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치와 연합은 필요한가?
지금 한국 교회 내에서 계속 요청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나가 연합과 일치 문제이다. 또한 이를 위한 노력과 운동도 계속되고 있다. 젊은 목회자 중심의 일치와 연합을 위한 목회자 모임이 초교파적으로 있는가 하면 각 교단에서 갱신 운동을 하는 목회자들이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를 만들어 몇 년 전부터 모임을 갖고 있다.

초교파적으로 모여 교회일치(Unity)와 갱신(Renewwal)과 섬김(Diakonia)을 주요사역으로 하고 있다. 작년부터는 기존 연합기관인 KNCC와 한기총에서 내부적으로 한국 교회 일치와 연합을 위한 협의를 계속해오고 있다. 한국 교회가 연합과 일치를 이루어야 함은 우선 대 정부적인 대표성을 가진 단체가 없어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기에 기독교의 소리를 하나로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하기 때문이며 사회 선교나 특히 앞으로 북한 선교를 앞둔 시점에서 ‘하나의 한국 교회’를 절대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분열, 그 원인은?
누구나 연합의 필요성을 말하지만 과연 어떻게 한국 교회가 연합과 일치를 이룰 것인가 하는 구체적인 방안에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며 견해를 달리 한다. 최근 한목협에서는 일치와 연합을 위한 열린 대화 마당을 안성수양관에서 개최했다.

많은 교단의 원로급 내지 현 지도층 인사들이 초청되어 발제를 하고 논찬과 대화를 나누었다. 이날 대화의 마당에서 참가자들은 분열의 원인을 지적하면서 그 원인 중 하나인 인간 우상화를 말했다. 교단 내 김모, 한모, 박모 등 추앙받는 사람들을 우상화하며 그들 중심으로 교파가 나누어졌고 교권주의자들이 교권 쟁취 목적으로 교단을 나누었다고 분석하며 또 다른 중요한 원인은 신학과 교수들의 분열을 들었다.

이들의 지적에 공감했지만 발제한 분들, 단상에 앉아서 분열을 비판하고 연합과 일치를 외치는 분들 중에는 오히려 분열의 현장에서 분열을 동조하며 심지어 분열에 앞장 선 분도 있었다.

오히려 단하의 청중들은 분열의 현장에도 없었고 분열에 찬동하지도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으며 분열의 피해자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분열을 꾀한 사람이 더 큰소리 치며 분열을 책망하고 있으니 뭔가 잘못된 느낌이었다. 차라리 공개적으로 회개의 말이라도 있었더라면 더 좋았지 않았겠는가.

그날 토론에서도 지적되었듯이 연합과 일치에는 한계가 있다. 사실 교권 때문에 생긴 분열은 겸손히 교권을 버리고 당파심을 버리면 될 수 있다(사실은 버리기 힘들겠지만). 그러나 어느 분이 지적한 대로 신학적 차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물론 교회의 본질은 하나이며 교파적인 교회가 아니다. 그리고 내 교파만이 구원이 있고, 내 교회의식을 절대화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각 교파마다 신학적 특징이 있고 - 이것은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세계 교회가 다 그러하다. 또 어떤 부분은 생명을 걸고 지킬 부분도 있다.

바람직한 방향은?
그 때문에 일치와 연합은 각 교단, 교파, 교리를 포기한 일치 - 하나됨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교회의 일치와 연합은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일치성을 추구해야 한다. 과연 어떻게 그 방향을 잡을 것인가? 어느 분이 제시한대로 먼저는 분열의 현장에 있었던 분들이 참회의 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한경직 목사가 템플턴상 수상 때 자신이 신사참배 했었다고 고백했듯이).

그리고 교단장들이나 교계 지도급 인사들이 교제를 나누며 연합을 위해 뜻을 모으고 특히 가까운 교단끼리는 상호 인정하고 교류 협력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나아가서는 궁극적으로 현 KNCC와 한기총이 통폐합하여 모든 한국 교회를 총괄하는 하나의 연합체를 만들어 내어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를 위한 기도운동과 영적 일치를 추구하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치와 연합을 위한 서명운동도 필요하리라 생각된다. 요한복음 17장에서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지적하신 것과 같이 하나가 되라는 이 명제를 한국 교회는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김경원(서현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