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차 이야기(1) 감귤차

서은주 교수의 웰빙과 차(茶) 이야기

2022-08-17     서은주 교수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1762~1836)의 아언각비(雅言覺非)에 의하면 차는 겨울에도 푸른 나무이다. 육우(陸羽)의 《다경(茶經)》에 첫째로 차(茶)라 하며, 둘째로 가(檟)라 하며, 셋째로 설(蔎)이라 하며, 넷째로 명(茗)이라 하며, 다섯째로 천(荈)이라 한다고 하였는데, 본래 이것은 초목의 이름이지 음료의 이름이 아니다(《주례》에는 육음(六飮)과 육청(六淸)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차(茶)라는 글자를 탕(湯), 환(丸), 고(膏)처럼 마시는 따위로 인식하여 한 가지만 달이는 약물은 모두 차라고 말하여, 강차(薑茶), 귤피차(橘皮茶), 모과차(木瓜茶), 상지차(桑枝茶), 송절차(松節茶), 오과차(五果茶)라고 버릇처럼 말하지만, 이는 그릇된 것이라고 하였다. 

이번에는 찻잎이 들어가지 않은 대용차 이야기, 첫 번째로 감귤차에 대해서 알아본다. 감귤은 이제 우리나라의 대표 과일이다. 그 생산량도 사과 다음으로 가장 많다. 인체는 겨울에 더 많은 비타민을 필요로 한다. 귤의 껍질에는 과육보다 4배 가량 더 많은 비타민C와 향기 성분인 정유가 있다. 감귤의 껍질을 진피라 하여 진피차는 구역질이나 현대인의 정신적인 스트레스나 술로 인한 독을 풀어주는데 효능이 있다. 진피차를 마드는 방법은 한 박스의 귤껍질을 한꺼번에 까서 녹찻물을 진하게 우려서 식힌 찻물에 1시간 담가 두었다가 물기 없이 건조기에 넣어서 바짝 말린다.

잘 말린 귤껍질에 녹차를 넣고 끓인 진피 녹차탕은 겨울철 운동 부족으로 속이 더부룩하거나 코로나 감염이 걱정이 되는 목 건강에 효과를 볼 수 있다. 음식을 만들 때에 진피차를 활용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명절이 되어 쌀강정을 만들 때에 진피녹차 가루를 넣어서 만든 명절 과자는 향기와 맛도 특이하고 녹차가 들어 있어서 설탕의 단맛도 감해주어서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설 음식 중 진피차를 활용한 고구마 부침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