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선교공동체(GMC)의 중국 단기선교 동행취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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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선교공동체(GMC)의 중국 단기선교 동행취재(하)
  • 현승미
  • 승인 2005.08.31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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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는 한 형제요, 자매입니다”

▶ 200여명정도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에 매주 500여명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찾아온다.


늦은 밤 낯선 땅에 내려 앞으로 6일간의 일정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가 하는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된 중국선교 여행은 어느덧 좀 더 머무르며 중국에 대해 더 많은 걸 배우고 싶다는 호기심과 아쉬움으로 가득차 있었다.


넷째날 샤먼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두시간정도 걸려 창주시에 있는 농촌의 삼자교회를 방문했다. 창주시로 가기 위해서는 아시아에서 제일 길다는 해창대교를 건너야 하는데, 그 대교의 길이만큼이나 샤먼시와 창주시의 모습은 달라보였다. 형광의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대형쇼핑몰과 현대시설이 즐비한 샤먼시와 달리 차창 밖으로 보이는 창주시는 낡고 획일화된 건물들만큼이나 삭막한 기운이 맴돌았다.


그러나 우리 선교일행을 환영해준 개척교회 장로님과 집사님들은 딱딱하고 무미건조해보이는 도시 풍경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 날 세 곳의 개척교회를 방문했는데, 선교일행은 생각지도 못한 환대를 받았다.


단지 개발되지 않고 생활이 궁핍해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지닌채 살고 있을 뿐 그들은 천상 정 많은 우리네 시골 어르신들과 다르지 않았다. 마치 방학을 맞아 시골에 다니러 온 손자손녀들에게 좋은 것을 하나라도 더 먹이고 싶어 하는 할머니처럼 작은 것 하나라도 더 내어주려 했다.


맨 처음 방문한 농촌교회에서 시무하고 있는 여자 전도사는 원래 무당이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 6년 전 병을 얻게 된 후, 삶을 갈망하며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다. 목숨만 살려주신다면 평생 하나님 일을 하겠다며 간절한 기도로 맹세했고, 기적과 같은 하나님의 은혜로 새 삶을 얻은 그는 모든 것을 버리고 하나님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년 만에 지금의 개척교회로 보내진 것이다. 그는 2개월 코스의 성경공부반을 수료하고 3명의 성도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성도가 7~80여명이 넘어섰지만, 문제는 이들을 수용할만한 공간의 부족이었다. 결국 지난해 8월 인민페 3만원을 가지고 3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교회를 건축하기 시작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400만원 정도인데, 교회 건축비용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비록 문도, 창문도 없이 벽돌위에 겨우 시멘트를 바른 볼품없는 모양새였지만, 얼마 전에 지붕을 얹어 이제는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며 담임 전도사는 즐거워했다. 지난 1월 GMC선교단이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겨우 바닥 공사가 마무리 된 상태였다니, 그나마 비를 맞지 않고 예배드릴 수 있는 것 또한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다.


100원이 생기면 창문을 달고, 또 100원이 생기면 문을 달며 언젠가는 꼭 하나님의 예배당을 완성시키겠다는 가난한 농촌교회 담임 전도사의 강한 믿음은 예배당이 완성되기도 전에 300명의 성도들이 가득 차리라 예견됐다.  

선교일행은 통성기도 후 준비해간 건축헌금과는 별도로 각자의 주머니를 털어 성심성의껏 헌금으로 드리고 아쉬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다시 해창대교를 지나 샤먼시로 이동한 우리 선교일행은 샤먼의 농촌교회 두 곳을 방문했다.

지금의 교회보다도 올 3월부터 시작한 새 예배당의 기초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며 가까운 교회부지로 일행을 이끌었다. 젊은 목사님과 왜소한 체구의 장로님, 그리고 여집사 몇 명이 우리를 맞이했는데, 3대째 믿음의 집안이며 이 곳 교회의 역사를 함께 해온 장로님의 산증인이 이어졌다.


1926년도에 설립돼 80년의 역사를 지닌 이 교회 역시 ‘문화대혁명’의 시기를 비껴 갈 수 없었다. 다른 교회들처럼 교회는 창고로 쓰였고, 교인들은 공산정권에 총살당했다. 그러나 공산정권이 믿음의 불씨까지 없애진 못한 것이다. 문화대혁명 이후 교인들은 힘을 합쳐 다시 교회 문을 열었고, 지금은 200여명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예배당에 매 주일 500여명이 예배를 드리기 위해 몰려온다. 


이 교회 성도들의 80%가 농민이다 보니 큰 수입이 있을 수 없다. 대신 자녀들이 보내준 생활비를 모두 교회건축헌금으로 내놓는다고 한다. 새 예배당의 사진을 교회 한 쪽 벽면에 붙여두고 감사의 기도를 잊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교회는 이제 겨우 교회부지를 확보한 상태였다. 지금의 교회에서 차를 타고 5분쯤 걸리는 곳에서 교회 부지를 찾을 수 있었다. 그 곳 담임목사님과 장로님, 성도들과 함께 선교 일행은 땅을 주신 것에 감사하며 앞으로 교회건축이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한마음으로 통성 기도했다. 정말 다음번에 이곳을 방문했을 때는 황톳빛 땅이 아닌 태양에 비친 십자가가 황금빛으로 빛나는 교회당에서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발견할 수 있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했다. 


특히 가는 교회마다 얼마간의 건축헌금을 하게 됐는데, 한국에 돌아가서 필요하지 않겠냐며 영수증을 챙겨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이곳 교회들은 혹여 담임목사가 돈을 받게 되더라도 그 자리에서 바로 회계를 불러 모든 사항을 처리 하는데, 이곳이 진정 하나님이 기뻐 받으실 믿음의 공동체가 아닐까 생각했다.


중국선교의 공식일정이 끝나는 다섯째 날은 삼일당교회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을 방문했다. 100년이 넘은 예배당을 어느 화교의 지원으로 개보수해 ‘복음당’이라는 따뜻한 보금자리로 세우게 됐다.


자녀가 없거나 치매 등 각종 질병을 앍고 있는 노인 40여명의 안식처인 복음당은 의료시설도 갖추고 있었는데, 수술실이 마치 여수 애양병원의 옛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 했다. 분명 손양원목사가 환자를 돌봤던 그 마음으로 이곳의 간호사와 의사도 환자들을 극진히 섬기리라. 비록 전문 관리의사 1명과 4명의 간호사, 직원이 40여명을 돌봐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이들은 매일 낮에는 찬양집회로, 밤에는 기도회를 통해 하나님의 무한한 사랑과 은혜를 받고 있다.


또한 교회가 나서서 민간복지에 힘쓰고, 3억이라는 적지 않은 돈을 선뜻 내놓는 기독교인의 모습을 보고 중국정부가 교회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이 어느 정도 변화했다는게 천이평목사의 말이다. 정부가 책임져야할 사회복지사업을 교회가 감당해내는 모습을 보고 시정부에서 30억을 지원해주기도 했다.   


특별히 전날 목회자와 찬양단 팀이 한 몸이 되어 준비한 찬양과 성극을 양로원에서 선보였다. 언어상의 문제로 성극은 무언극으로 준비하게 됐는데, 그가 과거에 어떤 잘못을 저질렀든지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한다면 하나님은 분명 그의 모든 죄를 용서하고 자녀로 맞아주신다는 뜻을 담고 있었다.


백 마디 말보다 짧은 몸짓으로 우린 이미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는 한 형제요, 한 자매가 되어 있었다.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준비한 행사가 오히려 우리 선교단들에게 큰 은혜와 깨달음을 남긴 듯 했다. 마지막으로 그분들의 손을 잡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불러드렸는데 모두들 감동과 은혜의 눈물이 맺혔다.


5박6일간의 중국 단기선교를 통해 불과 얼마전까지만해도 복음의 볼모지로 알려져 있던 중국에 이미 하나님이 깊이 역사하고 계심을 발견했다. 이는 조선족교회도, 한인교회도 아닌 한족들의 삼자교회, 가정교회로부터 시작되고 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우리와 그들 간의 신학적 교리가 일치하지 않는다 해도 분명 하나님은 그들 삼자교회를 통해 분명 복음을 전하고 그들 위에 역사하고 계신다.


또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던 중국의 북경, 연길, 상해 등의 모습으로 중국을 기억해서는 안 된다. 인구 13억의 거대한 땅덩어리를 가졌기에 한 나라로 묶여있을지라도 그들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문화, 사회, 경제, 종교적인 면에서조차 어느 것 하나 같은 모습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때문에 중국선교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면 중국 전체가 아닌 어느 한 지역을 중점적으로 공부하고 그들과 지속적인 관계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더불어 그들에게 성경교리를 올바로 해석할 수 있는 참된 지도자 육성이 시급함을 절감했다. 자국민의 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부단히 애쓰는 그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에 따른 대안이 선행되어야만 중국 선교를 향한 우리의 비전이 올바른 효과를 걷을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13억 인구의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중국에 복음의 씨앗이 우리 한국선교사들에 의해 뿌려지기를 기대해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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