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신앙교육의 현장!

신형섭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 기독교교육

2020-05-12     신형섭 교수

코로나19로 인하여 한국교회는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주일 현장예배는 온라인 예배나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며 드리는 예배로 플랫폼이 바뀌었고, 열심히 모여 배우던 교회의 양육과정과 모임도 멈추었습니다. 이는 교회에 모이기에 힘쓰고 새벽예배부터 금요철야까지 예배를 사모하던 한국교회 회중들에게는 너무나 큰 위기였기에 우리는 모두 하루속히 이 재난이 멈추고 다시 일상의 은혜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혼란과 어려움 중에서 하나님께서 한국교회로 하여금 주목케 하신 신앙 갱신 현장 중의 하나는 바로 가정입니다. 

한국교회가 코로나 19로 위기를 맞이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한국교회는 벌써 십여 년 전부터 다음세대의 위기를 공론화하였고, 수년 전부터는 이제 더 이상 이대로는 소망이 없다고 본질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함을 선언하여 왔습니다. 기독교 연구조사기관인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대표 에드 스테쳐와 톰 라이너가 “변해야 할 고통보다 변하지 않을 때 받게 되는 고통이 더 클 때 우리는 변한다”고 말한 것처럼, 한국교회 다음세대 목회는 이제는 ‘하던대로’ 하는 것을 넘어서 ‘혁신적인’ 갱신이 요청되는 부르심 앞에 서게 되었습니다. 

사실 믿음의 부모가 가정의 신앙교사로 부름받았음을 강조하여 다음세대 신앙 전수의 우선적인 책임이 가정과 부모에게 있음에 대한 강조는 성경말씀은 물론이고, 초대교회 교부들의 문헌으로부터 시작하여, 종교개혁자들의 목회 현장, 청교도인들의 목회지침서, 미국 부흥주의운동, 한국선교초기에 이르기까지 다음세대가 강력하게 세워졌던 현장마다 공통적으로 발견되어지는 선언입니다. 

1919년 평양신학교에서 실천신학을 가르쳤던 곽안련 교수님의 글은 오늘날 가정과 부모의 책임과 역할을 세우는 데 큰 울림이 됩니다. “주일학교는 그 부모의 가르치는 것을 보충하는 것이니, 부모가 그 책임을 내려놓고 그 선생이 다 할 수 없느니라.” 같은 해에 집필하신 ‘목사필휴’라는 책을 통해서도 믿음의 가정에는 가정예배가 정기적으로 세워질 수 있도록 교회가 확인하고 도와주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믿음의 부모님들의 어떻게 하나님의 이러한 부르심앞에 응답할 수 있을까요?

먼저는, 부모는 가정의 신앙 교사임에 대한 정체성을 분명히 함으로, 자신의 역할이 신앙양육의 자리에 ‘보내는 부모’에서 이제는 ‘말씀 전달자,’ ‘제자 양육자’의 자리로 옮겨가야 합니다. 둘째, 부모는 자녀의 학업문제나 직장문제와 같은 이슈 앞에서 늘 예수님을 우선순위로 두는 부모로서의 회심과 삶의 모범이 요청됩니다. 셋째는, 부모는 가정의 일상에서 자녀와 신앙적 대화를 나누며 믿음으로 세상을 보는 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넷째, 부모는 영유아기에서 시작하여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성인기에 이르도록 자녀의 인생주기마다 하나님의 은혜와 언약을 다시금 기억하며 자신의 인생 여정을 신앙 안에서 해석하고 응답하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여정을 가는 동안 교회는 가정의 부모가 자녀를 양육함에 필요한 성서적, 신학적, 교육적 안목과 자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가정은 자녀 신앙양육의 ‘오래된 그러나 새로운’ 신앙현장으로 든든히 세워져 나가게 될 줄 믿습니다.