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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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가?
  • 승인 2001.08.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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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그리스도의 몸, 그리스도의 신부로 이 세상 가운데 존재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공동체이다. 이러한 교회는 양면성을 지닌다. 교회는 세상과 구분됨으로써 세속화되지 않아야 하지만 동시에 세상과는 분리될 수 없다. 교회는 세상과 적대하는 위치에 서 있지만 세상을 위해 존재한다. 또한 교회는 자신을 위함으로써 동시에 남을 위해 존재한다. 교회는 현세를 추구하거나 탐닉해서도 안되지만 현세에서 도피하거나 현세를 적대시해서도 안된다. 교회는 세상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져야 하지만 어디까지나 타인을 위해 존재해야만 한다. 이런 면에서 교회는 사명적 존재이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교회는 사명적 존재임을 망각한 채 인본주의에 입각한 세속문화에 침투당하여 시대를 변화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변질된 모습을 보여왔다. 현세적이고 물질적인 축복의 강조로 인한 대교회주의와 물량주의, 세속주의 신학의 범람, 개인주의와 개교회주의의 영향으로 말미암아 교회는 점점 세상에서 그 빛을 잃어가고, 시대의 등불을 밝혀주는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한국 교회는 다시금 성경에 근거를 둔 올바른 신학의 정립과 본질에 충실한 모습으로 되돌아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시대적 사명을 인식하고 교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써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세우고, 복음 전파의 고귀한 사명을 넉넉히 감당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면 한국 교회가 감당해 나가야 할 시대적 사명은 무엇인가?

첫째, 진리를 수호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사명에 더욱 불을 지펴야 한다. 지금 현 시대는 절대적인 진리가 땅에 떨어지고 상대주의, 혼합주의, 다원주의가 팽배해 있다. 이러한 시대 속에서 교회는 만고불변의 진리의 깃발을 힘차게 날리면서 복음을 전파하는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교회는 궁극적으로 선교하는 교회이며, 교회의 본래적 과업은 하나님 나라의 복된 소식인 복음을 전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둘째, 세상에 긍휼과 자비를 베품으로써 사회를 섬기고 봉사하는 사명을 감당해 나가야 한다. 교회는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존재이다. 따라서 한국 교회는 이웃을 돕고, 구제하며, 그들의 아픔과 고난에 동참하는 교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은 교회가 전하는 진리와 더불어 과연 그 진리대로 살고 있는지 보고 듣길 원한다. 말과 행위가 일치될 때 교회는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셋째, 일치와 연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국 교회는 지도자들의 사사로운 욕심과 개교회주의, 교권주의, 집단이기주의로 말미암아 사분오열되어 있다. 이제 교회는 분열된 모습을 벗어버리고 일치와 연합으로 통일과 북한교회 재건, 민족복음화, 세계복음화의 대과업을 이루어나가야 할 것이다. 일치와 연합은 이 민족에게 주어진 선교적 사명을 힘있게 수행해 나가는 발판이기에 이제는 나 개인의 소리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역사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넷째, 민족 분단의 아픔을 가슴에 품고 남북통일을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하여 북한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북한 동포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랑과 희생을 가져야 하며, 교회는 경쟁심과 명예욕을 버리고 자신을 겸손하게 낮춰야 할 것이다.

다섯째, 영적·윤리적 각성운동을 전개해 나감으로써 시대를 일깨워 나가야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과 탐욕, 위선과 방탕, 부정과 부패의 만연으로 썩어져 가고 있다. 도적적 불감증은 물론 영적으로도 타락의 길을 치닫고 있다.

이제 한국 교회는 초대 교회가 정직과 순결한 삶으로 본을 보여 시대를 변화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절제와 사랑을 실천하는 영적이고도 도덕적인 교회가 됨으로써 시대의 조류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주님은 한국 교회와 성도들을 향해 세상의 빛과 소금, 그리스도의 향기, 편지라고 말씀하신다. 깜깜한 밤일수록 별은 더 빛나기 마련이며, 물이 더럽고 혼탁해질수록 깨끗한 물줄기는 더욱 소중하게 여겨지기 마련이다.

한국 교회는 이 시대 앞에 놓여진 사명을 재인식하고 거룩함과 사랑으로 이 세상 속에 녹아져서 어둠을 밝히고 부패를 방지하며, 말씀의 실천을 통하여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기고 드러내야 할 것이다. 그리할 때 한국 교회는 시대의 등불로서 영적 도적적 각성을 불러일으키고, 이 사회와 민족을 변화시키는 역할과 사명을 넉넉히 수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신웅(신길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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