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건강하게, 두 배로 행복하게 살아주세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위한 특별 사진전 개최 기념식서 유가족과 이식인 만나 응원·감사 전해

2022-05-16     이진형 기자

(재)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사장:박진탁)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을 위한 특별사진전 ‘장미하다’를 개최했다.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갤러리라메르에서 열린 이번 사진전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과 생명을 이어받은 이식인들의 일상이 담긴 사진 작품이 전시됐다.

이번 사진전은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이 후원했으며, ‘장미하다’라는 제목에는 ‘장대하고도 아름답다’라는 뜻이 담겼다. 지난 11일 열린 오픈 기념식에는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26명과 간·폐 등의 장기이식인 및 가족 8명, 재능나눔 사진작가 및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지난 2000년 장기기증으로 9명의 생명을 살린 故 강석민 군(당시 17세)의 아버지이자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모임인 ‘도너패밀리’ 회장 강호 씨는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도 흐려지지 않는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으로 생명나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있다”며 “이 사진전에 참여한 모든 가족들이 생명을 나눈 기증인이 더 오랫동안,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기억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고 기념사를 전했다.
 

30대 여성 뇌사 장기기증인으로부터 간을 이식받은 김리원 양(7세)도 이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생후 78일 만에 담도 폐쇄라는 질병을 진단받고, 고통스러운 투병 생활을 이어가던 김 양은 간을 이식받은 후, 건강을 회복해 7세의 씩씩한 어린이로 성장했다.

건강을 회복하게 된 상황을 꾸준히 설명한 부모 덕분에 기증인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는 김 양은 “천사님, 고맙습니다”라고 직접 쓴 메시지가 담긴 스케치북을 들고 사진 촬영에 임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김 양을 비롯한 이식인들은 미리 준비한 빨간 장미를 기증인의 유가족들에게 전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식인의 건강한 삶을 응원하며,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 유가족도 있었다. 지난 2010년 뇌사 장기기증으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故 왕희찬 군(당시 4세)의 동생 왕수현 양은(13세) 오빠와 이식인들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

이날 기념식에서 이식인 김리원 양에게 그림을 선물한 왕 양은 “오빠가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났다는 사실이 늘 자랑스럽다”며 “오빠의 생명이 이식인들의 삶 속에서 힘차게 뛰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두 배로 건강하고, 두 배로 행복하게 살아가기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이사장은 “생명의 꽃을 피운 기증인과 도너패밀리들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진행하는 이번 사진전에 많은 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생명나눔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한 이들의 사랑이 더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각인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특별사진전 ‘장미하다’는 온라인 전시(https://www.gallery360.co.kr/vroom/6Q3yuBiD)로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