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뛰어넘어 어린아이처럼 회개 했던 평양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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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을 뛰어넘어 어린아이처럼 회개 했던 평양사람들
  • 송영락
  • 승인 2007.05.31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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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규교수의 '한국교회와 민족을 살린 평양 대부흥 이야기'<4>
▲ 통곡으로 회개했던 길선주목사의 유품인 안경과 영계 격언집

 

1906년 하반기에 일어난 세 번째 중요한 사건은 목포부흥회였다. 1906년 가을 프레스톤이 담당하고 있는 목포 지역에서 감리교 선교사인 저다인을 강사로 부흥집회가 열렸다. 그런 이때 놀라운 회개의 역사가 강하게 임했던 것이다. 프레스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저다닝 집회에 대해 이렇게 보고했다.


놀라운 목포 부흥회

“저다인은 성령충만한 사람이었고 그의 설교에는 성령의 현시와 능력이 나타났다. 그를 통해 성령께서 하나님의 말씀을 취하고는 의를 논증해 내서는 절제, 죄성의 심판, 죄사함의 필요성, 죽음 같은 정적이 모두에게 임하였으며, 그리고 그것은 마치 하나님의 말씀이 외과용 수술 칼처럼 사람의 심령을 깊이 쪼개어 죄악들과 영혼의 숨겨진 암세포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는 그것들을 도려내는 것과 같다. 그런 후 죄의 고백이 수십명의 괴로워하는 영혼들에 임해 힘있는 남자들도 어린 아이처럼 울었다.”


성령께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암세포와 같은 그곳에 모인 이들의 온갖 사악한 죄악들을 다 도려내셨던 것이다. 이것은 지금까지 묵도한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한 성령의 역사였다. 그곳에서 일어난 강력한 성령의 역사는 앞으로 있을 평양대부흥운동을 예비하시려는 깊으신 섭리였다. 프레스톤이 보고한 것처럼 “이 부흥회의 영향은 전라남도에서 멀고 넓게 감지되었다.” 하나님 앞에 정결하고 성결하고 무엇보다도 성령충만한 그리스도인이 부흥운동에 있어서 너무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목포 부흥운동의 소식은 평양지역 선교사들과 교회 지도자들에게 강한 도전이 되었다.


장대현교회 준비 기도회

1906년 하반기에 일어난 마지막 중요한 사건은 장대현교회 준비기도회였다. 이것은 길선주의 청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다. 12월 22일 재령에서 열린 황해도 도사경회를 마치고 돌아온 길선주의 심령에는 “성령의 불이 줄곧 타올랐고 영력은 전보다 갑절이나 넘쳤다. 부흥의 희망은 확연했고 기쁨이 충만했다.” 길선주는 기왕의 성경공부와 새벽기도회의 불길이 뜨겁게 달아오른 평양의 각 교회가 충만한 은혜를 경험해야 할 필요성을 깊이 느끼고 있었다. 1906년 9월 이후 장대현 교회에는 새벽기도회가 계속되었다. 처음부터 새벽기도회를 함께 시작한 박치록 장로는 큰 부흥이 임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와 같은 영적 움직임 속에 길선주는 이길함 선교사를 방문 특별집회를 평안남도 도사경회 직전에 개최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500여원의 헌금이 나와 특별집회를 준비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성탄절에 집회 광고가 진행되었고 준비한 전도지를 각 개인에게 나누어 주어 거리, 골목, 가가호호를 방문하여 전달하고 새로 믿기로 작정한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하기 위해 기명 용지를 준비했다. 개인과 가정예배 때에 이 집회를 목표를 지향하도록 하였다. 예배, 성경공부, 심방 등 모두 이 집회를 중점으로 삼아 진행하고 분위기 조성에 최대의 노력을 기울였다. 교인들은 평양시내에서는 “부흥회”라는 집회가 처음 열리는 만큼 열성적으로 협력했다. 바로 이 집회가 1907년 1월 15일에 조지매큠이 말한 “크리스마스가 지난 다음날 시작하여 한 주간 동안 매일 가진 저녁 특별집회”였다.


특별집회 첫날의 역사

1906년 12월 26일 수요일 특별집회 첫째 날 장대현교회는 은혜를 사모하는 이들로 가득 매워졌다. 이날 길선주는 오랫동안 준비한 첫날의 메시지, “마음의 문을 열고 성신을 영접하라”는 메시지를 외쳤다. 이날 길선주는 혼신의 힘을 다해 이 민족과 이 사회를 살리는 원동력이 성령충만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그의 메시지는 참석자들 모두에게 큰 도전과 감동을 동시에 제공해주었다. 이날 메시지가 끝난 후 혼 회중이 통성으로 기도했다. 길선주가 기도를 계속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남아 계속 기도하고 돌아갈 사람은 조용히 일어나 돌아가라고 말하자 수백명이 남아서 밤이 맞도록 간절히 기도했다.

 

12월 27일 목요일 길선주는 “이상한 귀빈과 괴이한 주인”이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했다. 이날 그의 설교는 성령께서 심령에 들어오시기를 원하시지만 주인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길선주의 메시지는 힘이 있고 능력이 수반되어 청중들을 온전히 사로잡아 시간이 지나면서 청중들 가운데 회개의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늘어갔다. 설교가 끝나고 온 회중이 통성기도를 할 것을 길선주가 요청하자 “회중의 기도는 회개로 화했고 장내는 울음바다가 되었다.” 한 젊은이가 길선주를 찾으며 죄를 고백할 기회를 달라고 하자 길선주는 “어떤 일인지는 모르나 죄를 회개하는 간증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과 화해를 하시오”라고 응수했다. 그 대상은 바로 길선주 장로라며 이날 마음으로부터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흘리며 목메인 목소리로 여러 사람들 앞에서 간증했다.


길선주 장로의 눈물간증

“저는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으며 아내와 어린 자식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생계가 극히 곤궁해서 시량이 떨어졌고 추운겨울에 이부자리가 없어 떨고 계신 어머니와 어린 것들을 차마 볼 수 없어, 생각 끝에 도둑질을 하기로 결심하고 쾌재정 옆집에 밤 깊은 때를 타서 잠입했습니다. 그 집이 넓고 잡초가 우거진 쾌재정의 외따른 뜰에 담 하나를 사이에 두었기에 도둑질하기에는 안성맞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외따로 떨어져 있는 자그마한 방에 들어가니 늙으신 할아버지 혼자 계셨습니다. 그 할아버지가 나를 보고 누구냐고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뛰쳐나와 그 집 바로 뒤에 있는 언덕 밑에 쌓아올린 큰 굴뚝 뒤에 숨어 있다가 부엌을 사이로 한 건너방에 들어가서 이부자리와 놋그릇 몇 점을 훔쳐가지고 나왔습니다. 그 뒤부터 견딜 수 없는 양심의 고통을 받아오다가 예수를 믿으면 죄를 용서받고 구원 얻는다는 말을 듣고 벼르고 벼르던 중에 마침 부흥집회가 열린다고 하여 와서 보니 이 집회를 인도하시는 분이 내가 물건을 도둑질해 낸 그 집 주인이시고 길 장로님이신 것을 알고 놀랐습니다. 내 마음은 이상한 충격을 받고 무섭고 떨려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어제는 입을 열 수가 없어서 하나님께 용서를 달라고 혼자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마음이 편치 않고 아파서 견딜 수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죄를 길 장로님 앞에 털어 놓아야만 시원하겠기에 오늘 길 장로님 앞에서 말씀드리고 용서를 비는 것입니다.”


경찰 방은덕의 참회

그 사람은 눈물을 흘리며 진심으로 통화했다. 통회의 소리가 회중가운데 가득 찼고 간증을 하려는 사람들이 계속 일어났다. 성령이 강하게 임하자 사람들이 회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길선주는 “그 젊은이의 회개를 받으시고 그의 죄를 용서해 주십사”고 간곡한 기도를 드렸다. 길선주는 회중을 진정시킨 후 나라의 법과 사회적 윤리와 도덕을 어긴 범죄는 상대와 화해를 하고 또 무엇이 더 필요하다면 개인적으로 자기를 찾아 달라고 부탁했다. 이날 길선주는 공개 간증을 삼가고 주의를 환기시키면서 찬송과 기도로 집회를 마쳤다. 그러나 계속 기도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남아 기도하도록 했는데 이날 수백명이 남아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12월 28일 셋째 날 금요일 저녁집회가 열렸다. 이미 길선주의 설교를 통해 매일 저녁 놀라운 은혜가 계속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평양 시내 영문 앞에 사는 순포(경찰) 방은덕이 길선주의 설교를 듣고 통회하는 역사가 나타났다. 이날 방은덕은 장대현교회에서 집회가 열리고 있고 그 집회 중에 사람들이 온갖 죄악들을 다 자복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범죄자들을 잡아 실적을 올릴 음흉한 생각을 갖고 저녁집회를 참석했다. 이날 길선주는 “지옥을 취하랴 천당을 택하랴?”는 제목으로 설교를 하면서 물건을 도둑질한 사람은 잡을 수 있지만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죄는 다스릴 수 없다고 말했다. 죄 있는 마음은 찔렸고 마음의 고통은 도저히 견디기 어려웠다. 길선주의 설교가 계속되면서 그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고 그는 갑자기 아이고 하는 소리와 함께 거꾸러졌다. 주위의 사람들이 그를 위해 기도하고 안정을 시키려고 했지만 그는 벌떡 일어나 “선생님! 나를 살려주십시오”라며 고함을 질렀다. 그의 이마에는 땀이 흐르고 눈에서는 구슬 같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길선주가 잠시 설교를 중단하고 그를 위해 기도하자 그는 진정되었다.

 

길선주는 다시 설교를 계속하면서 십자가상에서 좌우의 강도가 있었으며 하나는 주님을 비방함으로 지옥에, 다른 하나는 회개함으로 주님과 함께 낙원에 들어가는 축복을 누렸다며 회개를 촉구했다. “주님은 천당과 지옥 둘 중 하나를 양자택일 할 것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제 어느 것을 택하겠습니까?” 이 외침을 들은 방은덕은 견딜 수 없었다. 길선주가 막 설교를 끝내려하자 그가 갑자기 일어서더니 길선주를 향해 “선생님, 이 죄인이 용서받을 수 있습니까? 저는 천당에 와서 죄인을 잡으려했던 방순포 죄인입니다. 어찌하오리이까?”라며 대성 통고하는 것이었다. 그의 회개의 고백 후 그곳에 참석한 회중들에게 성력의 역사가 “마치 불길에 기름을 붓는 것처럼 맹렬한 기세”로 일어나 교회당은 회개와 눈물바다가 되었다. 통성기도는 강렬하게 계속되었다. 찬송 소리는 우렁찼고 회중은 기쁨에 겨워 춤을 추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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