질 세례를 받고 머리카락을 뽑히는 일은 다반사였다. 침까지 뱉고 가는 친구도 있었다.
학생들은 믿는 자들에게 따르는 복된 고난으로 여기고 기도하기를 쉬지 않았다. 그러던 중 평소 마주치기도 힘든 사무과 교사가 복도를 지나가다가 기도하는 학생들을 보고 매일 점심시간에 시청각실에서 모임을 가질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주는 인도하심을 받을 수 있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창덕여고 학생들이 기도하던 중 친구들에게 찬양을 들려주고 싶은 마음이 동일하게 생겼다. 담대하게 준비하며 나아가는 가운데 학교의 허락을 얻고 방송기자제도 빌려 운동장 한가운데서 관현악으로 찬양을 연주할 수 있었다. 점심시간마다 나오던 교내방송도 멈췄다. 전교생들이 창문에 매달려 이들의 아름다운 찬양을 듣고 박수를 보내는 역사가 일어났다.

한 학교의 ‘See you at the pole!’ 모임은 불량써클로 낙인찍혀 번번히 교무실로 불려가 반성문을 쓰고 기합받기를 반복해야했다. 특별히 선생님들의 거듭남을 위해 기도한 아침. “기왕 기도하는 거 주변 청소 좀 하면서 해라”는 학생주임의 한마디에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씻어 내릴 수 있었다. 기도를 들으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순간이었다. 학생들은 기도모임이 학교에 선한 영향력을 흘려 보내고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섬기는 마음으로 구역을 나눠 청소를 해오고 있다.

“학교에서 친구들과 기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해요. 그리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어떻게 일하시는지 알 수 있어 기쁘고요.”
한영고 김태윤(18) 양은 자신에게 학교를 중보하는 사명이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많은 친구들이 기도모임에 동참해 부흥의 중심에 함께 서있기를 원한다고 전한다.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길은 마음을 합한 기도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강동지역 고등학생들은 학교의 변화와 부흥을 사모하며 매일 아침 국기게양대 앞에서 하루의 첫시간을 드리고 있다.

구자천기자(jcko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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