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선교공동체(GMC)의 중국 단기선교 동행취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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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선교공동체(GMC)의 중국 단기선교 동행취재(중)
  • 현승미
  • 승인 2005.08.23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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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으로 영어 가르치며 청년들에게 복음 전하는 가정교회

우리나라에서 가장 가까운 지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일본과 함께 복음의 볼모지로 알려졌던 중국 땅을 직접 밟게 된 나는 설레지 않을 수 없었다. 특히 관인교회로 알려진 삼자교회와 중국의 진정한 교회로 알려진 가정예배를 참관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좋은 경험이 되리라.


중국 샤먼지역 복음화에 나선 단기선교팀은 지구촌선교공동체(이하 GMC) 지도교수와 일반 신대원생을 포함해 15명, GMC 대표가 시무하는 한생명교회 평신도들로 이루어진 겨자씨찬양단 15명 등으로 구성됐다.


사실 이번 단기 선교팀은 목회자 팀과 평신도 찬양단으로 나누어져 각자의 선교목적이 조금씩 달라보였다. 따라서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주 안에서 하나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또한 이번 여행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리라.


숙소는 단기선교팀의 일정을 책임져줄 삼일당교회가 있는 고랑서(鼓浪嶼)라는 섬에 위치해 있었다. 삼일당교회에서 운영하는 교역자 연수원으로 ‘교목지계(校牧之家)’라는 멋진 이름을 가졌으며, 주변에 조용히 개인기도를 할 수 있는 좋은 공간까지 마련돼 있었다. 비록 샤먼시내에서 유람선 같은 배를 타고 15분정도 강을 건너 다시 숙소까지 20여분을 걸어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현대식 건물로 시설은 꽤 좋은 편이었다.   


특별히 고랑서 섬은 환경과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차가 다니지 못하게 해 사람이 직접 끄는 짐수레를 주로 이용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기독교가 처음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의 외국인선교사와 우리 선조들을 떠오르게 했다. 덕분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복음을 전했던 외국인 선교사들처럼 중국 땅을 밟은 이상 조금이나마 사명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일정은 생각보다 빡빡하게 진행됐다. 새벽같이 일어나 식사를 준비하고, 아침QT로 하루를 시작했다. 첫 일정은 삼일당교회와 유대관계를 맺고 있는 가정교회의 영어예배 참관이었다.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외국에 살던 중국인교수가 자국내 복음전파를 위해 그곳의 직위를 버리고 왔다고 했다. 현재는 샤먼대 법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자신의 집을 개방해 매주 토요일 아침 9시 예배를 드리는데, 영어예배인 만큼 학부생과 대학원생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중국의 종교는 실정법상 불법이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걸어 잠그고 커튼까지 닫아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 비좁은 가정집이지만 예배를 드리는 100여명의 청년들의 모습은 시종일관 진지했다. 이들 중에는 특별한 종교의식보다는 단순히 영어를 배우기 위해 나오는 친구들도 있었는데, 찬양을 통해 영어를 가르치고 교제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모습에서 중국 기독교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이들이 구사하는 수준급 영어솜씨가 놀라웠는데, 이런 엘리트군단을 통한 복음전파는 중요하다 하겠다.


예배가 끝난 후 이들과 잠깐 대화를 나눴는데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삼일당교회에 다니고 있으며,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가정예배에 참석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공개된 전도집회는 금지돼 있지만, 가족과 주변인들을 중심으로 하는 1대1 형식의 전도가 주를 이루고 있었다.


드디어 셋째날 주일예배를 삼일당교회에서 드리게 됐다. 특별히 저녁 청년 예배를 겨자씨 찬양단이 리드해 드려졌는데, 예배하는 내내 ‘아멘’소리 한번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한 모습의 중국인들이 처음으로 함께 손을 들어 주를 찬양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


삼일당교회는 정부에 속해있는 삼자교회였지만 3명의 목사, 1명의 여전도사, 4명의 장로, 24명의 집사와 성인, 청소년, 어린이, 관현악단, 일반성경, 제작 양육반 등 28개 부서가 갖춰진 대형교회였다. 문화대혁명 이후 최초의 어린이 주일학교를 열었으며, 이제 천이평 담임목사는 공안들조차 존경을 표할정도로 인정받는 교회가 됐다.


삼자교회는 중국이 1949년 공산화된 이후 형성된 교회이다. 삼자교회는 일원화된 중국 공산당의 지도를 실행하기 위한 대중운동의 일환인 삼자혁신운동을 통해 생겨났다. 삼자교회는 삼자애국운동위원회와 중국기독교협회로 구성돼 있다. 삼자애국운동위원회는 1950년 중국 공산당이 설립한 애국종교조직이며 그 기능은 정부에 협력하여 종교정책을 수행하는데 있다. 때문에 우리에게 삼자교회는 하나님을 따르는 교회가 아닌 중국정부를 따르는 교회로 알려져 있다.


주일대예배가 끝난 후 천이평목사와 대화시간을 가졌는데, 우리는 또 다른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우리는 중국 내 가정교회, 지하교회가 성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전적으로 정부의 핍박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나 삼자교회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교인수가 16명 이상이 되어야 하며, 반드시 전도사 이상의 지도가가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교회 스스로 자립기반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교회에서는 목회자가 너무 귀해 목사를 마치 천사 보듯 한다니 전도사 이상의 지도자를 갖추기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더더욱 스스로의 자립기반을 갖춰야 한다니 많은 교회들이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하고 가정교회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제대로 된 교회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 천이평목사가 크고 작게 지원하고 있는 가정교회와 미자립 교회가 이미 4천개나 된다고 한다. 천목사는 이제는 오히려 한인교회가 정부의 시책을 가장 잘 따르고 있을 뿐이라며 삼자교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을 변화시켜 놓았다.


다음날 그 중 몇 개의 농촌교회를 방문하기로 하고 하루를 마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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