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

핵그련, 후쿠시마 사고 10주기 맞아 탈핵 연합예배 드려

2021-03-11     한현구 기자

비극적인 후쿠시마 원전 유출 사고가 일어난 지 10년이 지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에 나서며 공약으로 탈핵을 내세웠지만 변화는 아직 요원하다. 이에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7일 탈핵 연합 예배를 드리고 성명서와 신앙선언문을 발표했다.

예배는 하성웅 목사(한국기독청년협의회)의 인도로 신미숙 목사(한국교회여성연합회)가 중보기도 했으며 김기원 목사(예수살기)가 이사야 51~7절을 본문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어 일본에서 사역하고 있는 재일 동포 3세 허백기 목사(교토남부교회)가 현지의 긴박한 상황을 알렸다.

허 목사는 일본에서 태어나 재일 동포 3세로 자란 저는 나름대로 이 나라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동일본 대지진 이후 그 애정은 단번에 환멸로 바뀌었다면서 이 나라는 미래를 짊어질 후손의 건강이나 국토환경의 안전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금 당장의 이익만을 바라보는 소수의 기득권층에 의해 좌지우지 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방사능 확산에 대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주민을 피난시키지도 않았다. ‘후쿠시마의 상황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거짓말하며, 아무도 출입하지 못하게 해야 할 죽음의 땅에 주민들을 귀환시키는 사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참으로 크고도 깊은 죄라며 커다란 국가와 공권력, 기업의 범죄에 대해 끊임없이 회개와 보상과 방향전환을 촉구하는 작고 나약한 무리에게 하나님이 필요한 능력을 더하시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전했다.

한국YWCA연합회 이한빛 청년과 한국YMCA전국연맹 이해솔 청년은 성명서를 대표로 낭독했다. 성명서에서는 핵 사고의 해결을 꿈꾸기엔 10년의 세월은 너무도 짧았다. 우리나라에선 탈원전이 대통령 공약으로 선언됐지만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은 멈추지 않았다면서 머뭇거리고 외면하는 동안 10년이 지나버렸다. 이제라도 참회하고 돌이켜 생명을 향해 걸어가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도 함께 발표됐다. 선언문에서는 핵은 자연을 정복하려는 과학기술공학체제와 대량살생의 군사무기 및 무한성장을 통해 지정학적 패권을 차지하려는 경제체제의 융합으로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위협하는 권력체제라면서 이런 현실 앞에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핵과 기독교 신앙이 양립할 수 없는 것임을 선언한다고 못박았다.

이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졌던 원자폭탄 피해자의 10분의 1은 한국인이었다. 우리는 핵보유국이 아닌 피폭자의 눈으로 이 문제를 바라보려 한다핵무기는 군사용이고 핵 발전은 평화용이라는 거짓 구분에 동의하지 않는다. 핵 발전과 핵무기는 동전의 양면이며 핵은 결코 평화와 양립할 수 없다. 이제 핵에너지 체제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고 거기에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 발전이 지구온난화 극복을 위한 대안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선언문은 우랴늄의 채굴과 가공 및 농축과정에서 엄청난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또 발전소를 쉬지 못하는 특성상 에너지 소비를 과도하게 만들고 이는 곧 지구온난화에 기여한다에너지 탐욕과 소비주의에 기초한 핵문명과 핵 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벗어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언문은 마지막으로 세계 최대의 핵 밀집 지역인 동북아시아에서 생명의 연대가 시급하다고 요청하면서 핵에 대한 탐욕과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신앙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나누며 위로하고 치유하는데 앞장설 것 핵관련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 한국정부가 핵 중심 에너지 정책을 포기하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원자력 홍보기관인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국민의 전기요금 3.7%를 배정하는 것을 반대할 것 각 정당들이 탈핵 정책을 입안하고 채택하도록 적극 운동할 것 탈핵 에너지 전환운동을 앞장서서 전개할 것 핵 없는 세상을 위해 동북아시아 그리스도인 생명연대를 적극 추진할 것 핵 없는 세상을 위한 이웃종교와의 생명연대를 적극 모색할 것 핵 문제에 대한 종교와 과학 간 대화를 제안하고 실행할 것 등의 행동강령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