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 태백 탄광지역 안식의 집
상태바
르포 - 태백 탄광지역 안식의 집
  • 승인 2001.08.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대에 걸친 ‘소외된 노인 사랑’

검은 연탄 먼지로 뒤덮였던 태백. 연탄 먼지가 사라진 자리에 각종 질병과 고통을 호소하는 노인들로 그 자리가 메워지고 있다. 오랜 광산근로자의 생활을 마감하고 이제는 진폐증으로 몸과 마음이 쇠약해진 채 방치된 무의탁 노인들. 그래서 아직까지도 태백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소외된 지역으로 대변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작은 사랑의 불씨를 2대에 걸쳐 18년 동안 전해온 사회복지법인 태백사회복지회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된다.

고 이정규 목사가 1983년 설립한 기독교광산지역복지선교회는 태백에서 소외되고 가난한 우리의 이웃들인 무의탁 노인, 불우 아동과 청소년, 진폐환자들을 돕는 사회 봉사로 예수 사랑을 전했다. 고 이정규 목사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한 푼 두 푼 모은 후원금으로 만들어진 이 선교회는 선교와 사회복지를 추구해 온 국내 유일한 탄광 지역 선교회로 자리잡게 되었다. 지칠 줄 모르는 이 목사의 헌신이 이런 일을 해냈던 것이다.

이 선교회는 1992년 사회복지법인 태백사회복지회를 설립하고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으로 인해 늘어난 지역 내 무의탁 노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안식의 집’인 무료 양로시설을 건립하게 되었다. 노후만큼은 안정되고 평안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벽돌 한 장 한 장을 쌓아올려 만들어진 이곳에 50명의 무의탁 노인들이 새로운 보금자리를 잡았다.

이 밖에도 선교회는 1991년부터 재가 진폐환자들의 무료진료, 무료투약, 건강강좌, 방문상담과 아울러 편부·편모 가정과 소년·소녀 가장을 후원자와 연결해 주는 결연사업, 사랑의 반찬 나눔운동, 인표 어린이 도서관 운영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일들을 해 오고 있다.

‘하나님을 경외하자’, ‘서로 사랑하자’, ‘범사에 감사하자’란 3가지 원훈으로 노인들을 위로해온 이정규 목사가 3년 전 하나님 곁으로 떠나자 이 자리를 아들인 이근 원장이 떠맡게 됐다. 중앙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개인 사업을 했던 이 원장은 아버지인 이 목사의 권유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먼저 이 원장은 안식의 집을 운영하면서 병고에 시달리던 많은 노인들을 타 지역 요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던 수용시설 한계의 아쉬움과 아픔을 계속하고 싶지 않아 정부로부터 노인 전문 요양원 사업을 승인 받았다.

75명의 치매와 중풍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지난 6월에 착공에 들어간 노인전문요양원은 내년 8월에 완공된다. 총 예산 22억 원 중 17억 원은 정부 보조금으로, 나머지 5억원이 법인의 몫이란게 이 원장이 말이다. 현재 3억5천만 원이 확보된 상태지만 1억5천만원 정도가 부족한 실정. “주위의 기도가 있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지만 예년에 비해 관심은 많이 떨어지고 있는 형편”이라며 이 원장은 걱정하고 있다.

소외된 무의탁 노인들을 위해 뜨거운 기도와 성원을 부탁한 이 원장은 “최근 시설 운영에 정부의 비중이 커지면서 종교적인 의사를 무시한 행정 지침들이 힘들게 할 때가 많다”며 “이런 때일수록 기독교인들이 관심을 갖고 힘써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