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한국교회 그리고 신학교육을 생각한다

2021-01-19     이정익 목사

코로나의 여파는 모든 분야에 무한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코로나의 도래는 우리가 선택하고 원한 것은 아니었다. 그냥 이 시대에 주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잘못된 현대인의 무절제한 삶의 태도를 바로 잡으라고 하늘이 준 경고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 코로나는 마침내 모든 직종과 사회에 엄청난 재앙에 가까운 충격을 안겨주었다. 그중에서도 교회에 주어진 메시지는 가장 크게 와 닿는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대면예배를 위하여 더 크고 더 넓게 화려한 교회를 건축하느라 빚을 내서 오로지 열중하였던 한국교회로서는 충격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오늘 코로나는 마침내 이 땅의 교회들로 하여금 완전히 힘을 빼 놓고 말았다. 그 큰 교회당이 텅빈 채 몇 사람 놓고 예배드리는 이 현실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오늘 교회는 이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한국교회에 코로나가 준 메시지는 그것뿐이 아니다. 모든 신학교에 직격탄을 투여하고 말았다. 금년 신학교들은 신입생 모집결과에 일찍이 없던 큰 충격을 맛보아야 했다. 신학교마다 하나같이 정원이 반토막 났고 추가모집으로 겨우 정원을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충격적인 현상이다.

이 현상이 금년뿐일까. 내년에는 더 심할 것이다. 이제 불가불 신학교들도 더 이상 머뭇거리지 말고 구조조정과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신학교들은 안주의 열매를 따 먹었다. 80~90년대 부흥기를 거쳐 오면서 한국교회와 신학교들은 몰려오는 신학생들로 하여금 황금기를 누렸다. 규모를 더 확장하였고 과를 신설하고 신입생 모집에 별다른 고민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 갑자기 신입생이 반토막 나는 충격을 맛보면서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제 코로나 이후 신학교가 가야 할 길을 생각해야 한다.

그동안 신학교들은 신학과 이론을 가르치는데 열중하였다. 목회하는데 신학이 필요하지만 문제는 너무 이론에 치우쳤다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현장에서 절대 필요한 목회와 영성 훈련에는 등한한 것이 사실이다. 그 모습은 군인이 훈련받는 과정에서 군사 이론만 강조하였을 뿐 총 쏘는 실전훈련은 아주 미흡하였다는 말과 같다.

그렇게 교육받고 일선에 배출된 졸업생들은 결국 신학자도 목회자도 아닌 아주 어정쩡한 모습이었다. 오늘같이 교회의 위기가 몰려올 때 과연 그들이 잘 훈련된 군사로 역할을 다할 수 있을지 그동안 한국교회는 염려하여 왔다.

이제 신학교들은 다수를 교육하는 양산체제에서 코로나 이후 시대에 맞는 목회자를 양성하는 맞춤체제로 시급히 전환해야 한다. 그리고 이제는 목회자 수급문제에도 과감한 전환이 요구되고 무엇보다 오늘 현장 목회에 맞는 목회자들을 길러내는 신학교로 전환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코로나 여파로 주어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이제는 더 많은 신자와 더 큰 예배당을 자랑하고 더 많은 졸업생을 길러내는 신학교 시대는 지나갔다는 것이다. 즉 이제는 신자도 준비되지 않고 훈련되지 못한 머릿수를 자랑하던 시대는 지났다는 말이다.

과일 나무에서는 열매들이 많이 열린다. 그 열매들 중 부실한 열매는 일차 태풍에 낙과한다. 그리고 과수원 지기는 그 중에서도 얼마만 남기고 다시 과감하게 낙과시킨다. 그래야 상품성과 풍성한 자질을 가진 열매만을 수확할 수 있다. 앞으로 신학교육은 이 길로 가야 할 때가 되었다. 지금 한국교회와 신학교육은 심각한 자기 변신을 이루어야 할 때를 맞이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