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지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 이야기 (204)

2022-06-08     이찬용 목사
부천

지난주 LA은혜한인교회를 개척하신 김광신 목사님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셨습니다.

암을 비롯한 여러 가지 지병이 있으신 몸으로 마지막엔 휠체어에 의지해 코로나 시기에도 갈 수 있는 곳, 필요한 선교지라면 어디든 다니셨구요. 그 노쇠하고 병약한 몸으로 선교 다니시는 게 걱정된 주위 분들이 만류하자, “내가 선교 다니다 하나님의 부름을 받는 것과 병원에 누워 성도들의 병문안 받다 부름을 받는 것 중 어떤 게 더 하나님이 기뻐하시겠어요?” 해서 아무 말도 못하게 만들었다죠~

어떤 사람이 설악산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었답니다. 그 다리가 총길이 75m, 1.5m , 평균높이 10m 정도 된다는데요. 갑자기 바람이 불어 흔들리는 바람에 죽을 것같이 무서웠다나요. 그 순간 신앙생활 한다고 하면서도 그동안 십일조, 선교헌금을 떼어먹은 게 생각났구요.

예수님! 바람 잠잠하게 해 주시면 그동안 떼어먹은 거 다 헌금하겠습니다했대요. 그러자 신기하게 바람이 잦아들었구요. 바람이 조용해지고 편안히 다리를 건너게 됐는데 또 아깝다는 마음이 슬며시 들더라나요. 그래서 다시 기도했다죠.

하나님 아까 작정한 거 취솝니다.”

인색한 마음에 그렇게 기도했더니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바람이 다시 불었구요. 하나님 농담도 못해요?” 했다나요. 웃자고 하는 얘기지만, 지금 내가 처한 현실에서 반응하는 것, 이게 그 사람이 가진 진짜 믿음이라는데요.

LA은혜한인교회 김광신 목사님은 선교가 그분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길은 아파도, 힘들어도, 어려워도, 가야만 하는 길이었구요. 인생 마지막까지 그 모습을 삶으로 보여주시며 주님의 부름을 받으신 겁니다.

김광신 목사님은 은퇴하시며 지금 교회를 건축하셨는데요. 대부분 은퇴 무렵엔 그렇게 크게 일을 벌이지 않는 게 일반적인데, 김광신 목사님은 전혀 예상 밖의 일을 벌이셨습니다. 후임으로 시무하는 한기홍 목사님도 보통 분은 아니시구요.

제가 몇 년 전 그 교회 집회 갔을 때 본 한기홍 목사님도 작은 거인이었습니다. 교회건축으로 빚에 쪼들릴 때 한국에 오신 김광신 목사님이 연천에 선교센타를 지어야 하겠다 하시니 대뜸 그러시죠할 정도로 두 분은 비슷한 거인의 모습을 갖고 있었습니다.

교회 빚이 얼만데, 헌금은 못하실망정 또 일을 벌이시며 어떡하나?’ 하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 목사님 100만원으로 넘어지나, 100억으로 넘어지나 넘어지는 건 똑같은 거 아니예요? 그냥 그렇게 하시라 했더니, 주님이 다 감당할 수 있는 힘을 주셨어요했었거든요.

큰 별이었던 김광신 목사님의 부음을 듣고 멀리서 사모하며, 20대 젊은 시절 그분에게 안수받았던 경험, 은퇴하시며 교회건축을 하셨던 모습, 아픈 몸을 이끌고 전 세계에 다니시며 선교사님들에게 은혜를 나누던 모습, 그분이 시무하시던 교회에서 집회를 했던 모습들이 생각나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발뒤꿈치만큼이라도 닮았으면 하는 마음 가득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