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적인 목회가 뜬다…성탄 전야부터 바꿔볼까

통합 총회문화법인, ‘성탄 전야 예배’ 시연 현장서 활용 가능한 ‘말씀과 캐럴의 예배’

2021-11-30     손동준 기자
이날

성탄절을 앞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장:류영모 목사) 산하 총회문화법인(사무총장:손은희 목사)이 색다른 성탄 전야 예배를 선보였다. 

지난 25일 경기도 구리시 성은교회에서 진행된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의 예배’는 교회들이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예배 순서와 기도문 등이 마련됐으며, 순서자들을 배치하여 직접 시연했다. 

성탄절 전야에 드리는 말씀과 캐럴(찬가)의 예배는 영국에서 유래하여 영어권 국가에서 흔히 행해지고 있는 예배의 형식이다. 예배 중 일정한 간격으로 성경 구절을 낭독하고 선포하며, 그 말씀에 참석자들이 묵상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시간적 공간을 배치한다. 더불어 9곡의 캐럴 또는 회중 찬송을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예배는 아주 단순하지만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다. 말씀의 내용을 어떻게 정하는가에 따라 ‘대림절 말씀과 캐럴의 예배’ 또는 ‘성탄절 말씀과 캐럴의 예배’로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가정에서도 조용한 찬송과 함께 드릴 수도,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릴 수도 있는 유연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날 예배 시연에서는 핸드벨 연주와 테너의 독창, 대금 연주, 피아노 독주, 율동, 중창 등 다양한 형식의 캐럴을 선보였다. ‘오랫동안 기다리던’, ‘곧 오소서 임마누엘’, ‘오 베들레헴 작은 골’ 등 익숙한 선곡으로 교회를 처음 온 사람이라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자연스럽게 아기 예수 탄생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왔다. 

예배를 기획한 대전신학대학교 김영권 총장은 “오늘 소개하는 예배순서는 완성된 예배 형식이라기보다는 변형할 수 있는 하나의 모범”이라며 “잘 응용하면 성탄예배를 단순한 축하발표회가 아닌 보다 의미 있는 예배로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예배 시연에 이어 총회문화법인이 기획한 ‘크리스마스 재즈앨범’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콘서트가 함께 마련됐다. 해당 앨범은 갈수록 캐럴을 듣기 어려운 시기에, 누구나 편하게 캐럴을 틀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로 제작됐다. 총회문화법인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무료로 감상할 수 있으며, 저작권에 상관없이 어떤 공간에서든 음원을 내려받아 재생할 수 있다.

예장

한편 예배에서는 ‘문화목회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장로회신학대학교 성석환 교수(기독교와문화)는 “하나님은 문화를 통해 이 땅에 당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원하신다”며 “문화라는 공기와 형식을 통해 복음을 드러낼 사명이 교회에 있다. 목회자들이 이 시대에 새롭게 복음을 전할 방법으로 문화목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예배를 회귀할 것인지, 예배의 본질을 회복할 것인지를 택할 결정적 순간에 서 있다”면서 “이 지점에 문화 목회적 관점이 매우 주효하게 작용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의 삶이 예배 가운데 들어와야 하고 예배가 삶 가운데 펼쳐져야 한다. 모든 예배가 어떻게 문화적으로 재구조화되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세미나에서는 ‘코로나19 이후 성도들의 신앙 문화 인식변화 연구’ 조사 결과도 발표됐다. 총회문화법인은 20~70세 예장 통합 교단 교인을 대상으로 ‘초점집단면담’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평신도들이 코로나19 과정에서 신앙 문화에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지, 코로나19 이후 교회의 문화와 목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총회문화법인은 △온라인 예배/모임을 위한 보다 자세하고 섬세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 △청년들을 교회의 의사결정 구조에 참여시킬 것 △사회적 신뢰 회복에 대해 조급해하지 말 것 △한국의 전통적인 문화와 목회의 접점을 찾아 콘텐츠와 플랫폼을 준비할 것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