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근절에 인류 힘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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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근절에 인류 힘 모아야 한다
  • 승인 2001.09.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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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미국의 심장부를 강타한 동시다발적 테러참사로 혼돈상태에 빠진 가운데 긴장 속에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유엔이 정한 ‘문명간 대화의 해’에 이런 참사가 일어나 참담함과 함께 전율을 느낀다. 지난해는 또 유엔이 정한 ‘평화·문화의 해’가 아니었던가.

어쨌든 하루속히 이 땅에 테러와 폭력이 근절되길 기도드리며 평화의 중재자로서의 교회의 역할을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번 사건을 통해 몇가지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우선 이번 테러는 요구조건도 없고, “내가 공격했다”고 나서는 사람도 없는 신종 테러로서 피해규모는 전쟁수준인 전혀 새로운 형태의 전쟁이 시작되었음을 일깨워준다.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을 두고 미국 등 서방측과 이슬람권간에 3차대전을 방불케 하는 문명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한다.

사건 이후 전세계 인터넷 게시판과 채팅룸이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으로 떠들썩한가 하면 요즘 서점가에선 새무얼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슬람 문명과 기독교 문명 사이의 대결이라는 헌팅턴의 주장이 최근 전개되고 있는 현상을 미리 예고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탈냉전시대의 유일한 강국으로 남아있던 미국의 상징인 세계무역센터의 쌍동이 빌딩이 비행기 자살테러 공격을 받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 것은 우리에게 허탈감을 안겨준다. 모든 면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미국적 개척정신을 실현한 이 건물은 현대의 기술을 과시한 것일뿐 아니라 자본주의 자체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모더니즘’의 신화를 해체시킨 것은 역설적이게도 현대적 삶을 상징하는 비행기라는 점에서 우리를 더욱 두렵게 만든다. 문명의 이기(비행기)가 단숨에 테러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술만능과 발전만을 추구한 우리의 발걸음을 잠시 머뭇거리게 한다.

아울러 테러에 대응하고 극복해 나가는 미국의 노력을 보면서 우리는 많은 것을 느끼게 된다. 사태 직후 미국이 보인 신속한 국민단합과 초당적 대응이 우리에게도 가능할 것인가, 무너져 내리는 빌딩 속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대피시키기 위해 끝까지 분투하다 순직한 뉴욕소방관들의 투철한 프로의식·사명감을 우리는 갖고 있는가, 무너진 빌딩에서 그나마 인명피해를 줄인 것은 재난에 대비한 평소의 훈련때문이었다는데 우리는 그런 훈련이 되어있는가, 자원봉사자와 군입대 지원자가 줄을 이었다고 하는데 그런 성숙한 시민의식을 우리도 기대할 수 있는가, 국민적 분노가 폭발한 가운데도 보복신중론, 미국반성론 같은 논의가 활발히 제기되고 있는 것처럼 우리도 중대사건이 있을 경우 ‘공론의 장’이 가능한가 등이다.

우리는 이번 테러참사에 대처하는 미국을 보면서 정치인은 정치인대로, 시민은 시민대로 위기 때의 자기역할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교회와 크리스천들은 이 시대에 주시는 하나님의 메시지가 무엇인지 깨달아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이런 사건들은 남의 얘기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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