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세례 인원 급감… 군선교 이대로 괜찮을까

코로나 이전 대비 70% 감소, ‘종교 무관심’ 증가 영향도 비전 2030 추진… 양육 및 전역 후 거점교회 연결에 주력

2022-04-13     한현구 기자
코로나19

코로나19의 여파로 군부대 내 진중세례 인원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군선교 전략의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기독교군선교연합회(이사장:김삼환 목사)가 지난 7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진중세례를 받은 장병의 수는 19,284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2020년 진중세례 인원인 29,080명보다 9,796명 감소한 수치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더 두드러진다. 코로나 사태 발발 직전인 2019년 진중세례 인원은 122,625. 2021년과는 무려 103,341명의 차이를 보인다.

진중세례 인원 감소의 원인으로는 단연 코로나19 발발이 꼽힌다. 이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세례 인원수가 5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는 것에서도 자명하게 알 수 있는 사실이다. 실제 연무대 육군훈련소 기준 진중세례식 횟수는 코로나 유행이 한창이었던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5, 19회로 원래 계획인 22회를 다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완전히 종식된다해도 이전과 같은 부흥은 기대하기 어렵다. 육군훈련소의 경우 2021년 진중세례식은 19회로 202015회보다 더 많이 열렸지만 세례를 받은 장병의 수는 오히려 13,433명에서 12,172명으로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유행이 진중세례 인원 감소 원인의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에 대해 군선교연합회 사무총장 이정우 목사는 종교에 무관심한 이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세례 인원 감소의 원인 중 하나다. 최근 입대 장병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종교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대답한 장병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종교 인구 조사에서 무종교 인구 비율이 1위를 차지한 것과도 맥락이 일치한다.

군선교연합회도 시대의 변화를 인식하고 전략 수정에 나섰다. 비전 2020이 연간 20만 명의 장병에게 세례를 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작년부터 본격 시작된 비전 2030에서는 군에서 교회에 출석하다 전역하는 장병들을 한국교회로 연결시키는 사역에 주력한다. 동시에 자대 교회에서의 양육 프로그램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군선교연합회는 지역마다 거점교회를 선정하고 지속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한국교회와 군선교연합회의 연합으로 신뢰할만한 거점교회를 추려낸 뒤 전역하는 장병들을 지역별 거점교회로 보낸다는 계획이다. 거점교회 연결은 올해 초부터 시행돼 지난 3월 기준 약 50여 명의 전역 장병들이 거점교회에서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진중세례를 도외시하는 것은 아니다. 군 부대라는 환경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진중세례는 여전히 현장에서 필요하다는 것. 이정우 목사는 진중세례를 두고 이견들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군선교 현장은 사회와는 전혀 환경이 다르다. 관문부대에서 세례를 주고 교회에 대해 소개하지 않으면 18개월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장병들이 교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비전 2030을 추진하는 동시에 진중세례 역시 주요한 사역수단으로 계속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